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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 글 ·
  • 작성일2020. 12. 15

누군가의 고통을 본 후, 그것도 엄숙하고 잔인하게 은폐되어 있는 폭력에 의한 고통을 알고 난 뒤 그에 대해 탄식 이상의 어떤 말과 글을 하는건 내키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일이다. 영화적 문법보다 사건 자체의 무게가 더 중하고, 사실의 진위 판단보다 역사적 필요가 더 긴급하고, 영화적 재현의 매력보다 불가항력적인 고통에 대한 수치스러움이 더 강한 영화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나는 이 영화의 배경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민주화와 인간 존엄성의 관계에 대해 머리로만 끄덕일 뿐 어떤 인류적 요구를 누군가에게 해야 하는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며, 불가 항력적인 고문과 협박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못해 멍하니 정신을 놓을 뿐이니, 이 영화에 대해 값있는 평을 한다는 건 주제넘은 일 같았다. ‘아우슈비츠’가 저랬을까 비교하고, ‘벌거벗은 타인의 얼굴’이란 저런 것이구나 철학적 개념을 덧대어 보는 행위는 얼마나 값없고 힘없는 것인가. 그럼에도 지체 없이 포기하고 미련 없이 망각하려는 자기합리화는 더더욱 부끄러운 것이기에 다시 이 영화를 마주한다.
 


<남영동1985>(2012)

구타로 시작하고 폭력의 잔흔으로 끝나는
기차소리, 여러 명의 발걸음 소리, 거센 철문 소리. 1985년 9월 4일. 이어서 끝을 길게 빼는 약간 연극조의 남자 목소리, “자, 다 왔습니다.” 한 줄기 손전등 불빛이 비취고, 관객들이 인물과 배경을 가까스로 조금 알아보게 되자마자 구타가 시작된다. <남영동 1985>는 이렇게 불법구금과 구타로 시작하고 채워지며 끈질기게 남은 그 폭력의 잔흔으로 끝나는 영화다. 故 김근태 의원의 수기에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한번에 5시간 정도씩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쓰여 있다. 고문대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고문을 받은 것이 모두 열 번. 상습적이고 감정적이고 우발적인 구타는 포함하지 않은 횟수다. 13일의 금요일이던 날, 일명 ‘최후의 만찬’으로 두 차례의 전기고문을 받은 이후로는 밥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죽이나 우유에 녹인 햄버거빵 정도만 조금씩 소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26일, 비로소 남영동을 떠날 때에는 알몸으로 바닥을 기며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쓰라는 대로 조서를 쓰고 지장을 찍은 후였다. 이 영화는 고문 영화다. 고문을 보여주는데 전부를 건 영화다. 고문(拷問). 때리고 묻기의 반복. 물 담긴 욕조에 머리를 처박은 후 고문당하는 사람이 숨 막혀 목을 비트는 동안 고문하던 사람들은 세상사로 수다를 떤다. 그러다 아차, 고문 중이었지, 상체를 일으켜 세워 준 후 묻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무슨 계획을 짜고 있었던 거야?” 죽는 것보다 더한 온갖 고통을 주는 행위는 무슨 목적에서건 어떤 방법을 쓰건 고문이다. 그런데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 안보 애국 불충 앞세워 묻는 것은 정치적 고문이 다. 이 영화는 고문 앞에 무너지는 인간의 고통이라는 단순하지만 불가지한 현상에 역사적 이념적 정치적 틀이 겹겹으로 둘러싸인 영화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다, 정치적이지 않은 고문 행위가 어디 가능하겠는가. 한쪽은 생사여탈권을 가진 절대 우위에서 있는 심문자이고 한쪽은 미물처럼 비참하고 초라한 존재인데.
 

