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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Autumn (통권 3호), 리뷰. 2002년 9월 26일

내가 앵글에 담는 부산의 공간

  • 글 ·
  • 작성일2020. 11. 17

영화라는도구로 쏟아내는 잡담.



난 내가 태어나 자란 이곳 부산을 사랑하는지 아직 잘 모른다. 더불어 영화를 사랑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부산영화라 쓰여진 내 영화 기획서의 문구를 볼 때마다 그게 뭘지 고민한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 믿는 내 마음은 쉼 없는 고민의 연속에 있다. 결론 없이 수만 개 생각의 가지를 나누어 가는 것, 부산에 대해서도 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선택의 과정이라고 가르친다. 가끔 서게되는 강단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영화는 자르고 붙이는 행위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자르고 붙이기 이전에 선택하는 것, 영화를 관람하며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서, 영화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담론을 선택하여 가려듣는 것 등 영화는 선택을 필요로 한다. 그럼 난 부산을 선택한 거네!
사랑 역시 선택이 필요한 듯 보인다. 여럿 중의 하나를, 이것보단 저것을, 계속할지 그만둬야 할지, 내 마음이 진실한지 거짓인지 하나를 선택해야 마음이 편하다. 글쎄, 경험으론 그렇진 않지만 일단 그렇게들 믿는다. 뒤집어서, 선택한다면 그 이유는 사랑이다. 최소한 관심이 있으므로 선택한 것이고 일단 대부분 책임을 지고자 한다. 오류의 시작이고 논쟁의 출발이지만 알면서도 그 길을 간다.

잡담-사랑하는 이가 ‘잡담’에 휘말리거나, 또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그에 대한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느끼는 아픔 -롤랑 바르트-
 

난 부산에 대해 영화라는 도구를 가지고 잡담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누군가 내가 다루는 3인칭에 분개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정말 부산을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부산에 지금껏 살아왔지만 아직 부산을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은 물론 있다. 그렇지만 그게 부산 때문일까, 내 마음 때문일까? 부산을 지울 수 있는 흔적처럼 다루고 싶다. 누군가의 사랑에 지친 3인칭, 그/그녀가 아니라 그냥 ‘저스트’ 부산이었으면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처럼????
그래도 부산은 날 유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얼마전 호포 전철역 촬영에서 만난 할아버지들의 반응은 신기했다. “혹시, 그.. 부산을 배경으로만 영화를 찍는다는 김희진 감독?” 야! 할아버지들이 나를 알다니! 서울이나 타 지역의 내 또래 영화인들은 부산 생각하며 내 생각도 한단다. “김희진, 아직도 부산에서 그런 영화 찍고 있다지” 영화가 잡담이 되고, 내가 잡담이 되고, 부산이 잡담이 된다. 3인칭의 느낌, 내 영화가 그랬으면 좋겠다. 나 역시 3인칭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안기며????
 

# 배경은 남고 인물은 지워지는 사진처럼

기억에 남는 여행이란 아주 개인적 추억인 것 같지만 그걸 증명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동일하다. 언제 어디서 찍은 누군가와의 사진, 그 사진에서 인물을 지워버리면 그 공간은 다른 누군가의 추억 속 사진과 차이가 없다. 그래서 인물을 지워버리고 배경만을 보여주고 싶었다.
순수한 공간의 결정체가 존재하리라는 기대를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인물을 지워 가는 방식은 극영화라는 개념에서 적당하지 못하다. 내 영화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불만을 얘기한다. 자신의 존재정체성을 내가 주지 않는단다. 화면에서 자신이 설자리를 내가 자꾸 뺐는다고 한다. 아직 확신이 없어서 이런 질의에 난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한다. 그냥 마음이 배경에 더 갈 뿐이다. 그게 반 서사일 수도 있다.
 

# 내 영화속 공간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이제 난 네 번째 영화를 작업하고 있다. 첫 영화 <습자리>는 용호동의 작은 어촌에서, <범일동 블루스>는 후지게 알려졌지만 여러 가능성을 가진 범일동에서, <산복도로에서 산복도로를 읽다>는 특이하게 도시화된 수정동 언덕길에서 촬영했다. 지금 작업 중인 <학장별곡>은 낯설고 황량한 학장천에서 작업 중이다. 주변, 변두리, 서민 등의 단어가 어울리는 곳들이다. 이런 곳에 마음가는 내가 3류여서인 것 같다.
앞서 얘기한 사진처럼 누구나 다 가본 장소라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추억을 떠올리려 한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낯선 곳을 택한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왠지 낯선 그런 곳들, 그런 곳들은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낯설지만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거짓됨이 잘 어울려서 경험 속에 있지 않고 꾸며내어 만드는 내 영화에 잘 어울린다. 난 그곳을 정말 잘 아는 거주자들의 손가락질을 무릅쓰고 거짓말을 한다. 그래도 작업하다 보면 가끔은 그들 경험 속에 내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아니면 사랑의 잡담으로 영화 후에 남는다.
 

