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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 글 ·
  • 작성일2020. 12. 14

김다영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쉬안화의 2011년작〈심플라이프>는 감정이 더디게 쌓여가는 드라마다. 종종 감상적인 선율이 사건을 극적으로 고조시키기도 하고,전체적으로 빛 바랜 톤이 아련한 정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며,페이소스를 자아내는 인서트들 - 사막,빈 벤치와 같은 쓸쓸한 정경 등 - 이 정확히 제 자리에서 감정을 떠받치고 있긴 하지만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유머가 영화 곳곳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으며 균형을 유지한다. 게다가 인물들 중 누구도 제 입으로 감정을 고백하는 순간이 없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영화의 모든 쇼트가 어느 것 하나 낭비되는 것 없이 보는 이의 가슴을 무겁게 끌어 내리는 중력으로 작용한다.
 


조심스럽고도 섬세하게
영화는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공 로저(유덕회)가 60년 동안 로저 집안을 돌보아 주었던 식모 아타오를 회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영화 초반은 다소 전형적인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인물들은 한 발짝씩 전형성에서 비껴서 있다. 식재료를 고르는 아타오의 모습은 지나치게 정성스럽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시대착오적이라서,그녀를 지켜보는 상인들은 폭소를 참지 못한다. 로저의 무뚝뚝함은 다소 기능적인 설정으로 보일 정도다. 이후에 두 사람의 관계의 변화를 보다 극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듯 로저는 식사 내내 아타요와 단 한 번도 시선을 교환하지 않는다.
감정 과잉의 상태로 치닫지 않기 위해, <심플라이프>는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신을 쌓아간다. 로저는 불현듯 당신 존재의 크기를 깨달았다는 듯 성급하게 아타오를 찾아가지는 않는다. 영화는 로저가 없는 아타오의 시간을 풀어놓는다. 낮에는 물리치료를 받고,밤에는 로저가 그랬던 것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기도 하고,현지인보다 저렴하다는 외국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외출을 한다. 열정적인 헌신이라기보다 생활과 적당히 타협해 가며 이루어가는 만남들인 셈이다. 이들은 간만의 재회 후에 아타오의 소지품을 함께 정리하면서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복기해 나간다. 낡고 바랜 사진 한 장, 어린 로저를 업고 다녔다는 표대기, 향수를 일으키는 옛날 비누, 추억의 소품들은 너무나 평범하고 진부해서 오히려 더욱 진실해 보인다. 옛 생각에 잠긴 아타오를 바라보는 로저의 표정은 두드러지는 드라마가 없는 이 영화가 보다 섬세한 감정을 주조해 내기 위해 배우에게서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일례다.
 

공간의 활력에서 고독까지,다층적 드라마 구성
인상적인 씬이 하나 있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소란스럽게 아타오와 한담을 나누는 장면의 카메라는 공간의 활력에 떠밀려 멈춰 있을 줄을 모른다. 그러나 모두가 돌아가고 로저만 혼자 남게 되자, 카메라는 기둥 뒤에 붙박인 채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숨죽여 들여다본다. 로저는 한 동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물이 끓는 소리를 듣고 자리를 뜬다. 로저마저 떠난 텅 빈 공간은 고독으로 수렴된다. 붉은 백열등 조명으로 채색된 로저의 거실은 하얀 자연광으로 환하게 빛나던 한낮의 집안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고요해 보인다.
아타오를 돌보려는 로저의 의지는 60년동안이나 함께 해온 준(準)가족에 대한 책임감의 발로와 고독으로부터의 자구책 사이를 서성인다. 이것이〈심플 라이프〉의 드라마를 더욱 다층적으로 만든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고독과 투쟁하는 사람들이다. 어미를 원망하기도 하고, 거리에서 여자를 사기도 하고, 병든 딸을 돌보기도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드라마적인 순간은 요양원의 비 전문배우들의 얼굴을 비출 때 찾아온다. 엽덕한과 유덕화가 민낯으로 열연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얼굴은 너무나 배우의 그것이다. 70을 넘긴 것으로 설정된 아타오의 얼굴은 본래 역할이 요구하는 것 보다 10년은 젊어 보이고 생기있어 보인다. 홍콩영화 굴지의 스타 유덕화 역시 아무리 후줄근한 옷을 입고 다녀도 그가 출연했던 술한 영화들 그 속에서 장식처럼 빛났던 스타의 얼굴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이들의 말쑥한 얼굴 틈으로 진짜 노인의 주름지고 검버섯 핀 얼굴이 침범할 때 순간적으로 배우와 비배우가 혼동되기까지 한다.
 


