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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너는 내운명

  • 글 ·
  • 작성일2020. 11. 23


석중(황정민)은 결혼에 매달 리는 시골의 노총각이다. 하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로맨 티스트이다. 자신의 삶에 진지하고 열심인 그의 이 ‘진정성’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운명의 상대자,은하(전도연)를 만나고서 자신의 열과 성의를 다해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다방
 

아가씨이고,복잡한 과거를 가지고 있고,에이즈 보균자라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사랑에 목매는 착하디 착한 캐릭터는 진부하지만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의 얼굴이 너무나 진지하고 빛이 나서,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동감이 들게 했다.
 

배우의 연기의 진정성이 관객에게 전달 되는건 바로 이 순간일테다.〈외출〉 에서 남자주인공 인수가 절망적인 감정의 끝자락을 연기하지만,잘 정돈된 헤어 스타일과 배의 뛰어난 근육이 그만 그의 감정에 이입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석중은 그와 반대다. 실제로 몸무게를 늘려 시골 노총각을 연기한 황정민의 연기는 영화에 그대로 녹아든다. 거칠고 검은 피부,흰색 면팬티의 리얼함뿐만이 아니다. 여수에서 눈물을 흘리며 은하를 애타게 찾는 석중의 연기는 그의 발이 잠긴 바닷물처럼 관객들의 마음 역시 마구 적셔 주었다. 석중뿐만 아니라 여주인공 은하 역시 캐릭터의 소화가 뛰어 났다. 영화적인 연기의 자연스러움은 과잉되는 감성이 아니라 현실의 리얼리티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아들을 위해 악역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석중모(나문희) 역시 감옥에 있는 은하에게 “아프냐?”고 먼저 물어보는 장면은 매몰차게 며느리에게 모진 말을 하는 시어머니의 캐릭터보다 훨씬 현실감있고 감동을 주는 장면 이었다.
 

은하가 에이즈 보균자 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석중의 시골동네는 검사를 위해 일대 소란이 일어난다. 에이즈라는 병에 대한 무지와 인간 군상의 냉혹한 현실이 시골동네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그 씁쓸한 클라이막스 속에서 석중모와 석중의 대화는 멀리서 보여지고 이 역시 감동을 준다. 클라이막스에 다다를 즈음 눈물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타의 멜로영화와 달리 감독은 멜로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영화적 완성도를 위해 영화를 깔끔하게 재단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눈물을 위한 쓸데없는 군더더기보다,석중의 사랑의 꾸준한 여정에 중심을 둔 것이다. 결국 통속적인 멜로의 전형 속에서 감동을 끌어낸 것은 극적인 드라마나 운명의 장난 속에서 눈물을 계속 흘리는 것이 아니라,또는 에이즈라는 사회적 소재를 어렵사리 혹은 무겁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사랑의 정의에 대해 열정과 순수로서 진지하게 다가간 영화의 ‘진정성’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농장의 벚꽃 길과 신혼의 달콤한 목욕 장면들은 마치 환타지에 가까울 만큼 아름답다. 사랑은 어찌 보면 환타지처럼 비현실적이다. 그 비현실을 현실속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석중은 자신의 인생을 건다. 그 순수함의 동화가 현실의 관객과
 

피부,흰색 면팬티의 리얼함뿐만이 아니다. 여수에서 눈물을 흘리며 은하를 애타게 찾는 석중의 연기는 그의 발이 잠긴 바닷물처럼 관객들의 □[음 역시 마구 적셔 주었다. 석중뿐만 아니라 여주인공 은하 역시 캐릭터의 소화가 뛰어 났다. 영화적인 연기의 자연스러움은 과잉되는 감성이 아니라 현실의 리얼리티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아들을 위해 악역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석중모(나문희) 역시 감옥에 있는 은하에게 “아프냐?”고 먼저 물어보는 장면은 매몰차게 며느리에게 모진 말을 하는 시어머니의 캐릭터보다 훨씬 현실감
 

교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영화의 제일 큰 재미를 이 영화는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이지연  bulma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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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조폭의 시장, 무용한 비평 <조폭 마누라2>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OST & 맛집. 2009년 3월 19일 거장의, 거장을 위한, 거장에 의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 _Music by Clint Eastwood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을 들으며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러나 아무나의 길 <판타스틱 우먼> 눈에 강력하게 끼인 이항대립적인 백태가 사라지고 ‘아무나’와 분별없이 어울리는 그런 자리를 희구하는 일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8일 전쟁을 사유하는 영화, <군함도>와 <프란츠> 전쟁영화가 충무로의 대세처럼 보인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친일의 제도, 제도의 친일 [집 없는 천사] 자본의 영세함과 기술 부족, 그리고 검열이라는 제도의 문제와 오래도록 싸우던 조선의 영화인들은 그럼에도 영화제작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곡성> 거대한 파도가 한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삼켜버린다. 극 중 무당인 일광(황정민 분)은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살인의 추억 저열하고 폭력적인 80년대를 추억하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행복에 관하여 [황금시대] 우선 자기가 행복해지길 원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그때 그 사람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행위가 비겁자를 만든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뉴스, 웹툰. 2016년 6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3 컨저링2 복면작가의 Movie Think #3 컨저링2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세계에 대한 감응 : <문라이트>를 보고 <할렐루야>를 떠올리다

<문라이트Moonlight>(2016)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다른 영화로 생각이 옮아갔다. 킹 비더의 <할렐루야Hallelujah>(1929)가 그것이다.  두 영화 사이의 영향 관계를 밝히거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식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문라이트>와 <할렐루야>가 영화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도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두 영화의 차이는 명확하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세상 가장 소중한 사랑을 담은 [마지막 선물] 가족의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를 하여도 부족함이 없건만, 알고 있어도 잘 실천되지 않은 것이 현대 우리들의 모습이다. 잃고난 후 후회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자각하게 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2월 1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래 위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 <로스트 인 더스트>]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픈 아버지들의 바람은 그들의 땅에 스민 탐욕과 살육의 역사마저 자식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끊이지 않는 폭력의 연대기를 이루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희망은 어디에…[희망의 나라] 후쿠시마의 비극을 넘어서자는 감독의 의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것이 자칫 잘못해서 ‘위대한 야먀토 민족’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1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_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