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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 글 ·
  • 작성일2020. 11. 17

월드컵 열기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전 국민이 생업도 마다하고 텔레비전 앞에 모여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하나가 되어 16강 기원을 외친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하나가 되었던 적이 있었으랴!

이 글을 쓰는 오늘도 미국을 맞아 우리 선수들, 뜨거운 대구에서 정말 열심히도 뛰었는데 아쉽게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 멋진골과 골 세러모니는 많은 국민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글을 쓰는 본인도 축구에 열광하며 우리 선수의 부상에 눈물도 흘리며(이건 좀 민망한 고백이지만) 어쨌든 31살의 6월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내가 써야할 코너 제목이 '브리짓 존스의 영화읽기'라고 한다.

겉으로는 노처녀라는 단어에 무심한 척 애쓰면서 살고 있지만 주위에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아니 솔직히 하루라도 잊고 살기 힘들 정도로 자주 노처녀임을 각인시켜 줄 때마다 대책 없이 먹은 나이에 한숨이 나는데, 이번에는 급기야 맡은 코너 제목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니...아휴~ 한숨 쉰들 어쩌랴... 자타가 공인하는 노처녀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
내친김에 기대(?)에 부응 할겸 많은 노처녀들이 공감하면서 봤다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첫 번째 영화읽기 과제로 삼았다.


서두가 길었지만 그럼 지금부터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한 번 들여다 볼까? 32번째 신년을 맞은 우리의 브리짓 존스. 신년 칠면조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집을 찾은 그녀에게 역시 주변사람들은 한마디씩 던지기 시작한다. '오늘 어느집 아들도 오니 잘 봐라','아직도 애인이 없느냐?' 지겨울만큼 많이 들어본 분들은 이쯤해도 충분히 짐작할테니 이하 생략.

미국이나 이곳이나 결혼 못한 노처녀는 죄인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어쨌든 이곳에서 브리짓은 마크라는 남자를 만나는데... 우리의 그녀, 어찌나 용감한지 술은 곤드레 만드레 처음 만난 남자에게 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늘어놓다가 결국 듣게 되는말... '말많고 술고래에, 골초에, 옷도 아줌마처럼 입는 그런 센스없고 뚱뚱한 여자는 싫어!' 또 한번 가슴에 상처를 입고 돌아선 브리짓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All by myself'를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는데... 같은 종족인 나로서는 충분한 공감을 느낄 수밖에... 살다가 한번씩 겪는 이런 큰 충격은 사람을 변화시키기 마련이다. 브리짓 또한 이 일을 계기로 일기를 쓰기로 작정하고 첫 페이지에 10kg감량과 함께 최고의 남자를 만나 멋진 데이트를 즐기겠다는 신년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바람둥이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멋진 모습의 직장상사 다니엘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순진녀일수록 바람둥이에게 약하다는 속설처럼 브리짓 또한 결국 다니엘의 마수에 빠져들고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굳게 믿어버린다. 보고 있는 나로서는 안타깝지만 어쩌랴... 내가 브리짓이었어도 별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걸... 꿈같은 사랑에 빠져있던 그녀 하지만 가는 곳마다 첫인상이 무지하게 나빴던 마크와 부딪히게 된다. 설상가상 마크는 다니엘의 친구였고 다니엘의 옛 약혼녀를 유혹한 천하의 나쁜놈(이런말 써도 되죠?)임을 알게 되는데...
 

신년 계획처럼 완벽한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믿고 있는 브리짓. 다니엘과 사랑의 여행을 떠나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이쯤 되면 뭔가 일이 생겨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브리짓을 혼자 남겨두고 먼저 돌아간 다니엘의 집을 찾은 그녀 봐서는 안될 것을 보고야 마는데... 다니엘의 욕실에서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나 매력적인 여자가 당당한 얼굴로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예정된 수순이지만 당하는 본인의 마음은 오죽하랴...
 

모든 직장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다니엘에게 보기 좋게 한방 날리고 돌아선 브리짓 방송국 기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사고만 치던 그녀가 인권변호사인 '마크'의 도움으로 특종을 건지게 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마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브리짓의 33번째 생일 큰 마음먹고 찾아온 마크와 함께 친구들을 위해 음식도 만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때 불쑥 들이닥친 다니엘... "잘못했다고... 나에겐 당신밖에 없다"는 헷깔리는 고백을 또 한번 늘어놓는다. 시종일관 변변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던 브리짓이
이번이라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어느 누구도 선택하지 못한 채 두 남자 모두를 보내고 실의에 빠져 다시 망가진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확 뜨이는 소식을 엄마에게서 듣게 되는데... 약혼녀를 유혹한 건 마크가 아니라 다니엘이라는 사실을...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천하의 나쁜놈은 마크가 아니라 다니엘이었던 것이다. 눈길을 돌진해 마크에게 달려간 그녀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고백을 해 보지만 마크는 이미 뉴욕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고 돌아서게 된다.
 