세상 어딘가 있을지도 모르는 이상적 관계에 대한 믿음
아타오와 로저의 관계가 친모와 그의 관계보다 친밀해 보인다고 해서, 아타오가 로저의 가족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례로 아타오는 로저 집안사람들에게 지나치달 만큼 예의가 바르다 수년 전 로저만 홍콩에 남겨두고 모두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바람에 사이가 소원해진 탓도 있겠지만, 물 한 모금 먼저 마시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다 아타오는 때때로 소녀처럼 깔깔거 리지만 로저의 금전적인 호의만큼은 부담스러워한다. 신년을 맞아 로저가 찾아가는 곳도 아타오가있는 요양원이 아니라 진짜 가족들이 있는 미국이다. 두 공간의 대비는 영화에서 가장 마음 아픈 장면 중 하나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일가가 모여 왁자지껄한 로저의 공간과 맥없이 돌아 가는 환풍기 초점 잃은 눈으로 의자에 파묻혀 있는 노인을 차례로 비추는 아타오의 공간은 전화선만큼이나 가늘게 연결되어 있다.
무엇보다 로저는 홍콩의 성공한 영화 제작자다. 그는 쉴새 없이 업무 전화에 시달리고 며칠 간격으로 홍콩을 떠나 본토를 오가야 하는 처지다. 꾸준히 요양원을 방문해 아타오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날이 갈수록 그에게 버거워질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육체는 당연한 수순처럼 쇠락해가고 있다. 언제나 단정한 차림으로 주변을 정돈하며 살았던 그녀도,단 한번도 먼저 요구하는 법이 없었던 그녀도,긴 병 앞에서는 예외 없이 품위를 잃어간다는 데서 진짜 현실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타오는 어린 아이처럼 거위간 국수가 먹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하고,쓰레기통으로 걸어 가는 로저의 어깨가 큰 한숨으로 들썩이는 바로 다음 순간 돌아서는 그의 표정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러고 난 뒤 바로 영화는 구급차에 실려 가는 아타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타오의 품위를 지켜주기 위해서 가혹하지만 현실적인 시간들을 생략해 버렸다. 이는 앞서 아타오가 중풍으로 쓰러지던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잠긴 집안에서 홀로 고통스러워하는 아타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평온하게만 보이는 아파트 외부를 오려다 보는 로저의 모습을 보여준다.
혹은 이렇게도 말해볼 수 있을 것이다. 로저를 사려 깊은 보호자로, 아타오를 사랑스러운 친구로 남겨둠으로써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르는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믿음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시도일 거라고 품위를 잃지 않고 산다는 것, 혹은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은 갈수록 품위를 지키며 살기가 힘들어지고 영화는 우리들의 두려움에 정면으로 부닥치기 보다는 에둘러 말하고 보듬어 나가고 있다. 우리들은 이제 찾아오는 이 하나 없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수번의 새해를 요양원에서 홀로 보내는 노인의 모습이 각박한 도시괴담이 아니라 르포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 번의 변주로 이야기되는 삶과 죽음
영화의 마지막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도가 있다 바깥에서 로저의 집 창문을 올려다 보는 쇼트가 그것이다. 첫 번째는 아타오가 쓰러진 직후 두 번째는 고교동창들과 회동하고 그들이 떠난 후. 아타오의 장례를 치른 후인 세 번째가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를 이룬다. 로저가 아파트로 향하는 동안 아타오의 환영이 마치 살아있을 때처럼 창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얼핏 이 쇼트는 습관처럼 아타오의 배웅을 기다리는 로저의 순간적인 착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죽음 이후를 그리는 많은 영이 이런 방식으로 남겨진 사람의 심리를 묘사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쇼트의 배열이 이상하다. 아타오가 창가에서 사라지고 창문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로저가 고개를 들어 창을 바라보는 쇼트가 이어지는 것이다. 착시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아타오와 로저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것처럼,이 집에서 누군가의 존재가 지워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처럼. 같은 정경이 세 번 변주되는 동안,우리는 죽음으로도 잊힐 수 없는 사람과 남겨진 이의고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김다영 월로씨 같은 어른이 되고 싶은 독학자. 약간의 확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 직관으로 건져낸 단어들을 가지고 글 쓰고 싶다. 가끔은 좋은 글을 쓰고 대체로 나쁜 글을 쓴다. 그런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로 활동했다.
 

