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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2009년 3월 19일

봄날의 나른한 단상

  • 글 ·
  • 작성일2020. 12. 02


요 며칠사이 봄비가 제법 때맞춰 수분공급을 잘하고 있다. 삼사월엔 극심한 황사로 인해 꽃다운 18세를 넘긴 아낙들은 ‘고화질’ 관리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하물며 소위, 한 물 살짝 간(?) 나이인 내 입장에 만개한 벚꽃인들 예전같이 좋기만 하랴. 한때는 흩날리는 꽃잎 세례에 왈츠라도 출 만큼 봄을 기다려 왔건만, 중력의 힘에 견딜 장사 없단 걸 내 일찍이 깨달았으니 어설픈 희망일랑 핸드폰 폴더를 닫듯 아주 깔끔하게 접어 버렸다. “신이시여, 수분부족으로 건조한 이 대지위에 촉촉한 단비를 골고루 내려주소서. 촬영장에 파라솔 팻은 정말 아니옵니다.” 힘들 때마다 다양한 질문으로 ‘거울’을 가까이 하자. “거울아 거울아, 얼굴이야 뭐 공사비가 만만찮을 테니, 주어진 대로 사는 거고, 그나저나 진정한 아트(ART)란 대체 뭐니?”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고 누가 말했다지.
“넌 어떻게 생각하니? 삶을 말이야.”
“삶 자체가 예술 아니니?”
 

대부분 사람은 출 퇴근길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매일 같은 길을 지나다니고, 비슷한 풍경을 만나고, 편안함과 익숙함에 길들어 긴장도 무장 해제하고 첫 미팅 때처럼 탐색의 무한한 즐거움도 쉬이 포기해버린다.
요즘처럼 계절이 바뀔 때면 나는, 백화점의 신상이 출시되는 것보다 훨씬 일찍, 길가의 흐드러진 꽃들에서 봄기운을 받는다. 긴 시간 몸단장을 끝낸 조선시대 궁녀들의 행렬을 보는 듯, 마치 가려진 부챗살 너머로 궁 안의 은밀한 이야기가 새어나오는 듯 꽃 단장을 하고 손사래를 친다. 아무렴, 봄은 적어도 우울을 몰고 다니진 않는다. 설령,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해도, 그건 잔뜩 쌓아 둔 그간의 수다 보따리를 푸는 것 뿐, 자연이 준비한 신춘 음악회가 아닐까? 긴 겨울잠에서 깬 온 우주, 작고 작은 생물들의 태동, 그들의 속삭임이 내 우산 속을 사랑스럽게 파고드는 것이다.
 

 

강바닥의 돌이 구르면서 바닥을 깊이 훑어 내린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다리 위에서 흘러오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이 편한가? 흘러 내려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이 편한가? 이런 무심한 생각을 하면서 문득 영화에 나오는 잔인한 장면과 충격적인 장면들이 인간이라는 생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무심한 생각이 스쳐간다. 국소적으로는 새로운 하나의 계가 형성될 수 있지만, 거대한 우주라는 닫힌계에 생존하는 우리에게는 확률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것이 파괴되든 창조되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확률의 역류현상은 지극히 사소한 것이라는, 그것은 무척이나 두렵고 무섭지만, 지극히도 사소하다는 생각을 했다. 살면서 결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던 많을 것들은 결국 그 과정의 끝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진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용광로 같은 뜨거움 속에 조바심 나서 유빙이 떠도는 바다에 몸을 식혀야 싶지 않을까 하는 절박감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도 흘려보내기로 한다. 힘이 모자라 강바닥의 마음에 드는 돌을 큰 대양으로 가지고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총총히 걸어간다. 그 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바다에 도착해서 할 일이다. 그런 연유에서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든 관계이든 참으로 가볍게 나풀거렸으나 참으로 진득하고 지난하며 그러나 즐거운 존재들이다.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 강바닥에 가라앉은 것들을 막대기로 휘저어보았다. 물속에 가라앉은 것들은 때론 그 존재가 미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온 강물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다. 관용의 한계. 내가 준 상처,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쉬이 흘러가지 않고 강바닥에 가라앉았다간 때때로 강물 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무심히 흘러가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것마저 불편하게 한다.

 

 

