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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 글 ·
  • 작성일2020. 12. 11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고함 소리가 귀를 때리고,맑은 하늘과 대조되게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시야에 들어오는 차체는 위협적이다.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위협적이다. 몇 년 전 지하철에 투신하려다 실패한 어떤 글 쓰던 사람이 생각나서였으리라. 그는 끝없이 떠오르는 문장들 때문에 펜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꿈을 꾸면서도 글을 썼고,대화하면서도 글을 썼다. 나는 그가 몸을 던지던 순간을 보지 못했지만 만약 지금 차체를 향해 가볍게 몸을 날리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집스럽게 끝을 모으고 있는 내 발을 내려다보자,오래 전 보았던 그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르며 가라앉는다 묵직하게
 

동명의 안데르센 동화를 차용한 파월(M Powdl)과 프레스버거(E.Pressburgur)의 영화  


예술혼과 개인적 삶 사이에서의 양자택일과 양자합일
 

표면적으로 영화는 춤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신인 발레리나 빅토리아 페이지와 그녀를 완벽한 자신의 뮤즈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발레단장 보리스 레먼토프,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뛰어난 작곡가 줄리 안 크라스터 사이의 드라마다.
 

”왜 춤을 추냐”는 자신의 질문에”당신이 살아가는 이유와 같다’고 대답하는 빅토리아에게서 춤에 대한 열정을 본 보리스는 발레단 스태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를 프리마 발레리나로 세워 안데르센의 동화를 기반으로 한 자신의 발레극’분홍신’을 성공시킨다. 장장 20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해 실제 발레극 '분홍신의 공연을 삽입한 이 씬은 그 자체로도 이미 훌륭한 하나의 작품이면서 영화 내용의 축소판이기도 한데,단연코 영화〈분홍신〉 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이 획기적인 연출은〈분홍신〉이후의 작품들에 완성도 높은 막간극을 삽입하는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1940년대의 것으로 믿기 힘든 몽환적인 편집 기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묘하게 흐리며 마치 홀로그램과 같은 효과를 내는데, 이는 발레리나로서의 삶과 평범한 여자로서의 삶을 오가며 고통 속에서 춤추는 주인공 빅토리아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격이다
 

극중 빅토리아의 데뷔작인’분홍신은 그녀를 단 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을 뿐 아니라 같은 작품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천재 작곡가 줄리안과 사랑에 빠지게도 한다. 그러나 빼어난 두 젊은 예술가의 사랑은 예술이 신성한 종교와 다름없다고 믿는 보리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여기에서 양자택일의 긴장이 시작되는데,이 설정은 원작 동화 속의 카렌이 교회(기독교적 상장)에 분홍신(쾌락과 유흥의 상장)을 신고 갔다가 저주에 걸리는 장면과도 닿아 있다.
 

발레극 ‘분홍신’의 공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보리스와 줄리안은 빅토리아를 각각 예술과 사랑 이라는 앙극단의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원작 속 카렌이 붉은 수염의 병사에게 분홍신의 저주를 받은 후 종교적 가치와 개인적 쾌락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춤을 춰야 했듯, 영화속 빅토리아 역시 보리스를 통해 발레극’ 분홍신을 공연한 후 예술적 성장과 여자로서의 사랑 사이에서 끝없이 고통 받게 되는 이유다-. 발레리나로서 살아가려면 줄리안과 영원히 이별해야 하고,줄리안의 아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발레 무대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타무용수로 발레단에 남을 것인지,발레리나가 아닌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로 살아갈 것 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주어진다. 처음의 선택은 사랑이었다 그러나 춤추지 않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그녀는 남편이 새로운 작품의 초연을 갖는 날 보리스를 만나 다시 '분홍신의 무대로 돌아가려 한다 마치 원작 동화 속 카렌이 다시는 신지 않겠다며 장 속 깊이 넣어두었던 분흥신을 잊지 못하고 꺼내 들었듯, 빅토리아 역시 토슈즈를 벗을 수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 양자택일의 순간은 바로 다음 장면에서 일어난다 빅토리아가 무대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줄리안은 자신의 초연마저 포기한 채 빅토리아를 찾으러 오고,발레를 그만두지 못할 거라면 그녀와 헤어지겠다고 선언한다. 이제 빅토리아는 분홍신의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극단 사이에 선 빅토리아,그리고 두 번의 선택
 

