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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인터뷰 - 영화제작사 '눈' 김예솔 대표, 김민근 감독 인터뷰

우리의 경험을 담은 영화로, 어딘가에 있을 '우리'를 위로하다.

  • 글 ·
  • 작성일2020. 12. 14

 

김예솔 대표, 김민근 감독

인터뷰 정리 박정인 부산영상위원회 영상산업교류팀

 

203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채집해 꾸준히 영화로 담아내고 있는 부산 제작사가 있다. 제작사 ‘눈’의 영화들은 ‘지역 청년’, ‘취업’, ‘연애’, ‘가족’ 등 90년대 생들이 겪어낸 이야기를 그들의 시선에서 풀어내며 또래의 공감을 이끈다. 담담하게 흐르는 서사는 오히려 ‘나만의 고민’으로 치부됐던 일들을 ‘모두가 겪어내고 있는 삶의 과정’으로 치환시켜준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에게 영화를 통해 섬세한 위 를 건네고 싶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극장 매출 감소로부터 시작된 위기가 영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작사 ‘눈’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어쩔 수 없이 받고 있을 것 같다.

김예솔 대표 그렇다. 코로나 때문에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다. 우리 역시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기존에 제작해온 영화의 배급이나 플랫폼 등을 물색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코로나가 터지게 되면서 힘이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장기화된 이후로는 기획 위주로 시스템을 돌려서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 제작사를 설립한 걸로 알고 있다. 부산에 제작사를 설립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김민근 감독 원년 멤버들과는 2015년 처음으로 ‘영화의전당 아카데미’에서 만나 단편영화 몇 작품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아카데미 졸업 후에는 보통 본격적으로 영화 현장을 배우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암묵적인 다음 단계이지만, 나를 포함해서 ‘부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마음과 의지를 가진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게 의기투합하게 됐다. 서로를 묶어둘 수 있는 울타리도 필요하기도 했고(웃음). 사실 영화를 제작할 때 사실 사람이 가장 중요한데,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시작이 수월했다.

 

회사명을 ‘눈’으로 작명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 대표 작명소에서 비싸게 주고 지은 이름이다(웃음). ‘NOON’은 한국말로는 정오라는 뜻이다. 누구에게나 쉽게 닿을 수 있는 따뜻한 정오의 햇살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는 회사의 목표가 잘 녹아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또, 빛이 가장 높이 떠있는 순간이 정오이기도 하고, 제작을 함에 있어서 영화를 보는 신체적인 ‘눈’, 감각적인 ‘눈’이 중요하지 않나. 많은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가 있다면.

김 대표 처음으로 부산영상위원회에 지원했던 <영화의 거리>일 것 같다. 웹드라마로 지원했지만 OSMU(One Source Multi-use: 원본 콘텐츠를 다른 장르에 적용하여 다변적으로 확장하는 개념)로 활용할 생각을 하고 있어서 <영화의 거리>라는 콘텐츠에 가장 애착이 깊다.

 

제작한 영화들이 전하는 메시지나, 분위기 등에서 공통적인 지향점이 있다면.

김 감독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영화마다 다르지만 우리 세대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점들이 각 작품마다 많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 소소한 일상의 소재가 거장의 작품이나 할리우드 영화에서 다뤄지는 만큼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영상위원회 웹드라마 지원작 <영화의 거리> 에 대 해서 이야기해 줄 수 있나.

김 감독 자전적인 이야기도 투영되어 있다. 지방의 청년들은 항상 두 갈래의 골목에서 갈등한다. 서울로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부산에서 계속 자신들의 꿈을 이뤄나갈 것인지. <영화의 거리>는 이런 지점에서 출발한 우리와 밀접하게 맞닿은 이야기이다.

<영화의 거리>에서는 주인공인 선화와 도영은 영화라는 같은 꿈을 꾸던 연인이었다. 많은 다른 지방 청년들이 갈등하는 바로 그 골목에서 각자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서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인 거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별한다.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같은 영화의 로케이션 매니저와 감독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 대표 부산은 영화 제작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도시다. 그래서 부산을 배경으로 영화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관계 설정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고, 개연성을 부여하기 어렵지 않았다.

 

 

배우 한선화, 이완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었다. 캐스팅 비화가 궁금하다.

