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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이 아이는 죽어야 했다 김백준의 [작별들]

  • 글 ·
  • 작성일2020. 12. 07

더없이 가혹한 성장영화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뒤를 쫓는 카메라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15살쯤 되어 보이는 누이와 대여섯 살 즈음으로 보이는 남동생은 매일의 일과처럼 이곳 공항에 나온다. 동생은 헉헉대며 “어머니, 아이 왔니?”라고 누이에게 묻는다. 아마 어제도 똑같은 질문을 했을 것이다. 말투로 짐작건대 이 아이들은 멀리서 온 한국사회의 이방인들이다. 게다가 지금은 어머니와도 떨어져 있는. 그 위에 영화 제목이 무심히 뜬다. <작별들>(Separated). 김백준의 두 번째 장편 <작별들>은 이 첫 오프닝으로 이미 꼼짝달싹 못하게 갈 길이 정해진 영화가 되었다. 부모와 떨어져 먼 곳에 버려진 이 아이들의 삶이 어찌 될 것인지 짐작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삶이, 그들의 경험이 ‘얼마나’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혹독하고 비극적일 지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영화는 거의 초반부터 자신들의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아버지는 오래전에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로 갔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갔다. 언제 갔는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 연락도 없는 어머니를 아이들은 매일 기다린다. 폐종 이박스를 줍는 일도 여의치 않고, 이 소녀에게 일자리를 줄 어른이 있을 리 없다. 요컨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이들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죽음의 가능성. 그런 것도 성장영화라고 한다면 이 성장영화에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가 너무나 짙어서, 그리고 (아마도) 감독의 구상에서 그것이 강박처럼 초점화되었으리라는 점에서, <작별들>은 가장 가혹한 성장영화 중 한편으로 보인다.
 


사회 바깥에 놓인 투명한 존재
<안개 속의 풍경>(1988, 테오 앙겔로풀로스)처럼 시작해서 <아무도 모른다> (2004, 고레에다 히로카즈)처럼 전개되는 <작별들>은 그러나 그리스 현대사의 정치적 은유인 <안개 속의 풍경>처럼 아비를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도 아니며, 현대 일본 사회의 정신적 마비를 그린 <아무도 모른다>만큼 어미 없는 세상에서 방 안에 갇히지도 않는다. 그보다 훨씬 평면적이고 단순한 이 아이들의 삶은 그럼에도 최종적인 그 '검은 구멍'을 향해 점진적으로 다가간다. 결과적으로 뿌리 없는 어린 존재들의 이야기는 컨텍스트가 제거된 텍스트가 안기는 허망함으로 더욱더 비극적이 된다. 우선 <작별들>은 제목 그대로 여러 사람들과의 작별을 차례로 그린 영화이다. 먼저 주인공 명희와 명호 남매는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아버지에게 버림받았고 그 후 어머니와 작별했다. 그리고 그들이 알고 지내는 유일한 어른인, 연변에서 온 동포 아주머니도 불법이민자로 경찰에 끌려갔다. 가스, 본드, 약에 취해 사는 소년 용규는 그들의 유일한 친구가 된 직후에 그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떠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 동생이 누이의 곁을 떠난다.
 

기이한 점은 아이들에게 찾아온 이 모든 작별의 과정들이 사회 바깥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 아이들은 정말이지 완벽하게 제도 바깥에 존재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거나 의아한 시선을 던지는 어른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는 집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조차 없다. 말 그대로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투명인간이다. 한국사회의 공인된 일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인이 아닌 것도 아닌 그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마치 투명망토라도 뒤집어쓴 듯 그대로 방치되었다. 물론 어른들이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되면 그들의 상황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 어른들이 그들 삶에 개입한다면 그들의 삶을 더 빨리 더 가혹하게 망가뜨리는 괴물이 되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끝끝내 의아한 것은 연변에서 온 이 아이들을 다루면서 감독은 그 어떤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다 지워버리려 했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그들의 운명은 단 하나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죽음. 나는 감독이 결국은 이 아이들의 죽음을 말하기 위해 이들을 호출했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 죽음이 예정된 것이라는 암시는 영화 곳곳에서 발견되고 그것은 결국 성장할 주체가 소멸된 성장영화라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그 결과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주변부-아이들의 죽음은 우리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가 그들은 죽였는가? “이런 것들은 모두 싸그리 잡 아서 지네 나라로 보내야 되는 건데”라는 독설을 내뱉던 어떤 여자어른? 명희의 연변 말투를 듣고 “뭐야 이건 또”라는 즉각적인 반응 뒤에 (그런 존재들 때문에) ‘동네가 아주 좆같다’라고 일갈하던 그 소년?
 