김다영 월로씨같은 어른이 되고 싶은 독학자, 약간의 확신, 물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 직관으로 건져낸 단어들을 가지고 글 쓰고 싶다. 가끔은 좋은 글을쓰고 대체로 나쁜글을 쓴다. 그런 건 나도 어쩔 수없는 일이라는 걸 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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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차라리 시가 되자 박배일의 <사상>(2021)은 통 매끄럽지가 않다. 무시로 흔들리는 카메라,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필터 씌운 합성 이미지 등으로 여기저기가 생채기다. 온통 찢긴 흔적들로 처연한 모습이다. 간간이 들리는 괴기스런 음향도 상처 입은 자리에서 나는 신음 소리 같다. 마치 거론되는 현실 곧 자본과 공권력으로 파괴된 ‘사상(구)’ 공동체 마냥 모든 것이 중심 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폐허의 형상, 다만 분산되고 흩어진 이미지 조각들만 서로를 간신히 붙들고 있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악귀(惡鬼)들의 전성시대 <아수라>] <아수라>의 군상들은 너무도 추악하고 비루하여 차마 외면하고픈 우리네 사회상의 음울한 민낯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이파네마 소년 바다, 부유하는 기억의 공간 관습적인 멜로드라마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너는 내운명 교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영화의 제일 큰 재미를 이 영화는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기적을 행하는 마리오네트 레오 카락스 감독의 무려 8년 만의 신작이다. <아네트ANNETTE>(2021)는 그의 영화답게 한 번에 쥘 수 없는 현현한 감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 이것이 그의 첫 뮤지컬 영화라는 점과 별개로 이전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기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전작 <홀리모터스Holy Motors>(2013)에서 다루었던 영화라는 매체 탐구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볼 수도 있는 영화다.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천재에서 거장으로 [퍼시픽 림] 지금은 우리 모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새로운 세계를 그저 맘 편히 즐겼으면 한다. 어둡고 음울했던 시절의 괴이한 섬세함 대신,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상상력을 펼치는 사내의 세계를 말이다. 
리뷰, OST & 맛집. 2017년 1월 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다시, 새로운 희망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그 원 부대의 장렬한 최후를 바라본 라더스 제독의 나지막한 읊조림. 그들의 포스는 곧 저버릴 수 없는 대의와 희망이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리뷰, FILM REVIEW. 2017년 2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도착한 미래, 유예된 현재 <컨택트>]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못 점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빌어 서로의 존재를 탐문하려 하였던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는, 루이스가 외계종족으로부터 예언자이자 영매로서 선택받게 된 이 환영적 체험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친구는 언제나 낯선 사람들이다 영화는 항상 친구를 필요로 해왔다. ‘친구’라는 이름을 표방한 영화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필름리뷰 7080밴드 ‘우담바라’의 현재 부산이 가장 부산답게 담긴 영화를 찾기는 어렵다. 대체로 공간보다 배우의 화려한 존재감이 먼저 인식되거나, 어색한 사투리에 훈수 두기 바빠지는 탓이다.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악사들>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부산에서 7080음악을 하는 중년 밴드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산시민이라면 익숙한 건물과 거리가 즐비하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글로벌 경제위기가 충격한 보통의 삶 <라스트 홈>] “부동산에 감정 따위를 두지 마. 그건 그저 커다랗거나 작은 상자에 불과할 뿐이야.”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성장한다는 것은 미쳐가는 거야 [안개 속의 풍경] 입맛에 맞게 잘라내고 없애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롱테이크 촬영은 인생과 닮았다.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2008년 9월 25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목부터가 두 주인공의 만만치 않은 대결구도를 가늠케 한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연애의 목적 여자는 희망한다. 둘의 새 출발을.. 남자는 알았다. 자신이 제비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에게 반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뉴스, 웹툰. 2017년 1월 17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_웹툰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겨울을 나는 방법 <러브레터> 영화를 본 이후 나의 쓸쓸하던 마음 역시 구원되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무엇이 우리를 윤리로 이끄는가 <더 포스트> 하나의 숭고한 선택의 저변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희생이 있는가. 여전히 들여다봄직한 고민이다.
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모르는 셜록 홈즈 <미스터 홈즈>] 아마도 셜록 홈즈 만큼이나 대중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공의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자신이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을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남극일기 어느 정도 영화를 이해하고 좋아했는지를 떠나 한 가지 확실하게〈남극일기〉를 통해 전달받은 메시지가 있다면,지나 친 욕망의 끝에 남는 건 허무함뿐 이라는 것이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두 남자의 짜릿한 일탈 쏜다 현실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승리자이기를 마음속으로 되 뇌어본다.
그린 북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린 북>의 세계에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다. 그리고 선들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영화 속에서 존재한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6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목소리의 정체 <네루다> 오스카는 감독의 상상력의 산물이니, 실존인물 네루다의 문학과는 무관하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망각의 정치학, 기억의 영화 시학 “세계는 사라졌다, 내가 널 데려다 줘야 한다.(The world is gone, I must carry you.)” 이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후회하지 않아 낯설지 않은 퀴어영화〈후회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