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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 글 ·
  • 작성일2020. 12. 14


이선정 국제신문기자
 

'하안거탑' 때부터 였던 것 같다. 드리마에서 악역에게 이유가 있게 된게. 그전까지는 악역은 단순한 악역이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우는 캔디 같은 주인공을 괴롭혔다. 집안으로 보나 뭐로 보나 자신보다 훨씬 스펙미 달라는 주인공을 가만두지 못했다. 수시로 음모를 꾸미고 덫에 빠뜨렸다. 그런 악역은 관객들을 공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드라마는 항상선 아니면 악, 모 아니면 도였다.
 

그런데 하얀거탑에서는 역설적이게도 주인공이 악역이었다. 극 중 외과의 장준혁(김명민)은 외과 과장이 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쓴다.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든든한 빽을 위해 병원장 집 딸과 결혼을 했고, 윗선 실세들에는 충성과 선불을 바치며 수시로 비벼 댄다. 그런데도 이런 뻔뻔한 악역에 시청자들은 빠져들었다. 왜? 그는 머리만 좋았던 가난한 집 출신 '개천의 용'이었기 때문이다. 장준혁의 악행에 대한 반응은 도리어 이렇게 나왔다. 저게 뭐가 나빠? 살아보겠다는 건데,성공하겠다는 건데,그래서 시골에 계시는 평생 고생만 하신 노모를 편히 모시겠다는 건데 뭐가 잘못이냐고?
 

이유 있는 악역
 


그 이후로 드라마의 관습은 바뀌었다. 악역에게도 이유를 주기 시작했다. 요즘 방영 중인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에서도 악역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주인공 남나비(염정아)를 궁지로 몰아넣는 친구 윤설아(윤세아)는 알고 보니 남나비 때문에 목숨을 버린 친오빠의 복수를 하는 중이었다. 친오빠도 잃고 그 충격에 유산까지 해버리자 여주인공을 파멸로 이끌기 위한 계획을 실행 중이다. 정도가 심하긴 해도 그래도 시청자의 동정을 얻어내고 있다.
 

이처럼 단편적인 선과 악의 구도에 균열이 간 건 한국 드라마뿐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잘생긴 배우 벤 에플렉이 주연 감독하고 더 잘생긴 배우 조지 클루니가 제작을 맡은 영화<아르고>는 그런 점에서 참신하다.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영화제 기간에 보려고 했으나 매진돼 못 보는가 싶었다. 다행히 개봉해 겨우 볼기회 잡았는데 못 봤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아르고〉에서도 악역이 등장한다.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에서 늘 등장하는 절대 '악의 축' 이란이 악역을 맡았다. 그러나 영화는 단선적이지 않다. 테러를 감행한 이란에 맞서 미국이 영웅적으로 대처한다는 기본 뼈대는 이전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같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다르다 악역에 이유를 줘가며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래서 종국에 관람객은 악의 축은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아닌가 헷갈려버린다.
 

헐리우드식 긴장의 연속,그 속에서의 선과 악
 

<아르고>는 미 중앙정보부 (CIA) 역사상 가장 영리했던 작전으로 칭송 받고 있는 '아르고 작전'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때는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니 1951년으로까지 더 올라가야 한다. 영화 초반에서 내러티브는 195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사진까지 보여주며 친절히 배경 설명을 해준다.
 