명희와 명호, 그들이 지금 이 처참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의 일차적 책임은 그들 부모에게 있겠지만 그보다 이 영화가 더 강조하고 있는 점은 ‘사회적 무관심’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그들이 처한 사회정치적 컨텍스트를 지우는 것으로 그것을 표현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충분치 않을뿐더러 적절하지도 않다고 느낀다. 사회적 컨텍스트를 지우면 사회적 무관심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토대하고 있는 텍스트가 빈약해진다. 그 결과 김백준 감독이 기댈 수 있었던 것은 아이의 죽음 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예고된 죽음
죽음의 공간인 갈대숲을 담은 두 개의 시퀀스를 보자. 처음에 명호는 누나와 함께 그곳으로 갔다. 카메라가 롱 쇼트 패닝으로 그 공간을 비출 때 들판 저 멀리 냉장고가 보인다. 그들은 꽤 크고 깊은 웅덩이 가까이로도 가보고, 나뭇가지에 걸린 연을 보고 높은 나무 위에도 올라간다. 그리고 들판에 버려진 냉장고 앞에서도 한참을 서성였다. 웅덩이에 빠질까, 나무에서 떨어질까, 걱정했던 우리는 그 첫 번째 갈대숲 시퀀스가 아무 일 없이 끝났을 때 그저 안도하게 되지만은 않는다. 그것을 보여주는 감독의 시선에는 우리가 염려했던 일이 다음번에 일어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을 갖게 하는, 죽음이 어른거리는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명희가 앓아누운 날, 마침내 그 예고된 비극은 일어난다. 누이는 아프고 약쟁이 동네 형은 명호를 내쫓았다. 갈대숲으로 간 명호는 나무 위에 올랐다가 과자봉지를 떨어뜨리고 저수지에 빠진 과자봉지를 건져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결국은 냉장고에 갇히고 만다. 이 냉장고는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유혹적인 모습으로 그곳에 있다. 처음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냉장고 옆에 이젠 소파와 TV, 담요, 녹음기와 곰 인형, 농구공이 잘 정리된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그것은 그저 그곳에 버려진 게 아니라 마치 이 아이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처럼 따뜻하고 푸근해 보인다. 그곳이 벌판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나면…. 말하자면 아늑한 집의 초현실적 버전. 아이가 그 냉장고를 여는 순간, 사운드조차 그 아이를 그 안으로 들어가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바깥의 바람 소리가 강해지고 아이는 그곳에 담요를 깔고 들어가는 것으로 제 운명을 따른다. 그 뒤에 이어지는 아이의 울부짖음을 차마 듣고 있을 수가 없다.