"사는게 다 그렇지... 브리짓 힘내!"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다. 물론 나 스스로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겠지! 역시 믿을 건 친구밖에 없다고 했던가? 브리짓에게도 든든한 친구들이 있었으니... 우울해있는 브리짓을 위해 여행을 계획한 친구들과 막 출발하려고 하는 그때 뉴욕에 있어야 할 마크가 '짜잔~'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두사람의 키스로 끝나야 할 이 순간 또 한번의 반전. 마크가 브리짓의 일기에 쓰여진 자신에 대한 혹독한 비난의 글을 보고 나가 버리고 옷을 갈아입던 브리짓은 영문도 모른 채 보기 민망한 차림으로 마크를 뒤쫓아 대로로 뛰어 나간다. 겨우 겨우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마크의 손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갈 예쁜 새 일기장이 들려있다. 이쯤되면 마크는 노처녀에게 아니 여성들에게 퍼펙트한 남자다! 민망한 그녀의 옷을 코트로 감싸 안으며 나누는 키스로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끝이 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하게 되는 생각... 이건 환상이다! 저럴수는 없지! 그럼~
실제로 르네 젤위거는 무지하게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뚱뚱하게 살을 찌워 등장하고 있는 영화속 브리짓은 예쁜 옷이 절대 어울릴 수 없는 몸매에 술, 담배에 빠져살고, 하는일마다 민망할 정도의 실수와 변변치 않음을 자랑하는데 어떻게 저런 멋진 남자를 만날 수 있단 말인가? 그럼 난? 결국 이런 영화들이 더욱 많은 노처녀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영화는 영화라고? 그래도 여자는 그런 사랑을 꿈꾼다. '눈이 높아 아직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사랑을 하고픈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라는 기사를 봤는데, 노처녀의 입장에서 볼 적에 이 영화는 위와 같은 사람들이 보면 절대 아무 남자랑 사랑이라는 걸 하기 싫어지는 그런 영화다. 어쨌든 브리짓 존스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후에 삶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FILMBUSAN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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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리뷰 무국적성과 로케이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필자는 한때 갈맷길 주파로 주말을 보냈었다. 모험심 강한 멤버들 덕에 흥미로운 샛길이나 장소가 보이면 탈선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갈맷길 9-2 코스를 가다 탈선해 용소골 저수지를 구경했던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영화의 거리>(이하 <거리>)에서 이 장소가 등장하자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지난해 여름 본 지면에서 이상경 평론가가 언급하기도 했던 영화의 무국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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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3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을 들으며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두 예술가의 협업은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프린트하여 그들이 머무르는 장소의 벽만큼 커다랗게, ‘경의’를 담아 붙이는 ART WORK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떠나는 이유, 여행의 시작 디센던트  ‘원래 삶이란 슬프고 웃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뚱가뚱가.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영화다시보기- 불교의 시각에서 본 영화 <달마야 놀자>편 조폭과 불교? 얼핏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이 결합은 조폭영화 장르 특유의 재미를 불교적 코드를 도입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소리도 없이>(2020)를 본다는 건 차가운 농담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인공들에게 계란 판매와(조폭들이 만든) 시체 운반은 동등한 ‘업(業)’이어서, 주어진 데 감사하며 성의를 다하느라 시체의 머리를 북향으로 두고 성경도 읽어주니 동서양이 얼결에 만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태인(유아인 분)을 나무라던 창복(유재명 분)은 도둑이 제 발 저려 어이없이 변고를 당한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한 사건은 <복수는 나의 것>(2002)의 영미(배두나 분)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인물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좋은 유괴’에 가담해버린 참이다. 동종 범죄일 뿐 아니라 상황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주인공이 말을 못(안) 하는 설정이 일치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잔혹하고 비정한 농담은 아니지만, 이는 두 영화가 하드보일드와 블랙코미디라는 다른 지향점을 갖는 데서 비롯되니 어느 것이 더 무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소성리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행복에 관하여 [황금시대] 우선 자기가 행복해지길 원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이 미친 사랑의 뽕짝] 영화 <박쥐 Thirst>를 들으며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뉴스, BFC 뉴스. 2016년 11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비명조차 집어삼킨 악몽의 밤 <맨 인 더 다크>] 어둠의 심연 너머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공포는 곧 베일에 싸인 맹인의 정체에 관한 호기심과 결부되어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픈 도둑들의 심장을 옥죈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심장이 뛰네 포르노적 환상을 통한 성적 주체화와 자유의 여정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영화 < Her >을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잊혀진 꿈의 동굴, 문성훈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소멸되지 않은 꿈의 역사 베르너 헤어조크 作
2008 Spring (통권 25호), 특집기획. 2008년 3월 30일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언'은 배리와 레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의 후반부에선
그들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극적으로 잘 표현 해냈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모노폴리 조만간 기발한 범죄 스릴러 영화가 출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잃어버린 도시 Z> - ‘Z’ 그 좌표 없는 심연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우아한 리듬과 통찰력으로 우리의 가슴을 내려앉게 만든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델마>,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을 담은 <델마>는 차갑고도 뜨거운 영화다.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1월 1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벼랑 끝에 선 인간선언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로에 접어든 허름한 행색의 한 남자가 스프레이를 들고 관공서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를 휘갈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지랄 같네… 사람 인연… [사랑]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장면이 없는 영화,〈사랑〉. 이제는 이 영화를 ‘사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마돈나의 역설: 성장의 다른 물음에 대하여 [천하장사 마돈나] 동구의 이 뒤집기는 단순한 씨름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지독한 편견과 차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필살의 카운터 펀치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 기이한 여행 첫 쇼트와 마지막 쇼트가 서로 꼬리를 물려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장률은 이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귀띔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필름리뷰 먼지와 재, 그리고 다시 집으로 두 가지 의미의 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축복의 집>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느 가정의 붕괴를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가옥에 빗댄 영화다. 공장 노동자이자 야간 식당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주인공 해수(안소요 분)는 새벽녘에야 겨우 집에 들어가 오래된 배관에서 녹물이 섞여 나오는 물로 먼지와 땀자국을 씻어낸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해수의 비바람을 막아줄 가정과 가옥의 부재는 선명하게 포착된다.
뉴스, 웹툰. 2016년 12월 2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른살의 성장영화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8일 이 시대의 ‘존’들을 위하여, <프랭크> 이 영화는 프랭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존의 쓰디쓴 성 장서사이기도 하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