두 번째 선택은 달리는 기차에 뛰어드는 것. 두 삶에 작별을 고하고,남편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면서 그녀는 ‘분홍신을 벗겨 달라’고 부탁한다 이 장면에 이르러 빅토리아는 더 이상-양자택일의 기로에서 고통 받지 않는다. 죽음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마치 부드러운 쥬떼(jete) 동작을 연기하듯 기차로 뛰어드는 순간, 그녀의 삶은 예술 그 자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죽어서야 토슈즈를 벗으며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던 빅토리아와 두 발목을 잘라낸 후 겨우 고통에서 놓여날 수 있던 동화 속 카렌,심지어 발목을 자르지도 못한 채 목사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은 후에야 분홍신을 벗을 수 있던 발레극 ‘분홍신’의 카렌은 닮아 있었다 예술과 개인의 삶이 양자합일을 이루는 순간이다 달리 말하면 현실의 삶이 예술에 종속되고 만 것이다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그랬을까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직접 불렀던 노래의 내용과 닮은 삶을 살다 간 예술가들이 어디 한둘이 던가.
 

빅토리아는 죽음의 강을 건너갔지만 발레극 '분홍 신은 빅토리아의 자리에 토슈즈를 세운채 계속된다 이미 카렌이 된 빅토리아는 물리적인 무대에 서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발레리나들은 보이지 않는 카렌과 함께 끝없는 춤을 춘다,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동화 속 카렌이 발목을 잘라내는 잔혹한 형벌 끝에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구원을 받았듯,빅토리아는 죽음 후에야 비로소 예술 속에 영원히 머무는 구원에 도달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의 카렌과 빅토리아를 위하여
 

한 때 영화를 쓰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내 곁에는 역시 예술가를 꿈꾸는 멀거나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이 백수가 되고, 다른 몇은 비참해 지고,또 하나는 기어이 미쳐버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 발짝씩 도망쳤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 영화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떠올리면 영화 속 피안은 단지 피안일 뿐이었다…. 다시 새로운 기차가 기적을 울리고,나는 왠지 몇 년 전 지하철에 투신하려다 실패했던 어떤 글 쓰던 이를 다시금 생각한다 그 사람 어쩌고 있으려나
 

영화 소개 <분홍신> (The Red Shoes, 1948)
감독: 마이쿨 포웰, 에머릭 프레스버거 출연: 안톤 월브룩, 마리어스 고링, 모이라 쉬러 시대적으로 고전에 속하는 <분홍신〉은 1948년에 제작된 발레 영화로 ‘인간 예술가의 아이러니-평범한 행복과 예술적 성취의 양립 불가함-를 건드리고 있다. 누구도 닿지 못한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열망, 그 과정에서 그 자신은 파멸을 맞고 그제야 예술에 스며들어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예술에의 강박증을 일찍이 담아 낸 발레 영화의 대명사. 영국 새들러스 웰스 발레단의 실연 장면들은 색채와 음악에 있어 호평을 받았는데,특히 동명의 안데르센 동화를 차용한 창작극 '분홍신'의 장면이 대표적이다.