이 아이는 여기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감독의 확신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영화는 이 아이의 죽음을 향한 예정된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갔던 셈이고 다만 문제는 이것이 그 아이의 운명을 축약하는 가장 쉬운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 신에 이어지는 텅 빈 공간 쇼트들은 죽은 아이가 거쳐 갔던 공간을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으로 아이에 대한 애도를 영화적으로 표한다. 그리고 늪으로 들어가는 그의 누이. 꼬마의 실종에 사회가 아무런 관심도 표하지 않을 때 소녀는 홀로 안간힘을 다한다. 허리까지 푹푹 빠지는 늪을 힘겹게 그러나 망설임 없이 나아갈 때 소녀는 알았을 것이다. 동생이 이미 죽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렇게 가혹하고 끔찍한 공간이 또 있을까? 늪은 가녀린 소녀의 육체가 겨룰 수 없는 공간이다. 결국 아이는 늪 중간에 풀썩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난 이 장면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 신이 이어지는 게 놀라웠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으나 소녀는 버스 간에 앉아 있다. 언제나처럼 공항으로 나가는 길이다. 이젠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소녀는 누군가가 흘린 지갑을 주워 첫 장면처럼 필사적으로 달린다. 처음과는 달리 이제 이 소녀에게는 아무런 기대감도 없을 것이다. 소녀는 이 사회로부터 탈주하고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아이들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고 자의식을 드러내지 않은 연출은 더없이 겸손하다. 심지어 단 하나의 플래쉬백조차 없이, 김백준 감독은 이 아이들의 삶의 일단을 재현한다. 플래쉬백이 없다는 것은, 혹은 좋았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것은, 신파의 기운에 젖지 않고 이 영화를 관조하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추억도 없이, 그 어떤 위로도 없이, 소녀는 삶이 계속되기에 그것을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감독은 엔딩 타이틀에 피아노 반주 하나에 실어 기교 없이 소박한 노래 한 곡을 들려주었을 것이다. 이 노래는 소녀가 동생과 함께 잠들었던 그 방에서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이 영화의 (유일한, 하지만) 상상적인 플래쉬백이 된다


새봄이 오면 돌아간다, 아내와 약속했건만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이내 마음 괴로워라.
그 누가 알아주랴, 타향의 슬픈 사연을
산을 넘어 뜰을 지나 정든 님께 전해다오.
그 누가 알아주랴, 타향의 슬픈 사연을
산을 넘어 뜰을 지나 정든 님께 전해다오.


이 노래를 부르던 소녀는 어디로 갔는가. 그 밤에 동생은 누나가 부르던 이 노래를 들었을까. 버스 안에 머리를 단단히 묶고 앉아 있던 소녀는 이미 그 이전의 소녀가 아니다. 이 아이의 성장이 이토록 가혹한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아마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녀의 삶은 계속된다.

