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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글 ·
  • 작성일2020. 12. 10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마태복음에서 예수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치며 시작 한 말씀이다. 이 구절 이하의 내용은 신이 직접 인간에게 내리는 기도 매뉴얼이다.〈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하〈기적〉)이란 앙증맞은 제목을 단 영화도 기도 매뉴얼이다. 다만 “특정한 종교를 믿지 않는다”라고 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판 매뉴얼일 따름이다.
만약의 사태로 위험을 맞을지도 모르는 고리원전 인근의 3백만의 주민 가운데 한 명인 나는,영화의 첫 장면에서 연기가 분출되고 있는 화산의 모습에서 얼핏 불안을 느꼈다. 영화 속 아이들은 등교 후 교실에 들어 서면서 화산재를 털고,어른도 침 묻힌 손가락으로 화산재의 양을 가늠해본다. 그러나 그들은 화산 때문에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하지는 않는다. 일상화된 화산과의 동거 속에 두려움은 외현하지 않고 내재화된다 화산 폭발을 소망하기도 하고,화산 혹은 화산이 있는 마을을 향해 그곳을 떠날 때도,딴 곳에서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인사를 올린다. 화산은 동거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임재 (臨在)해 있었던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보여준 것처럼, 범신(凡神)의 땅에서 내재된 불안은 초월적 지위를 얻어 궁극으로는 소망하는 존재가 된다. 신으로 추존되는 존재는 비단 자연물만이 아니다.


근대 과학과자본의 총화,기술 일본의 자존심 신칸센이 바로 또 다른 대상이다. 규슈 신칸센의 상하행 선이 만나는 순간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믿음이 이 영화의 주요 모티브이다. 여신과 남신이 만나 일본의 기원이 되었다는 신화는 영화 속에서 재 실현된다. 애니미즘 (animism) 의 극에는 대자연이나 정령이 아니라 진정하게 인간 소외를 완성 시키는,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신칸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옛날의 떡 맛을 그리워하고 시대와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있을 것 같은 노인들도 노래로써 신칸센 찬양에 동참한다 기적을 이루는,(그 자체가 이미 기적인) 빠른속도의 신간센에 바치는 찬가가 규슈지역 신칸센 개통을 홍보한다는 영화의 애초 목적을 잘 달성하였는지 일본인이 아닌 나로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언제든 분노의 신으로 변할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욕망이라 는 결합에서 후쿠시마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규슈 신칸센 마지막 구간 개통식은 전날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지진해일 피해로 취소되었다). 이것이 마냥 밝아 보이는 화면에서 애가(哀歌)와 레퀴엠을 듣게 되는 또 다른 이유일까.


가고시마와 후쿠오카 규슈 신칸센의 종점과 기점이다.〈기적〉에서 이곳들은 홍보의 수단으로서 만남과 환희의 공간이기는 커녕 그리움과 격리의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영화에서 위로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슬퍼하면 지는 거다’를 칼 같이 실천한 아이들,충일과 결핍의 양면을 보여 준 성인역 배우들의 분투 덕분이었을까? 시나리오,연출,연기 등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이것들이 공통적으로 향하고 있는 지점,바로 별리의 공간들이 치유의 공간이 된다는 사실을 빼 놓을 수 없다.
영화의 밝은 톤에 흠을 잡을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 세상사는 것 힘든지 안다. 아이들의 소망과 비원,어른들의 여러 사연들에 기반을 둔,무거운 실로써 가벼워 보이는 천을 직조하고자 한 연출적 노력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밴드와 일본전통 음악을 넘나드는 음악은 전위에 서서 이를 이끈다. 밴드와 봉고가 어우러지고 거기에 불꽃놀이가 곁들 여지면 이미 게임은 끝난 거다. 뻔한 이 꿈같은 착시에 우리들은 동참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고 보면 이 꿈들이 낭떠러지 위에 힘겹게 수놓아진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다니는 살가운 거리에는 차들이 위험스레 일상을 덮칠 듯 하며,깃대 들고 호기 좋게 나선 원정길에 꼭 사라지는 존재가 있다.
그래도<기적>은 그런 것들을 재료로 무슨 이야기를 애써 만들지 않는다. 떡을 먹으며 등을 맞댄 채 몸을 약하게 떨면서 형제들은 참아왔던, 앞으로도 참아내야 할 시간들,이별의 시간을 보여줄 뿐이다. 오열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벼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희망의 결과물을 굳이 보여주지도 않는다. 기도의 제의(祭儀,ritual)가 끝나고도 별로 큰 변화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다”는 것을 눈치 채서 일까..


