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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괴물

  • 글 ·
  • 작성일2020. 11. 25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라피 중 아마도 가장 많은 관객수를 동원한 영화로 기록될 괴물이 개봉되었다 한국 영화에서 그동안 보아온 어설픈 괴수 캐릭터와는 확연히 구분지어지는 실사 생물체다운 것이어서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중견 관객들까지 모두 소화 흡수시켜 버렸다.
 

한 강의 돌연변이 생물체인 이 괴물 하나만으로 이 영화를 보기는 힘들다.
 

영화 킹콩에서 대낮 도심의 한 복판을 휘젖고 다니는 킹콩의 종횡무진 모험담 만이 넓디 넓은 스크린을 포획해 버린다면 그 누가 괴수 영화를 보러 극장을 가겠는가? 극장 보다는 서커스를 앉아 구경하는 것이 더 실감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하〈괴물>은 괴물 영화 이상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대단한 아우라 중 하나가 바로 집안의 가장 박희봉을 필두로 한 강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마이너리티 가족 구성원의 눈물겨운 활약이다. 감독이 영화를 향하는 시선은 이미 괴물이 아니라 괴물과 맞서 싸우는 나약한 정부군도 아닌 소시민 박희봉 가족이다. 특히 박희봉 가족의 구성원들의 캐릭터들은 2006년을 살아가고 있는 바로 특별할 것 없는 우리들의 찌들린 군상 그 자체이다. 그렇기에 바보 스러면서 느슨하고 천하태평 스타일의 박강두에게 연민을 가지게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학은 나왔지만 대학시절 학생 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취직이 되지 않는 이 집안 유일한 인텔리 출신 남일(박해일)은 여느 동네 난봉꾼과 다름 없다. 양궁 선수이면서도 운동 선수답지 않게 주눅들어 있고 한발 느린 막내 딸 남주(배두나). 마지막으로 배운 것 없지만 가장 다운 가장 변희봉의 캐릭터만으로도 이 영화를 지탱하고 있는 중심 인물들의 구조자체가 아이러니컬하게도 괴물과 대항해 싸우게 되는 설정은 커다란 모순일지도 모른다.
 

영화〈괴물〉에서 한국정부의 모습은 나약하기 그지없고 조롱거리며 미국의 하수인으로 보여 진다. 그럼에도 심각한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는 감독의 또 하나의 시선 -한국 정부와 미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소 약하다 싶을 정도로 우회적으로 넘어간다. 관객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대충 모른 척 하는 거다. 지금 당장 위기에 봉착했을지언정 나 스스로의 문제는 아니므로,시민 단체가 아니면 그 누가 나가 싸워줄 것인가? 사실 영화 후반부에 시민 단체가 나오는 씬이 있다. 이 질문에 엉뚱하게도 대답해 주고 있는 것이다. 감독 그 자신조차 좀 더 민감하게 건드릴 수 있는 문제임에도 그의 시선은 사회적 쟁점을 터트리기보다 영화 속에서 조롱거리 삼으며 넘어 가려 한 것인지도 모른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지도 모른다며 박강두를 상대로 무분별한 인체 실험을 자행하는 알 수 없는 권력 앞에 박강두는 그들에게 가장 다루기 쉬운 상대지만 영화 속 강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항한다. ‘바이러스가 없데. 노 바이러스” 자신의 몸속에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인들 대화에서 캐치해낸 발군의 영어 실력은 폭소를 터트리게 하지만 왠지 씁쓸하다. 또 하나의 시선인 이중성 이라는 잣대다. 이 요소는 영화〈괴물〉에서 가장 중요한 내러티브 일 것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괴물〉의 마지막 시선은 바로 관객이 보내는 이 영화에 대한 애정과 감독이 지향하는 코스모폴리탄적인 사고방식에 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형성하였으며, 괴물 앞에 나타난 박희봉네 가족들은 작은 일에 즐거움을 느끼며 마구 뒹굴며 분노를 표현할 줄 아는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가족들이었다. 영화 속에 존재하는 디제시스가 마치 실제 사건인 것처럼 과장되어 보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는 시각은 흥미롭게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이 영화〈괴물〉을 본 사람들의 평가는 대부분이 흡사하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마치 우리가〈캐리비안의 해적〉을 보고 나서 이 영화의 반 판타지적 시대적 배경이니 괴상하게 생긴 문어 괴물이 등장해도 전혀 이해 못할 이상한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듯이, 도리어 죠니 뎁의 인간적이며 유머스러운 캐릭터에 모두가 공감을 했듯이.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주의적(코스모폴리탄)인 시선이 바로〈괴물〉에도 있었던 것이라 자부한다.
 