강소원 영화평론가.동의대 영상미디어센터 전임연구원으로 세계영화인 인명사전을 만들고 있으며 부산대와 동서대에서 영화를 가르치고 있다. 오랫동안 부산독립영화협회의 이런저런 일에 관여해오다가 지금은 이것저것 참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의 일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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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필름리뷰 여전히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남자가 낙동강 생태공원의 강변으로 걸어 들어온다. 울긋불긋 핀 단풍과 우거진 갈대, 그리고 남자의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보아 가을의 한 중간 같다. 그는 들고 있는 수첩 속 빼곡한 메모와 공원의 여기저기를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지만 별다른 수확도 없고 찾는 대상은 오리무중인 듯, 아득함과 막막함이 배인 눈빛으로, 하지만 무기력보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어디 있노, 니….”라고 나직이 말한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29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뉴스, 웹툰. 2016년 12월 2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9월 26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빼앗긴 조국에 대한 한으로 황야를 무정부 상태인냥 누비고 다니는 세 남자의 보물찾기 과정에는 분명 조국을 잃은 슬픔과 자괴감이 깔려 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2008 Spring (통권 25호), 특집기획. 2008년 3월 30일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언'은 배리와 레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의 후반부에선
그들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극적으로 잘 표현 해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6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목소리의 정체 <네루다> 오스카는 감독의 상상력의 산물이니, 실존인물 네루다의 문학과는 무관하다.
리뷰, FILM REVIEW. 2017년 2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도착한 미래, 유예된 현재 <컨택트>]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못 점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빌어 서로의 존재를 탐문하려 하였던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는, 루이스가 외계종족으로부터 예언자이자 영매로서 선택받게 된 이 환영적 체험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Asian Network KFCN / AFCNet 동향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망각의 정치학, 기억의 영화 시학 “세계는 사라졌다, 내가 널 데려다 줘야 한다.(The world is gone, I must carry you.)” 이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피에타 ”걸작이 아니다. 시작이다.” 김기덕의 2번째 데뷔작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악귀(惡鬼)들의 전성시대 <아수라>] <아수라>의 군상들은 너무도 추악하고 비루하여 차마 외면하고픈 우리네 사회상의 음울한 민낯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1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_웹툰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필름리뷰 <브로커>의 낮과 밤 전포동의 밤은 말 없는 목격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비 오는 밤, 소영(이지은 분)이 교회에 아기를 두고 올 때 잠복근무 중인 형사 수진(배두나 분)은 자동차 안에서 동료 이 형사(이주영 분)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본다. 수진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안에 넣고 자동차로 돌아와 조용히 어둠 속을 응시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선택을 선택하며 사는 삶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미래를 상상한다. 가장 흔한 예는,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는 미래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하드보일드 클래식 壽 수 구차한 서사를 모두 덜어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런 식의 표현이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후회하지 않아 낯설지 않은 퀴어영화〈후회하지 않아〉
뉴스, 웹툰. 2017년 1월 3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_웹툰
필름리뷰 7080밴드 ‘우담바라’의 현재 부산이 가장 부산답게 담긴 영화를 찾기는 어렵다. 대체로 공간보다 배우의 화려한 존재감이 먼저 인식되거나, 어색한 사투리에 훈수 두기 바빠지는 탓이다.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악사들>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부산에서 7080음악을 하는 중년 밴드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산시민이라면 익숙한 건물과 거리가 즐비하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나루세 미키오와 전후의 감각 <흐트러지다 > 절제 속의 역동을 통해 반복 안에서 차이를 발굴하려는 열의 (오즈 야스지로)와는 또 다른 곳에 나루세 미키오의 길이 뻗어나 있다.
필름리뷰 흐릿하고 지워진 모든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다. 심지어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겐 환희와 사랑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비극과 잔혹의 장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가 부글거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현장이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무엇이 우리를 윤리로 이끄는가 <더 포스트> 하나의 숭고한 선택의 저변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희생이 있는가. 여전히 들여다봄직한 고민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뉴스, 웹툰. 2016년 12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7일 <택시운전사>를 보고 <꽃잎>을 떠올리다: 김만섭과 ‘우리들’ ‘광주’가 지닌 비극적 면모의 일부이겠지만. 여기서는 시각적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위안조차 불편하다.
필름리뷰 혼성의 공간 윤종빈의 근작 <수리남>(2022)을 다 본 뒤, 영화가 주는 만족도와 별개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투명해도 되나?’ 영화에서 등장한 일련의 범죄 현장이 실제 수리남보다 얼마나 과장되었는지의 논란을 차치해 두고서라도 <수리남>은 그 드라마투르기(Dramaturgie)의 복잡성과 별개로 티 없이 맑은 느낌을 준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이 아이는 죽어야 했다 김백준의 [작별들] 이 아이의 성장이 이토록 가혹한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아마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녀의 삶은 계속된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19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리고 세상은 이토록 고독하다] 영화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을 들으며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1월 2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야기 중의 이야기 <테일 오브 테일즈>]  ‘미’와 ‘추’란 대립적 개념이 환희와 비탄, 삶과 죽음의 역설적 공존만큼이나 미묘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남극일기 어느 정도 영화를 이해하고 좋아했는지를 떠나 한 가지 확실하게〈남극일기〉를 통해 전달받은 메시지가 있다면,지나 친 욕망의 끝에 남는 건 허무함뿐 이라는 것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희망은 어디에…[희망의 나라] 후쿠시마의 비극을 넘어서자는 감독의 의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것이 자칫 잘못해서 ‘위대한 야먀토 민족’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필름리뷰 무국적성과 로케이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필자는 한때 갈맷길 주파로 주말을 보냈었다. 모험심 강한 멤버들 덕에 흥미로운 샛길이나 장소가 보이면 탈선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갈맷길 9-2 코스를 가다 탈선해 용소골 저수지를 구경했던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영화의 거리>(이하 <거리>)에서 이 장소가 등장하자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지난해 여름 본 지면에서 이상경 평론가가 언급하기도 했던 영화의 무국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용서는 가능한가. 변화는 가능한가.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그린 북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린 북>의 세계에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다. 그리고 선들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영화 속에서 존재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사랑, 경계를 넘어설 용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우리는 그 고민의 흔적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1월 1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벼랑 끝에 선 인간선언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로에 접어든 허름한 행색의 한 남자가 스프레이를 들고 관공서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를 휘갈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