이상경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심지어 싫어하면서 영화 비평을 쓴다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정신과의사. 막강한 씨네필들 앞에 앞으로도 영화 보는 기척을 하긴 험들 것 같다. 영화비평을 가이드나 분석 행위가 아닌 간증으로 오독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 지난 제16회 부산 국제영화제 때 시민평론가로 활동함.
 

이상경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심지어 싫어하면서 영화 비평을 쓴다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정신과의사,막강한 씨네필들 앞에 앞으로도 영화 보는 기척을 하긴 힘들 것 같다. 영화비평을 가이드나 분석 행위가 아닌 간증으로 오독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 지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시민평론가로 활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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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 오 브라더스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3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을 들으며
2011년 부산파랑 08+09 (통권 38호), 리뷰, 필름 리뷰. 2011년 8월 10일 Special Theme - Asia Film Story : 오겡끼데스까? 우려하는 것처럼 가면 큰일나는 나라도 아니고 여느 때 보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과 위로로 북적거려야 마땅한 곳 이다. 출국일 텅빈 공항이 또 다시 눈에 밟힌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9월 26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빼앗긴 조국에 대한 한으로 황야를 무정부 상태인냥 누비고 다니는 세 남자의 보물찾기 과정에는 분명 조국을 잃은 슬픔과 자괴감이 깔려 있다.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뉴스, 웹툰. 2016년 7월 12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강적 조민호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오우삼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강적’ 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20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산 아래 숨은 사랑의 노래들] 영화 <쉘부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 Cherbourg>을 들으며
2002 Autumn (통권 3호), 리뷰. 2002년 9월 26일 내가 앵글에 담는 부산의 공간 부산의 공간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들으며 느끼는 아쉬움으로 내가 아직 부산을 아낀다는 걸 느끼듯이???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뉴스, 웹툰. 2016년 12월 2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7일 <택시운전사>를 보고 <꽃잎>을 떠올리다: 김만섭과 ‘우리들’ ‘광주’가 지닌 비극적 면모의 일부이겠지만. 여기서는 시각적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위안조차 불편하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떠나는 이유, 여행의 시작 디센던트  ‘원래 삶이란 슬프고 웃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뚱가뚱가.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괴물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주의적(코스모폴리탄)인 시선이 바로〈괴물〉에도 있었던 것이라 자부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사상 최악의 협상극 세븐데이즈 영화 <세븐 데이즈>를 필두로 한국 스릴러 영화가 많이 제작되어 한국영화장르의 주류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이 스릴러 매니아의 한 명으로써 손꼽아 기다려진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소공녀>, 행복하냐고 묻지 마라 이 여행의 시작을 미소가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하지 마라.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태풍 장동건, 이정재의 만남만으로도 영화 관객들은 새로운 한국형 블럭버스터와의 만남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막상 개봉관에서 만난 <태풍>은 과연“태풍”인지 의문에 빠지게 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이 미친 사랑의 뽕짝] 영화 <박쥐 Thirst>를 들으며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내 머리속의 지우개 약간의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를 사랑이라는 매개로 다시 한 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준 영화였기에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무를 것이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잃어버린 도시 Z> - ‘Z’ 그 좌표 없는 심연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우아한 리듬과 통찰력으로 우리의 가슴을 내려앉게 만든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곡성> 거대한 파도가 한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삼켜버린다. 극 중 무당인 일광(황정민 분)은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2009년 3월 19일 봄날의 나른한 단상 요 며칠사이 봄비가 제법 때맞춰 수분공급을 잘하고 있다.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