# 부산의 공간은 이상적이지 않다

우리는 절대적인 가치를 꿈꾸는 경향이 있다. 그 추구는 상처를 만들기 십상이다. 부산이 이상적인 환경과 조건을 갖춘 영화의 도시는 분명 아니다. 그리고 만들어지기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부산이 무한한 잠재 가치를 가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건 어느 도시나 지역도 마찬가지다. 뭔가를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이 찾고 구한다. 의지의 문제이고 관심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모습은 결국 찾고 구하는 노력에서 발견된다.
내 영화 속에 공간을 담을 때 난 그 곳의 특징을 재발견 하고자 한다. 말로만 전이될 수 없는 것이 영화이므로 누구나 떠올리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도 일반성은 존재한다. 그 힘은 내가 극복하지 못하는 크기이다. 그래서 나의 노력은 상상의 공간으로 부산을 바꾸는 것이다. 실재에 잠재된 환상을 찾아내는 것이 내가 공간을 마주하고 고민하는 노력이다.
 

# 사랑은 마음을 주기 나름이다

연애란 마음이 남아 있을 때 가능하다. 마음은 변덕이 심해서 굳은 결심으로 믿었던 것도 한순간에 아무런 의미 없는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오히려 사랑이란 착각에 가까워서 그렇게 믿으려는 고집이 더 강하다. 믿을수록 아픔은 더 강해진다. 피하고 싶지만 우린 매일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다.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그걸 사랑이라 믿기도 한다. 가장 가까이 곁에 있는 것에 우린 가장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난 지금 부산의 공간과 연애를 하고 있다. 내 마음은 부산에 가있고, 난 매일 번뇌한다. 언제 등돌릴지 모르는 착각의 순간을 지금 살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만들며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것이 사랑이라 믿으며 나를 애써 추스르지만 난 아직 연애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지켜본다. 내게 공간은 기다려주고 존재하며 자신의 비밀을 조금씩 엿보게 허락하는 것이다.
촬영 현장에서, 그 공간에서 뭔가를 찾고자 허둥대는 내 마음은 공간이 가진 넉넉함에 고개
숙이길 반복한다. 부산은 가장 가까이서 나를 기다려주는 연인인 것이다.
내 사랑의 모험이 계속되길 희망하지만 내 힘이 너무 미약함을 느낀다. 내가 느끼는 부산의
공간을 다른 이와 나누기에 편협한 형태의 사랑으로 내가 대하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난 내 방식으로 사랑하고 절망하고 싶다. <학장별곡> <수영천에 용나다> <월동 누나> <좌천되다>로 이어질 내 사랑의 여로가 계속되어질진 나도 모른다. 나와 내 영화에 대한 잡담이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을 보면 난 내 자신을 사랑하나 보다. 부산의 공간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들으며 느끼는 아쉬움으로 내가 아직 부산을 아낀다는 걸 느끼듯이...

 

김희진

1969년 부산 출생.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동대학원 영화 전공 및 경성대 영화학과 출강.
1993년 부산 씨네마떼끄 1/24 창단 및 대표 역임
1998년 16mm 단편 <습자리> 연출
2000년 부산독립영화인협회 사무국장
2000년 16mm중편 <범일동 블루스> 연출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공식 초청
2001년 DB단편 <산복도로에서 산복도로를 읽다> 연출
2002년 현재 장편 <학장별곡> 제작중

FILMBUSAN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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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어딘가에 나를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생각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러나 아무나의 길 <판타스틱 우먼> 눈에 강력하게 끼인 이항대립적인 백태가 사라지고 ‘아무나’와 분별없이 어울리는 그런 자리를 희구하는 일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세계에 대한 감응 : <문라이트>를 보고 <할렐루야>를 떠올리다

<문라이트Moonlight>(2016)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다른 영화로 생각이 옮아갔다. 킹 비더의 <할렐루야Hallelujah>(1929)가 그것이다.  두 영화 사이의 영향 관계를 밝히거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식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문라이트>와 <할렐루야>가 영화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도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두 영화의 차이는 명확하다.

