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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 글 ·
  • 작성일2020. 11. 18


감독 :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주연 : 귀네스 팰트로,잭 블랙
장르 : 코미디
등급 : 15세 이상
상영시간 : 114분
제작년도 : 2001
개봉일 : 2002년 02월 22일
 

뚱녀가 미녀로 보이는 마법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는 늘씬한 미녀 기네스팰트로와 130kg가 넘는 ‘뚱녀’ 기네스펠트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물론 육중한 몸매의 여성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울리 없는 헐리우드 상업 영화답게, 펠트로는 영화의 90%쯤은 미녀로 등장하고, 특수 분장의 도움으로 엄청나게 거대해진 ‘뚱녀’로는 10여분간 나온다.


어느 날부터 체중계에 올라가기가 두렵다. 그래서 먹는 것을 앞에 두고 심한 내적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스스로에 대한 위로 차원일지 모르지만 나는 항상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을 해 봤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스트레스 받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건만 여기에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까지 더해져 식욕에 대한 행복감마저 박탈당하고 살아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서글프지 아니한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너무 늘씬하여 나를 주눅들게 하는 이가 별로 없건만, 길거리만 나가보면 속된말로 쭉쭉 빵빵한 이들이 어찌나 많은 것인지...
그나마 겨울은 두꺼운 코트에 오리털 파카에 그 살들을 감출 수 있으니 다이어트족들에겐 다소 안심이 되는 계절이긴 하다.
그리고 따듯한 방안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저녁을 조금은 배불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닌가?!!!
 

겨울이라는 지원군에 늘어나는 살들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나는 올 초 방송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를 비디오 샵에서 선택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미 마이 셀프 앤 아이린> 등을 통해서 '몸'을 영화의 화두로 삼아온 패럴리 형제.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조금 더 안전하고 달콤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었다.

병으로 정신이 조금 혼미해진 주인공 할의 아버지. 아직도 어린 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기신 말씀이 "쭉쭉빵빵한 절세미녀에다 영계를 만나야 한다" 순진하고 어린 할은 아버지의 유언인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굳게 하는데... 그때부터 작고 뚱뚱하고 못생긴 할은 '쭉쭉빵빵한 절세미녀'들에 집착을 하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할의 집착에 부응해주는 여성들은 전혀 없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한 심리 상담가 로빈스와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된 할, 병적으로 외모에 집착하는 할에게 로빈스는 상담을 해주게 되는데... 상담을 받고 난 후부터 할의 인생은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된다. 그동안 본 척도 않던 아름다운 그녀들이 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평생에 소원이던 쭉쭉빵빵 절세미녀인 로즈마리를 만나게 된다. 할은 자신에게 온 이 행운을 맘껏 누리며 로즈마리와 데이트를 시작하는데... 금상첨화로 이렇게 아름다운 그녀의 아버지가 할이 다니는 직장의 사장이니 그간 승진에서 밀려나며 힘들어했던 직장생활에서도 탄탄대로가 펼쳐지게 된다.

하지만 이게 왠 일?
깃털 같은 그녀가 앉은 의자는 강철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없이 내려앉고, 3000cc쯤 되어 보이는 음료수는 그녀의 한 모금에 바닥을 드러내며, 다이빙 한번에 일으킨 물보라로 수영장에서 놀던 꼬마가 튕겨져 나무위에 올라가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그녀가 벗어 던진 속옷은 할에게 오는 사이 10배는 넘게 커져서 낙하산을 방불케 하는 사이즈로 변신을 하는데...
하지만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 내뱉는 할의 대사는 '이 아름다운 요술공주!' 정말 할에게 요술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고 반대로 내면이 볼품이 없는 사람은 외모 또한 더없이 흉한 모습으로 보이는 할. 할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며 사랑하게된 로즈마리의 실체는 발목이 구분되지 않는 코끼리 다리를 가진 말 그대로 집채만한 덩치의 여자. 위에 열거한 일련의 사건들은 할만 이해하지 못하는 냉정한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어떻게 벌어진 것일까? 이 물음의 열쇠는 할의 친구 윌슨이 밝혀내게 된다.
외모지상주의자였던 할이 산만한 덩치의 로즈마리를 사랑하는 모습을 본 윌슨은 상담가 로빈스를 찾아가게 되고 그가 할에게 최면요법을 걸어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보게 되는 주문을 걸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내 친구 돌리도!'를 외치며 로빈스와 언쟁을 거듭한 윌슨, 드디어 할의 주문을 풀 결정적인 해법을 찾게 되는데...
 

