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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 글 ·
  • 작성일2020. 12. 11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고함 소리가 귀를 때리고,맑은 하늘과 대조되게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시야에 들어오는 차체는 위협적이다.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위협적이다. 몇 년 전 지하철에 투신하려다 실패한 어떤 글 쓰던 사람이 생각나서였으리라. 그는 끝없이 떠오르는 문장들 때문에 펜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꿈을 꾸면서도 글을 썼고,대화하면서도 글을 썼다. 나는 그가 몸을 던지던 순간을 보지 못했지만 만약 지금 차체를 향해 가볍게 몸을 날리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집스럽게 끝을 모으고 있는 내 발을 내려다보자,오래 전 보았던 그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르며 가라앉는다 묵직하게
 

동명의 안데르센 동화를 차용한 파월(M Powdl)과 프레스버거(E.Pressburgur)의 영화  


예술혼과 개인적 삶 사이에서의 양자택일과 양자합일
 

표면적으로 영화는 춤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신인 발레리나 빅토리아 페이지와 그녀를 완벽한 자신의 뮤즈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발레단장 보리스 레먼토프,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뛰어난 작곡가 줄리 안 크라스터 사이의 드라마다.
 

”왜 춤을 추냐”는 자신의 질문에”당신이 살아가는 이유와 같다’고 대답하는 빅토리아에게서 춤에 대한 열정을 본 보리스는 발레단 스태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를 프리마 발레리나로 세워 안데르센의 동화를 기반으로 한 자신의 발레극’분홍신’을 성공시킨다. 장장 20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해 실제 발레극 '분홍신의 공연을 삽입한 이 씬은 그 자체로도 이미 훌륭한 하나의 작품이면서 영화 내용의 축소판이기도 한데,단연코 영화〈분홍신〉 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이 획기적인 연출은〈분홍신〉이후의 작품들에 완성도 높은 막간극을 삽입하는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1940년대의 것으로 믿기 힘든 몽환적인 편집 기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묘하게 흐리며 마치 홀로그램과 같은 효과를 내는데, 이는 발레리나로서의 삶과 평범한 여자로서의 삶을 오가며 고통 속에서 춤추는 주인공 빅토리아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격이다
 

극중 빅토리아의 데뷔작인’분홍신은 그녀를 단 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을 뿐 아니라 같은 작품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천재 작곡가 줄리안과 사랑에 빠지게도 한다. 그러나 빼어난 두 젊은 예술가의 사랑은 예술이 신성한 종교와 다름없다고 믿는 보리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여기에서 양자택일의 긴장이 시작되는데,이 설정은 원작 동화 속의 카렌이 교회(기독교적 상장)에 분홍신(쾌락과 유흥의 상장)을 신고 갔다가 저주에 걸리는 장면과도 닿아 있다.
 

발레극 ‘분홍신’의 공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보리스와 줄리안은 빅토리아를 각각 예술과 사랑 이라는 앙극단의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원작 속 카렌이 붉은 수염의 병사에게 분홍신의 저주를 받은 후 종교적 가치와 개인적 쾌락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춤을 춰야 했듯, 영화속 빅토리아 역시 보리스를 통해 발레극’ 분홍신을 공연한 후 예술적 성장과 여자로서의 사랑 사이에서 끝없이 고통 받게 되는 이유다-. 발레리나로서 살아가려면 줄리안과 영원히 이별해야 하고,줄리안의 아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발레 무대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타무용수로 발레단에 남을 것인지,발레리나가 아닌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로 살아갈 것 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주어진다. 처음의 선택은 사랑이었다 그러나 춤추지 않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그녀는 남편이 새로운 작품의 초연을 갖는 날 보리스를 만나 다시 '분홍신의 무대로 돌아가려 한다 마치 원작 동화 속 카렌이 다시는 신지 않겠다며 장 속 깊이 넣어두었던 분흥신을 잊지 못하고 꺼내 들었듯, 빅토리아 역시 토슈즈를 벗을 수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 양자택일의 순간은 바로 다음 장면에서 일어난다 빅토리아가 무대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줄리안은 자신의 초연마저 포기한 채 빅토리아를 찾으러 오고,발레를 그만두지 못할 거라면 그녀와 헤어지겠다고 선언한다. 이제 빅토리아는 분홍신의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극단 사이에 선 빅토리아,그리고 두 번의 선택
 

두 번째 선택은 달리는 기차에 뛰어드는 것. 두 삶에 작별을 고하고,남편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면서 그녀는 ‘분홍신을 벗겨 달라’고 부탁한다 이 장면에 이르러 빅토리아는 더 이상-양자택일의 기로에서 고통 받지 않는다. 죽음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마치 부드러운 쥬떼(jete) 동작을 연기하듯 기차로 뛰어드는 순간, 그녀의 삶은 예술 그 자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죽어서야 토슈즈를 벗으며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던 빅토리아와 두 발목을 잘라낸 후 겨우 고통에서 놓여날 수 있던 동화 속 카렌,심지어 발목을 자르지도 못한 채 목사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은 후에야 분홍신을 벗을 수 있던 발레극 ‘분홍신’의 카렌은 닮아 있었다 예술과 개인의 삶이 양자합일을 이루는 순간이다 달리 말하면 현실의 삶이 예술에 종속되고 만 것이다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그랬을까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직접 불렀던 노래의 내용과 닮은 삶을 살다 간 예술가들이 어디 한둘이 던가.
 