필름리뷰 먼지와 재, 그리고 다시 집으로 두 가지 의미의 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축복의 집>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느 가정의 붕괴를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가옥에 빗댄 영화다. 공장 노동자이자 야간 식당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주인공 해수(안소요 분)는 새벽녘에야 겨우 집에 들어가 오래된 배관에서 녹물이 섞여 나오는 물로 먼지와 땀자국을 씻어낸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해수의 비바람을 막아줄 가정과 가옥의 부재는 선명하게 포착된다.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필름리뷰 여전히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남자가 낙동강 생태공원의 강변으로 걸어 들어온다. 울긋불긋 핀 단풍과 우거진 갈대, 그리고 남자의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보아 가을의 한 중간 같다. 그는 들고 있는 수첩 속 빼곡한 메모와 공원의 여기저기를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지만 별다른 수확도 없고 찾는 대상은 오리무중인 듯, 아득함과 막막함이 배인 눈빛으로, 하지만 무기력보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어디 있노, 니….”라고 나직이 말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필름리뷰 무국적성과 로케이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필자는 한때 갈맷길 주파로 주말을 보냈었다. 모험심 강한 멤버들 덕에 흥미로운 샛길이나 장소가 보이면 탈선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갈맷길 9-2 코스를 가다 탈선해 용소골 저수지를 구경했던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영화의 거리>(이하 <거리>)에서 이 장소가 등장하자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지난해 여름 본 지면에서 이상경 평론가가 언급하기도 했던 영화의 무국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괴물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주의적(코스모폴리탄)인 시선이 바로〈괴물〉에도 있었던 것이라 자부한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필름리뷰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부산과 이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두 번의 죽음과 사랑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장해준(박해일 분)의 아내 정안(이정현 분)이 있는 도시이면서 해준이 부산을 떠나 정착한 도시 이포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무진을 떠오르게 하는 안개의 도시로, 마치 무진이 그러한 것처럼 전국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것을 결합해 탄생한 가상의 도시다. 예를 들어 서래(탕웨이 분)가 해준과 재회하는 수산시장은 마산에서, 두 번째 남편 임호신(박용우 분)과 함께 지내던 초호화 펜션은 남해에서 촬영되었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희망은 어디에…[희망의 나라] 후쿠시마의 비극을 넘어서자는 감독의 의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것이 자칫 잘못해서 ‘위대한 야먀토 민족’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 우리는 유럽이 이루어놓은 문명 에 대한 고다르의 어떤 냉소적 태도(종말론적 사유)를 어슴푸레 가늠 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차라리 시가 되자 박배일의 <사상>(2021)은 통 매끄럽지가 않다. 무시로 흔들리는 카메라,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필터 씌운 합성 이미지 등으로 여기저기가 생채기다. 온통 찢긴 흔적들로 처연한 모습이다. 간간이 들리는 괴기스런 음향도 상처 입은 자리에서 나는 신음 소리 같다. 마치 거론되는 현실 곧 자본과 공권력으로 파괴된 ‘사상(구)’ 공동체 마냥 모든 것이 중심 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폐허의 형상, 다만 분산되고 흩어진 이미지 조각들만 서로를 간신히 붙들고 있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소성리>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영화다시보기- 불교의 시각에서 본 영화 <달마야 놀자>편 조폭과 불교? 얼핏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이 결합은 조폭영화 장르 특유의 재미를 불교적 코드를 도입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진짜 악은 누구인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델마>,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을 담은 <델마>는 차갑고도 뜨거운 영화다.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18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도시의 마지막 구원자] 그 복잡한 지옥도 속에서 색소폰은 여전히 귓가를 헤맨다. 이 밤을 서성이는 고독한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낮은 음성으로.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필름리뷰 흐릿하고 지워진 모든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다. 심지어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겐 환희와 사랑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비극과 잔혹의 장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가 부글거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현장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인도]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서 줄다리기 하는 자의 감정적인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는 아예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소파에 앉은 아이들 [헬리] 법 앞에서 그것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보통의 인간처럼 나는 법관을 지키는 문지기의 등을 여전히 응시할 수 없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2008년 9월 25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목부터가 두 주인공의 만만치 않은 대결구도를 가늠케 한다.
필름리뷰 7080밴드 ‘우담바라’의 현재 부산이 가장 부산답게 담긴 영화를 찾기는 어렵다. 대체로 공간보다 배우의 화려한 존재감이 먼저 인식되거나, 어색한 사투리에 훈수 두기 바빠지는 탓이다.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악사들>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부산에서 7080음악을 하는 중년 밴드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산시민이라면 익숙한 건물과 거리가 즐비하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클로즈업,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 <잔다르크의 수난> 
뉴스, 웹툰. 2016년 7월 12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