할에게 전화를 걸어 하는 말이 '껄떡쇠 할 돌아오라!'
이 말 한마디에 할에게 걸린 요술은 풀어지고 모든 사람이 일반인과 다름없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눈앞의 로즈마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 좀 전까지 함께 식사하던 로즈마리를 알아보지 못하고 할은 돌아서고 친구를 만나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얘기를 듣게 된다. 그렇지만 할은 주문에 걸려있던 그동안이 행복했음을 깨닫고 다시 주문을 걸기 위해 상담가 로빈스를 만나려고 하는데... 그러는 동안 시간은 흐르고 본의 아니게 로즈마리를 피하게 된 할, 결국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헤어질 위기에까지 이르게된다.
하지만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인 것을...
로즈 마리가 떠나게 된 것을 알게된 할은 현실을 직시하기로 하고 로즈 마리의 송별파티에서 그녀를 만나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상처를 받은 로즈마리는 그의 사랑을 거부할 것인가?
아니지! 당연히 이들의 사랑은 해피엔딩~

영화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여성외모 지상주의를 벗어나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다고 과연 그런 마음이 사라질까?
더군다나 영화 속 남자주인공인 할의 외모가 그리 출중하지 않으므로 많은 여성들에게 위로를 주기에는 어딘가 미흡한 구석이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본능은 여성이나 남성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어쨌든 이 영화 때문에 오늘 저녁 한끼 쯤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딘가에 나를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생각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FILMBUSAN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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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소공녀>, 행복하냐고 묻지 마라 이 여행의 시작을 미소가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하지 마라.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2월 1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래 위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 <로스트 인 더스트>]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픈 아버지들의 바람은 그들의 땅에 스민 탐욕과 살육의 역사마저 자식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끊이지 않는 폭력의 연대기를 이루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뉴스, 웹툰. 2016년 7월 2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이 아이는 죽어야 했다 김백준의 [작별들] 이 아이의 성장이 이토록 가혹한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아마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녀의 삶은 계속된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그때 그 사람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행위가 비겁자를 만든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피에타 ”걸작이 아니다. 시작이다.” 김기덕의 2번째 데뷔작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기쁨 권하는 사회 [인사이드 아웃] ‘기쁨’과 ‘슬픔’이 함께 포옹하는 장면, 우리 안의 페르소나와 쉐도우가 대면하는 장면일 것이다.
2008 Summer (통권 26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7월 29일 OST에 빠지다, 영화 [그녀에게] Hable Con Ella, Talk To Her “사랑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일즈맨>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고 되묻고 있을 뿐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침묵의 사냥 [더 헌트] 영화 <더 헌트>는 이 순환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세계를 향해 묵직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칼럼, 정한석의 영화공원. 2018년 9월 21일 [정한석의 영화공원] 그럼 무엇이 있었나 _ <너는 여기에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6년째 참가 중인 학수(박정민 분).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전진하는 래퍼 학수의 길은 녹록지 않다.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필름리뷰 7080밴드 ‘우담바라’의 현재 부산이 가장 부산답게 담긴 영화를 찾기는 어렵다. 대체로 공간보다 배우의 화려한 존재감이 먼저 인식되거나, 어색한 사투리에 훈수 두기 바빠지는 탓이다.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악사들>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부산에서 7080음악을 하는 중년 밴드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산시민이라면 익숙한 건물과 거리가 즐비하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여선생 VS 여제자 초등학교 시설 친구들에게 전화기를 돌려보게끔 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모든 것을 잃고 내려갈 때 비로소 보이는 행복 <싱글라이더>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리고 이러한 행복은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꾸리고 나면 그 안에서 숙명처럼 각인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당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만큼 절실하고 순수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간절함조차 온전히 행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어긋나기 일쑤인 것이 인간의 나약한 운명이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행복에 집착하고 행복을 갈구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필름리뷰 혼성의 공간 윤종빈의 근작 <수리남>(2022)을 다 본 뒤, 영화가 주는 만족도와 별개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투명해도 되나?’ 영화에서 등장한 일련의 범죄 현장이 실제 수리남보다 얼마나 과장되었는지의 논란을 차치해 두고서라도 <수리남>은 그 드라마투르기(Dramaturgie)의 복잡성과 별개로 티 없이 맑은 느낌을 준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8일 이 시대의 ‘존’들을 위하여, <프랭크> 이 영화는 프랭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존의 쓰디쓴 성 장서사이기도 하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사랑, 경계를 넘어설 용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우리는 그 고민의 흔적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소리도 없이>(2020)를 본다는 건 차가운 농담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인공들에게 계란 판매와(조폭들이 만든) 시체 운반은 동등한 ‘업(業)’이어서, 주어진 데 감사하며 성의를 다하느라 시체의 머리를 북향으로 두고 성경도 읽어주니 동서양이 얼결에 만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태인(유아인 분)을 나무라던 창복(유재명 분)은 도둑이 제 발 저려 어이없이 변고를 당한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한 사건은 <복수는 나의 것>(2002)의 영미(배두나 분)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인물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좋은 유괴’에 가담해버린 참이다. 동종 범죄일 뿐 아니라 상황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주인공이 말을 못(안) 하는 설정이 일치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잔혹하고 비정한 농담은 아니지만, 이는 두 영화가 하드보일드와 블랙코미디라는 다른 지향점을 갖는 데서 비롯되니 어느 것이 더 무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희망은 어디에…[희망의 나라] 후쿠시마의 비극을 넘어서자는 감독의 의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것이 자칫 잘못해서 ‘위대한 야먀토 민족’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천재에서 거장으로 [퍼시픽 림] 지금은 우리 모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새로운 세계를 그저 맘 편히 즐겼으면 한다. 어둡고 음울했던 시절의 괴이한 섬세함 대신,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상상력을 펼치는 사내의 세계를 말이다.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살인의 추억 저열하고 폭력적인 80년대를 추억하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