빅토리아는 죽음의 강을 건너갔지만 발레극 '분홍 신은 빅토리아의 자리에 토슈즈를 세운채 계속된다 이미 카렌이 된 빅토리아는 물리적인 무대에 서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발레리나들은 보이지 않는 카렌과 함께 끝없는 춤을 춘다,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동화 속 카렌이 발목을 잘라내는 잔혹한 형벌 끝에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구원을 받았듯,빅토리아는 죽음 후에야 비로소 예술 속에 영원히 머무는 구원에 도달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의 카렌과 빅토리아를 위하여
 

한 때 영화를 쓰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내 곁에는 역시 예술가를 꿈꾸는 멀거나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이 백수가 되고, 다른 몇은 비참해 지고,또 하나는 기어이 미쳐버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 발짝씩 도망쳤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 영화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떠올리면 영화 속 피안은 단지 피안일 뿐이었다…. 다시 새로운 기차가 기적을 울리고,나는 왠지 몇 년 전 지하철에 투신하려다 실패했던 어떤 글 쓰던 이를 다시금 생각한다 그 사람 어쩌고 있으려나
 

영화 소개 <분홍신> (The Red Shoes, 1948)
감독: 마이쿨 포웰, 에머릭 프레스버거 출연: 안톤 월브룩, 마리어스 고링, 모이라 쉬러 시대적으로 고전에 속하는 <분홍신〉은 1948년에 제작된 발레 영화로 ‘인간 예술가의 아이러니-평범한 행복과 예술적 성취의 양립 불가함-를 건드리고 있다. 누구도 닿지 못한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열망, 그 과정에서 그 자신은 파멸을 맞고 그제야 예술에 스며들어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예술에의 강박증을 일찍이 담아 낸 발레 영화의 대명사. 영국 새들러스 웰스 발레단의 실연 장면들은 색채와 음악에 있어 호평을 받았는데,특히 동명의 안데르센 동화를 차용한 창작극 '분홍신'의 장면이 대표적이다.

길선영 프리랜서 통번역가

길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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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리뷰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부산과 이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두 번의 죽음과 사랑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장해준(박해일 분)의 아내 정안(이정현 분)이 있는 도시이면서 해준이 부산을 떠나 정착한 도시 이포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무진을 떠오르게 하는 안개의 도시로, 마치 무진이 그러한 것처럼 전국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것을 결합해 탄생한 가상의 도시다. 예를 들어 서래(탕웨이 분)가 해준과 재회하는 수산시장은 마산에서, 두 번째 남편 임호신(박용우 분)과 함께 지내던 초호화 펜션은 남해에서 촬영되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뉴스, 웹툰. 2016년 12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여선생 VS 여제자 초등학교 시설 친구들에게 전화기를 돌려보게끔 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그린 북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린 북>의 세계에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다. 그리고 선들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영화 속에서 존재한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른살의 성장영화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살인의 추억 저열하고 폭력적인 80년대를 추억하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델마>,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을 담은 <델마>는 차갑고도 뜨거운 영화다.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클로즈업,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 <잔다르크의 수난>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이파네마 소년 바다, 부유하는 기억의 공간 관습적인 멜로드라마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필름리뷰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의 이야기 한국의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영화가 <바람>이 아닐까 싶다. 싸움깨나 한다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폼을 잡고 다니지만 실상은 어디 가서 한 대 얻어맞지 않으면 다행인 짱구(정우 분). 짱구는 집에서는 엘리트 형과 누나에 치여 골칫덩이로 엄한 아버지의 눈치를 보지만 또 누나나 엄마 앞에선 허세와 오버가 상당하다.
뉴스, 웹툰. 2016년 8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용서는 가능한가. 변화는 가능한가.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감정을 끄고 켤 수는 없으니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가 처음으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의 집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될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진아에게 묻는다. 이 집은 왜 이리 싸냐고.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귀신이 나온 집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엉뚱한 농담과 쓸쓸한 진실, 사려 깊은 거짓말이 뒤섞인 저 말이야말로 어쩌면 진아의 본모습이 아닐까.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리뷰, FILM REVIEW. 2017년 2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도착한 미래, 유예된 현재 <컨택트>]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못 점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빌어 서로의 존재를 탐문하려 하였던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는, 루이스가 외계종족으로부터 예언자이자 영매로서 선택받게 된 이 환영적 체험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바람의 파이터  나라사랑의 마음을 더 품어준 영화인것 같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영화였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1월 1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들으며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죽음을 시청하는 자 누구인가 [더 테러 라이브]  죽음으로 귀결되는 이 마지막 호소의 목격자인 관객은 그 응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거기에 전이의 여부가 달려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8일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 - 뜨겁고도 차가운 풍경 길 위로 밀려나고 뛰쳐나온 청춘들에게는 저마다 아픈 구석이 있을 테다. 사연을 딱히 묻지 않아도...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