여고시절 작문시간에 자유로운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제목은 ‘마음에 관하여’ 선생님은 나더러 너무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주제이므로 재고하기를 권하셨고, 나는 즉각 다른 주제를 찾아 글을 썼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나는 직장동료에게 ‘나 역시 마음이 아팠어’ 하고 말하는 나 자신과 일별하였다. 그 말을 하고는 하루 종일 젖은 양말을 신은 기분이었는데, 왜냐면 ‘마음’이라는 단어를 내가 너무 분별없이 사용해 버린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서였다. 지금 다시 생각하건대, 마음에 대한 분별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어쩌면 나는 ‘마음’을 하나의 관념에서가 아니라, 실체하는 상식 같은 것으로 암암리에 여기는 건 아닌지? 나는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직장동료는 ‘나 역시 마음이 아팠어.’에서 ‘마음’을 서로 통했다고 받아 들였을까?
그렇다면 자유로운 주제에서 ‘자유’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일편, 미키 사토시의<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스파이 역할을 수행하는 여자주인공에겐 그녀가 스파이라는 걸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평범하게 살아가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때문에 그녀가 심야도로를 규정 속도를 지키며 운전하고 있을 때 경찰 오토바이가 추적해 와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시간에 규정 속도를 정확히 지키면서 달리는 걸 보니 당신 혹시 잘못한 거 있나요?” 이후, 그녀는 과속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다시 오토바이, “당신은 규정 속도를 위반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대체, ‘평범’이란 무엇일까? 믿음 없는 믿음, 생각 없는 생각,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자마자, 그건 생각의 일부이면서, 마음의 허전함. 그건 마음이 곧 아무것도 아니되, ‘것’이기는 하다는 걸 가리킨다. 생년월일이 같은 목련꽃 잎들이 달빛에 이슬을 머금고 서로 마주하고 있다. 작심삼일이 지난 야간운동이 언제쯤 제자리를 잡을지 모르겠지만, 오며 가며 눈 맞춘 목련꽃이 어느 날 다 져버린다면 그리하여, 달빛에 비친 하얀 목련을 더는 볼 수 없다면 나는 스치는 바람에 무어라 말할까.
영화<네 멋대로 해라!> 를 보고 소리쳐 외치던 내 청춘이 어느새 “네 멋대로 하지 마! 그래선 안 돼!”하고 마음속 깊이 되뇌고 있는 걸, 어떻게 부정하지. 할 말은 많으나,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듯 매일매일 스치는 의미 없던 풍광들이 때론 눈물나게 고마울 때가 있다.

이경섭 부산영상위원회 대외사업TF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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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8일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 - 뜨겁고도 차가운 풍경 길 위로 밀려나고 뛰쳐나온 청춘들에게는 저마다 아픈 구석이 있을 테다. 사연을 딱히 묻지 않아도...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OST & 맛집. 2009년 3월 19일 거장의, 거장을 위한, 거장에 의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 _Music by Clint Eastwood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차라리 시가 되자 박배일의 <사상>(2021)은 통 매끄럽지가 않다. 무시로 흔들리는 카메라,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필터 씌운 합성 이미지 등으로 여기저기가 생채기다. 온통 찢긴 흔적들로 처연한 모습이다. 간간이 들리는 괴기스런 음향도 상처 입은 자리에서 나는 신음 소리 같다. 마치 거론되는 현실 곧 자본과 공권력으로 파괴된 ‘사상(구)’ 공동체 마냥 모든 것이 중심 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폐허의 형상, 다만 분산되고 흩어진 이미지 조각들만 서로를 간신히 붙들고 있다.
필름리뷰 먼지와 재, 그리고 다시 집으로 두 가지 의미의 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축복의 집>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느 가정의 붕괴를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가옥에 빗댄 영화다. 공장 노동자이자 야간 식당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주인공 해수(안소요 분)는 새벽녘에야 겨우 집에 들어가 오래된 배관에서 녹물이 섞여 나오는 물로 먼지와 땀자국을 씻어낸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해수의 비바람을 막아줄 가정과 가옥의 부재는 선명하게 포착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이파네마 소년 바다, 부유하는 기억의 공간 관습적인 멜로드라마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잃어버린 도시 Z> - ‘Z’ 그 좌표 없는 심연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우아한 리듬과 통찰력으로 우리의 가슴을 내려앉게 만든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필름리뷰 현장과 무대 나는 <블랙 팬서>를 뒤늦게 본 관객이자 대체로 어떤 영화에 관한 정보를 영화를 보기 전부터 알게 되는 일을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개봉 무렵 영화의 한 장면이 부산광역시를 대표하는 이곳저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소식은 피하기 어려웠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나와 같은 경로를 따라오지 않았을까 짐작도 하게 된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뉴스, 웹툰. 2017년 1월 17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_웹툰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그때 그 사람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행위가 비겁자를 만든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소성리>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소공녀>, 행복하냐고 묻지 마라 이 여행의 시작을 미소가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하지 마라.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Asian Network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일즈맨>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고 되묻고 있을 뿐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인도]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서 줄다리기 하는 자의 감정적인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는 아예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질주가 아닌, 부유(浮游): [설국열차]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설국열차처럼 일거에 멈춰 세울 수 없는 무형의 거대 열차이기 때문이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후회하지 않아 낯설지 않은 퀴어영화〈후회하지 않아〉
필름리뷰 여전히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남자가 낙동강 생태공원의 강변으로 걸어 들어온다. 울긋불긋 핀 단풍과 우거진 갈대, 그리고 남자의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보아 가을의 한 중간 같다. 그는 들고 있는 수첩 속 빼곡한 메모와 공원의 여기저기를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지만 별다른 수확도 없고 찾는 대상은 오리무중인 듯, 아득함과 막막함이 배인 눈빛으로, 하지만 무기력보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어디 있노, 니….”라고 나직이 말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 오 브라더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을 날들을 위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하잘 것 없음, 그러나 판타지는 없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소파에 앉은 아이들 [헬리] 법 앞에서 그것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보통의 인간처럼 나는 법관을 지키는 문지기의 등을 여전히 응시할 수 없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7월 1일 ‘지역’이라는 공포 [도가니]가 지역을 재현하는 방식 <도가니>는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표현 기법과 법정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쉐들이 종합된,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영화다시보기- 불교의 시각에서 본 영화 <달마야 놀자>편 조폭과 불교? 얼핏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이 결합은 조폭영화 장르 특유의 재미를 불교적 코드를 도입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