김은민 cinekino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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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영화 [두 개의 문] 2 Doors, 2011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영화를 넘어선 영화<시> 영화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를 초월한 세상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점이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70여년만에 전국 개봉한 부산영화<오.구>를 응원해야할 7가지 이유 나는 진정으로, 부산에서 영화를 공부한 사람들이 서울이 아닌 부산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고 그 영화가 전국 개봉을 당당히 해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첫걸음을 떼고 있는 영화 <오구>가 이렇게 잊혀져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1월 1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들으며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탯줄 없는 아버지들의 세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슈퍼맨의 이야기를 써야 할 때이다.
2007 Summer (통권 2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6월 1일 이런 사랑도 있다 밀양 영화가 끝나고 나서 문득 느낀 사실이지만,시작 무렵에 신애를 비추던 햇살보다 마지막에 비추던 햇살이 더욱 부드럽고 눈부시게 느껴진 건 왜일까?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칼럼, 정한석의 영화공원. 2018년 9월 21일 [정한석의 영화공원] 그럼 무엇이 있었나 _ <너는 여기에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두 예술가의 협업은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프린트하여 그들이 머무르는 장소의 벽만큼 커다랗게, ‘경의’를 담아 붙이는 ART WORK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2009년 3월 19일 봄날의 나른한 단상 요 며칠사이 봄비가 제법 때맞춰 수분공급을 잘하고 있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사상 최악의 협상극 세븐데이즈 영화 <세븐 데이즈>를 필두로 한국 스릴러 영화가 많이 제작되어 한국영화장르의 주류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이 스릴러 매니아의 한 명으로써 손꼽아 기다려진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19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리고 세상은 이토록 고독하다] 영화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을 들으며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브리짓존스의 영화읽기. 2015년 4월 23일 이웃집 토토로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때면 토토로가 살고 있는 숲속으로 한번 빠져보심이...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러나 아무나의 길 <판타스틱 우먼> 눈에 강력하게 끼인 이항대립적인 백태가 사라지고 ‘아무나’와 분별없이 어울리는 그런 자리를 희구하는 일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겨울을 나는 방법 <러브레터> 영화를 본 이후 나의 쓸쓸하던 마음 역시 구원되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태풍 장동건, 이정재의 만남만으로도 영화 관객들은 새로운 한국형 블럭버스터와의 만남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막상 개봉관에서 만난 <태풍>은 과연“태풍”인지 의문에 빠지게 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죽은 시간을 목격한다는 것 [경주] <경주>는 기이한 영화이다.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다. 느리고 단조로운 화면 안에서 신뢰와 불신을 오가는 놀이 같기도 하다.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연애의 목적 여자는 희망한다. 둘의 새 출발을.. 남자는 알았다. 자신이 제비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에게 반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레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레토>는 가끔 소름 끼치게 정교한 영화 형식을 경유해 음악의 속성에 닿아 가는 용감한 영화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사라지고 싶다’와 ‘죽이고 싶다’, 청춘의 막막함 앞에서 <버닝>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감독 이창동의 8년만의 신작 <버닝>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을 날들을 위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하잘 것 없음, 그러나 판타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