길선영 프리랜서 통번역가

길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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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1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Almost Blue] 영화 <본 투 비 블루 Bone to be blue>를 들으며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사랑도, 연애도, 그것도 [뜨거운 것이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았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가족관을 뒤바꾸는 새로운 가족 개념과 여성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7 Summer (통권 2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6월 1일 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꿈 우아한 세계 오늘도 사회의 전쟁터에서 귀가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에게 가정(home)이라는 진정한 안식처를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사랑한다는 말에 수식어는 필요 없다 [오직 그대만], 영화부산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고 말할 때 화려한 수식어들은 방해만 될 뿐이다.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여 교수의 은밀한 매력 그 일관된 방식에 결국 관객은 설득되고 그들이 가진 은밀한 매력을 곱씹어 보게 되는 것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어느 특별한 휴가 투쟁의 서사는 처절하다. 농성이 길어지면 희망도 사라지고, 노동자들의 하나된 목소리는 갈라지고, 각자의 신념은 생활 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름 모를 노동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축 늘어진 어깨가 유독 눈에 들어오게 될 때, 이란희 감독의 <휴가>(2021)가 시작한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곳이 없는 노동자들, 아직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는 해고노동자들이 한데 섞여 밥을 먹는다. 투쟁의 날들이 길어질수록 노동자의 삶이 파괴되어가는 건 아닐까 고민할 때쯤 한 해고노동자가 ‘휴가’를 가기로 결정한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18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도시의 마지막 구원자] 그 복잡한 지옥도 속에서 색소폰은 여전히 귓가를 헤맨다. 이 밤을 서성이는 고독한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낮은 음성으로.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폐허의 세계에 던지는 물음 [일대일], 영화부산 <일대일>은 직설화법의 물음을 통해 폐허의 세계를 ‘일대일’로 응시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브리짓존스의 영화읽기. 2015년 4월 23일 이웃집 토토로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때면 토토로가 살고 있는 숲속으로 한번 빠져보심이...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나의 결혼원정기 라라의 망명소식을 듣고 과수원길을 한걸음에 내달리는 만택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가슴 따뜻하게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Asia Movie File 수취인거부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수취인거부 그러나 50년을 묵혀둔 그리움의 연서는 어떤 형태로든 그 대상에가 닿지 못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성장한다는 것은 미쳐가는 거야 [안개 속의 풍경] 입맛에 맞게 잘라내고 없애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롱테이크 촬영은 인생과 닮았다.
2008 Summer (통권 26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7월 29일 OST에 빠지다, 영화 [그녀에게] Hable Con Ella, Talk To Her “사랑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소공녀>, 행복하냐고 묻지 마라 이 여행의 시작을 미소가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하지 마라.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20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산 아래 숨은 사랑의 노래들] 영화 <쉘부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 Cherbourg>을 들으며
리뷰, OST & 맛집. 2017년 1월 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다시, 새로운 희망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그 원 부대의 장렬한 최후를 바라본 라더스 제독의 나지막한 읊조림. 그들의 포스는 곧 저버릴 수 없는 대의와 희망이었다.
필름리뷰 먼지와 재, 그리고 다시 집으로 두 가지 의미의 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축복의 집>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느 가정의 붕괴를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가옥에 빗댄 영화다. 공장 노동자이자 야간 식당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주인공 해수(안소요 분)는 새벽녘에야 겨우 집에 들어가 오래된 배관에서 녹물이 섞여 나오는 물로 먼지와 땀자국을 씻어낸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해수의 비바람을 막아줄 가정과 가옥의 부재는 선명하게 포착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단 한편의 시(詩) - 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목숨과 바꾼 미자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필름리뷰 없는 부산, 하지만 있을법한 <뜨거운 피>는 1990년대 부산의 작은 포구 ‘구암’에서 벌어지는 건달들의 이권 싸움과 그 한복판에서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묘사한다. 그런데 영화 속 사건들이 벌어지는 구암은 특이한 공간이다. 부산에 속해있는 항구 동네이지만 사실은 영화만의 가상공간이다. 이런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이라는 지명을 명확히 언급하면서 만들어낸 장소이기에 여타 다른 가상의 지명과는 달리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왠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그런 실체감 있는 장소로 다가온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사랑, 경계를 넘어설 용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우리는 그 고민의 흔적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감정을 끄고 켤 수는 없으니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가 처음으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의 집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될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진아에게 묻는다. 이 집은 왜 이리 싸냐고.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귀신이 나온 집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엉뚱한 농담과 쓸쓸한 진실, 사려 깊은 거짓말이 뒤섞인 저 말이야말로 어쩌면 진아의 본모습이 아닐까.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뉴스, BFC 뉴스. 2016년 11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비명조차 집어삼킨 악몽의 밤 <맨 인 더 다크>] 어둠의 심연 너머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공포는 곧 베일에 싸인 맹인의 정체에 관한 호기심과 결부되어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픈 도둑들의 심장을 옥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인터스텔라]의 철학, 무엇을 말했나? 우리가 재미로 즐기는 영화 속에 스며들어있는 서구의 정신세계를 흥미롭게 관찰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는 인문학적 시선의 해석과 도전을 기다리는 작품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레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레토>는 가끔 소름 끼치게 정교한 영화 형식을 경유해 음악의 속성에 닿아 가는 용감한 영화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