김 감독 아무래도 부산의 청년들을 연기해야 하는 만큼 사투리가 가능한 배우들을 모시고 싶었다. 캐스팅을 두고 두 분이 같은 작품을 한 적은 없었지만 비주얼적인 케미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저희로서는 가장 베스트의 캐스팅이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어땠나.

김 대표 배우분들 경우에는, 대체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다 보니 기존에 지내온 현장들에 비해 편한 여건이 아니었을 거다. 그럼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해 주셨고, 덕분에 정말 호흡이 좋았다. 스태프 간 호흡은 그간 워낙 많은 작품을 함께해왔던 터라 사실 말할 것도 없다.

 

2019년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링크오브시네아시아(LINK OF CINE-ASIA) 프로그램 중 ‘부산프로젝트피칭:오버더피칭(Over the pitching)’에서 제작 투자 요청을 발표했다. 당시 상황과 기분이 어땠나.

김 대표 피칭을 준비하면서 <영화의 거리>는 이미 프리프로덕션은 진행되고 있었고 본격적인 크랭크인을 앞둔 상황이라 더욱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저희가 피칭을 한다는 것을 알고, 현장에 한선화 배우님도 직접 오셔서 응원해 줬다. 부족했지만 많은 배급사에서 관심을 표현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모든 것이 다 처음이라 얼떨떨했다.

 

현재 <영화의 거리>는 어느 단계에 있나.

김 감독 미디어 환경과 코로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일단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개봉이나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준비 중인 작품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김 감독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제작보다는 기획으로 시스템을 돌려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의 거리>를 정규 드라마 타이즈로 기획 중에 있고, 내년에 장편 영화 시나리오도 준비 중에 있다.

 

 

아무래도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다 보면 다양한 지원책이 있더라도 물리적, 심리적 어려움이 아직 없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떤가.

김 대표 부산은 젊은 영화 인력들을 양성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성되는 인력 대비 그들이 투입될 수 있는 현장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게 부산에서 교육을 받고는 서울로 떠난다. 결과적으로, 현장의 인력 부족 현상은 반복되고, 부산 제작사들은 없는 자본과 인력으로 영화를 제작하다 보면 작품을 최상으로 끌어내기가 아무래도 힘들다. 그렇게 되면 투자사는 투자를 소극적으로 하게 되고, 부산 영화산업의 동력이 중간중간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지역 영화사들이 좋은 환경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 대표 부산 제작사들이 부산에서 다양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부산영화 인력 풀은 자연스럽게 탄탄해질 거고, 영화의 완성도도 크게 높아질 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자본과 지원책으로 중소 제작사들이 부산이라는 지역의 한계를 가지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며 자생하는 것은 어렵다. 결론은 지원 규모가 좀 더 확대되면 좋겠다.(웃음)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OTT 플랫폼의 대두로 영화계도 변화하고 있다. 극장에만 국한됐던 영화 유통 방식이 다양화됐고, 지역 영화사에게는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 대표 부산 제작사들 사이에서 너도나도 공감하고 있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이야기가 있다. ‘그들(대형 제작사들)은 지금 많이 힘들지만 우리는 항상 힘들었다’는 것. 사실 코로나 초창기까지만 해도 필름메이커들에게는 OTT플랫폼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 기화되면서 많은 대형, 메이저 제작사들도 이제는 OTT 플랫폼으로 영화를 유통하고 있다. 꼭 극장으로 개봉만이 답이 아니고 OTT라는 다른 대안도 생긴 점에서 좋은 것 같다. 특히, 제작사 눈이 처음 만들 때 의도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에는 더없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영화제작사 ‘눈’의 목표가 있다면.

김 감독 우리가 제작한 영화가 어디에 있는 누구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닿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우리 세대의 애환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말하는 진짜 우리 시대 이야기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부산 겨울호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겨울에 보기 좋은 영화’가 있다면.

김 대표 김민근 감독의 단편영화 <엄마 풍경 집>(2016). 저희의 눈(NOON) 멤버들의 첫 영화이자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영화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에 흩날리는 눈이 인상적이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서 김민근 감독의 이메일을 통해 공유하도록 하겠다. 함께 코로나를 이겨내자는 뜻에서 선착순은 2020명. (김 감독 alsrms7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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