1951년 이란에서는 반외세 민족주의자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집권했다. 모사데크 총리는 석유를 국유화하는 등 민중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다. 석유자원 확보라는 꼼수가 있어 이를 아니꼽게 봤던 미국은 친미주의자를 이용해 1953년 쿠데타를 일으킨다. 쿠데타가 성공하자 미국은 이전 모사데크와 대립해 측출 당했던 팔레비를 국왕으로 등극 시켰다. 친미주의자 팔레비는 온갖 폭정을 일삼으며 국민을 억압한다. 참다 못한 민중이 1979년 이란 혁명을 일으키자 팔레비는 쫓겨난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미국의 비호를 받고 국외로 탈출한다. 성난 이란 군중은 미국에 팔레비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테헤란에 있던 미 대사관을 점령해 미국인을 인질로 삼는다. 미국 정부는 팔레비를 내놓으면 이란처럼 친미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테러 리스트와 협상은 없다고 맞서면서도 뒤로는 탈출 작전을 감행한다.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인질로 잡힌 직원 외에 대사관을 빠져나가 캐나다 대사관저에 숨어 있던 6명의 직원이 있었던 것이다. 대사관 내 인질로 잡혀 있으면 미국과 정치적 협상이 끝나지 않은 이상 목숨은 부지할 수 있다. 하지만 대사관 직원 명단을 입수한 이란 군중이 6명의 직원이 사라진 걸 아는 건 시간문제고,시내 어딘가에 있을 이들을 잡아 죽이는 일도 시간문제였던 것이다. 이들 6명을 탈출 시키기 위해 CIA구출 전문요원인 토니 멘데스(벤 에플렉)가 투입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토니는 우연히 영화<혹성탈출>을 보고 구출작전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캐나다 SF영화제작자로 변장해 로케이션 촬영을 빌미로 테헤란에 잠입해 이들을 빼내오기로 한 것이다. 그가 만들려던 가짜 영화제목이 바로〈아르고〉다. 6명의 대사관 직원들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시켜 촬영 답사를 한 뒤 이란을 빠져나간다는게 시나리오였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는 아군도 철저히 속여야 했다. 토니는 할리우드로 날아가 제작 스태프를 포섭하고, 배우도 캐스팅하며, 심지어 영화 제작발표회를 열어 버라이어티지에 이런 이런 영화를 찍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도 실리게 한다.
 

진짜 손에 땀을 쥐게 하는(표현이 너무 관습적이었나?) 긴장은 테헤란에서 일어난다. 캐나다 대사관 관저에서 6명의 직원과 접촉한 토니는 겁에 질린 이들을 데리고 시내 시장으로 로케이션 촬영 답사에 나선다. 실제 촬영 답사를 해야지만 영화촬영을 허가해준 이란 정부(문화부)도 속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난 군중들은 미국인처럼(실제로는 미국인이지만 생긴 이들을 보자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우리는 미국인이 아니라 캐나다인이에요"라고 아무리 주장을 해도 군중의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팔레비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고 한 사내가 고함을 치자 시장군중은 더욱 격앙된다.
 

공항까지 이들을 뒤쫓는 이란혁명군과의 추격전 끝에 간발의 차이로 이란의 영공을 벗어나자 "아!" 하는 감탄사가 객석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영화는 테러리즘을 소재로 한 미드'241'가 연상되듯 긴장의 연속이다. 24가 40분짜리 24편을 뒷편이 궁금해서 잠도 못 자고 봐야 하는 괴로움을 안겨주었다면 아르고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 스토리를 압축해 담아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미국을 영웅시하기보다 그냥 '역사'를 담담히 바라보는
 

<아르고>와 <24>는 소재는 테러리즘으로 같지만 말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24>는 테러리스트와 이에 맞선 구국의 영웅이라는 단선적 구도(여타 할리우드 영화처럼)이지만〈아르고〉는 누가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구도 속에 관객을 몰아넣는다. 성난 이란의 군중이 남의 영토나 다름 없는 대사관에 들어가 인질극을 벌이고 탈출한 직원들은 죽이려고 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악역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이들이 왜 이러는지에 대해 영화는 더 주목하게 만든다. 친절히 설명(초반 내러티브)까지 해준다. 분명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선과 악을 구분 짓고 선이 악을 응징하면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폭력적이기까지 한 일방적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성은 이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시발점은 민중을 억압한 친미주의자 국왕이었고 그를 비호한 미국이었다. 미국에 맞서기 위해 이들은 인질극을 벌였다. 이 질문은 이 사건에 그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1 년 9.11 테러 사건의 잘못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있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자원을 빼앗기 위해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고,살던 땅을 강제로 빼앗은 이를 옹호하는 미국이 원인을 제공하긴 했다. 그렇다고 영화는 이란 군중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명분은 있지만 이들은 동시에 민간인이기도 한 대사관 직원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표면적 주제는 30년 만에 공개되는 CIA의 영화 같은 탈출극이지만 아르고는 구출작전을 성공 시킨 미국을 영웅시하기보다 그냥 '역사'를 담담히 바라보게끔 한다. 전 세계의 리더이며 승리자인 미국을 찬양하는 프로파간다 영화가 일색이었던 할리우드에서 이렇게 조금은 객관주의적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신선한 변화인 것 같다.
 

영화는 이렇게 악역에도 이유를 부여하며 선과 악의 이면을 충분히 공감시켜준다.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니,테러리스트니, 악의 축이니,이런 거시적 화두뿐이 아니다 우리 인생도 돌아보게 한다. 영화처럼 상대적이다. 나는 선이고 악이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닐 것이다




이선정 1999년 국제신문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문화부 편집부 등을 거쳐 지금은 생활 레저부에서 여행 맛 여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초짜 기자 때 2년 반 정도 영화를 담당한 인연으로 아직도 영화에 푹 빠져 산다. 드라마와 영화보기를 좋아하며 문화비평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이선정 1999년 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 편 집부 등을 거쳐 지금은 생활레저부에서 여행 맛 여성 등을 담 당하고 있다. 초짜 기자 때 2년 반 정도 영화를 담당한 인연으 로 아직도 영화에 푹 빠져 산다. 드라마와 영화보기를 좋아하 며 문화비평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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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진짜 악은 누구인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Asian Network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하드보일드 클래식 壽 수 구차한 서사를 모두 덜어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런 식의 표현이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모르는 셜록 홈즈 <미스터 홈즈>] 아마도 셜록 홈즈 만큼이나 대중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공의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자신이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1월 1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들으며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후회하지 않아 낯설지 않은 퀴어영화〈후회하지 않아〉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영화 [두 개의 문] 2 Doors, 2011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사랑한다는 말에 수식어는 필요 없다 [오직 그대만], 영화부산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고 말할 때 화려한 수식어들은 방해만 될 뿐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리뷰, FILM REVIEW. 2017년 2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도착한 미래, 유예된 현재 <컨택트>]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못 점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빌어 서로의 존재를 탐문하려 하였던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는, 루이스가 외계종족으로부터 예언자이자 영매로서 선택받게 된 이 환영적 체험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른살의 성장영화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어느 특별한 휴가 투쟁의 서사는 처절하다. 농성이 길어지면 희망도 사라지고, 노동자들의 하나된 목소리는 갈라지고, 각자의 신념은 생활 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름 모를 노동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축 늘어진 어깨가 유독 눈에 들어오게 될 때, 이란희 감독의 <휴가>(2021)가 시작한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곳이 없는 노동자들, 아직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는 해고노동자들이 한데 섞여 밥을 먹는다. 투쟁의 날들이 길어질수록 노동자의 삶이 파괴되어가는 건 아닐까 고민할 때쯤 한 해고노동자가 ‘휴가’를 가기로 결정한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강적 조민호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오우삼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강적’ 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세상 가장 소중한 사랑을 담은 [마지막 선물] 가족의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를 하여도 부족함이 없건만, 알고 있어도 잘 실천되지 않은 것이 현대 우리들의 모습이다. 잃고난 후 후회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자각하게 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스토커 핏줄론(論)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 엄마의 블라우스, 아빠의 벨트, 삼촌이 사준 구두. 나는 온전히 나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단 한편의 시(詩) - 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목숨과 바꾼 미자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조폭의 시장, 무용한 비평 <조폭 마누라2>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탯줄 없는 아버지들의 세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슈퍼맨의 이야기를 써야 할 때이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어딘가에 나를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생각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2월 1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래 위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 <로스트 인 더스트>]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픈 아버지들의 바람은 그들의 땅에 스민 탐욕과 살육의 역사마저 자식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끊이지 않는 폭력의 연대기를 이루었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이파네마 소년 바다, 부유하는 기억의 공간 관습적인 멜로드라마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영화다시보기- 불교의 시각에서 본 영화 <달마야 놀자>편 조폭과 불교? 얼핏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이 결합은 조폭영화 장르 특유의 재미를 불교적 코드를 도입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기쁨 권하는 사회 [인사이드 아웃] ‘기쁨’과 ‘슬픔’이 함께 포옹하는 장면, 우리 안의 페르소나와 쉐도우가 대면하는 장면일 것이다.
뉴스, 웹툰. 2016년 6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3 컨저링2 복면작가의 Movie Think #3 컨저링2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뉴스, BFC 뉴스. 2016년 8월 2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7 터널 복면작가의 Movie Think #7 터널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켜켜이 쌓인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카페 뤼미에르>, 필름리뷰 아마도 요코는 엄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프레임을 뚫고 나간 열차는 멈추지 않고 종으로 횡으로 시간을 질러갈 것이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