치밀하고도 세심하게 고려된 공간
“ 여기가 VIP룸이야. 말 안 듣는 꼴통 새끼들 특별 과외 수업 받는 곳이지.” 남영동 대공분실 (對共分室). 대공이라 함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자를 상대한다는 뜻이다. 또는 보안분실(保安分室)이라 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6년에 세워져 1990년대까지 시국사범(이 라 낙인찍힌 사람들)을 취조하는데 사용된 7층 건물이다. 건물의 입구가 앞과 뒤쪽 모두에 있 어, 앞으로는 경찰이 드나들고 뒤쪽으로는 잡혀 온 이들이 두건 등으로 눈을 가린 채 은밀히 끌려 들어갔다. 훤한 지상으로 올라온 고문실인 것이다. 지금은 세 개의 간판이 차례로 부착되어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여성 아동청소년 경찰지원센터’, ‘경찰청 고객만족 모니터 센터’가 그것이다. 4층은 박종철 열사 기념 전시실이기도 하다. 당시 본격적인 감금, 고문은 5층에서 이루어졌다. 숨겨진 뒤쪽 입구로 들어서면 나오는 나선형 계단은 곧장 5층으로 연결된다. 이 계단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하고, 몇 층 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게 하기 위한, 설계에서부터 치밀하게 공포와 폭력을 계산한 선택이다. 509호실은 당시 23세이던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 못 이겨 숨진 곳이고, 515호실은 故 김근태 의원이 고문을 받았던 곳이다. 이 5층의 창문들은 다른 층의 것과 달리 협소하고 긴 반투명으로 되어있다. 밖에서 보면 미학적 차원에서 변화를 주기 위한 것처럼 생각될 법도 하지만, 실은 고문을 받던 이가 자살시도를 하지 못하고, 밖으로 소리나 모습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일부러 고안된 것 중 하나다. 용산 경찰서 근처 갈월동 남영역 옆, 일반 경찰서와는 달리 지도상에서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던 곳,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고려된 고문 공간. 두개골 파쇄기, 유다의 요람, 피부 벗기기, 사지 절단 등 듣기에도 보기에도 소스라치게 잔인한 고문기구와 방법들을 중세 시대나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여러 번 봐왔던 탓 인가, 故 김근태 의원이 자세히 묘사하고 몸서리 쳤던 칠성대는 그 자체로는 별다르게 기괴하거나 무섭지 않다. 고문피해자의 몸에 고문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택해진 물고문과 전기고문은 손톱 밑에 바늘을 찔러 넣어 손톱이 다 빠지도록 하는 오래된 고문법보다 훨씬 길고 끔찍한 후유증을 남기지만 시각적으로는 덜 잔인해 보인 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고문행위였다면 시각적으로 훨씬 충격적이었을 것이고, 육체적으로도 더 실감났을 것이다. 하지만 고문기술자는 냉정을 유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고문이라는 직무에 임한다. 역사적 혼란기에 휩쓸려 이성을 잃고 광기어린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수치심까지 박탈당한 굴욕과 비참함
전압기의 다이얼을 돌리는 손과 즉각 그에 반응해 입에 물린 재갈을 꽉 깨물고, 입 가장자리로 거품이 비집고 나와 꽃을 피우고, 팔딱이는 개구리처럼 발을 버둥거리는 고문 받는자의 모습을 우리는 차근차근 지켜본다. 그리고 그 고통을 상상한다. 영화가 칠성판에서 고문이 진행 중인 순간을 재현할 동안에는 그 어떤 상상, 회상, 바깥의 모습도 끼어들지 않는다. 오직 물고문, 전기고문을 하는 사람들의 손짓, 잡담, 협박과 추궁, 그리고 그것을 오롯이 견디고 또 무너지는 육체뿐이다. 하지만 조금은 극화된 이 영화 속 주인공 김종태, 실제 고문당 한 김근태의 분신, 그가 받았을 고통의 강도를, 질감을, 무게를, 그 고통을 똑같이 직접 느낄 수 있다면, 3D 입체영화나 아이맥스나 HFR이나 심지어 4D 같은 촉각적 진동 체험까지 곁들여 아무리 지금의 영화가 현실감의 극한을 향해서 가고 있고, 관객들 역시 웃돈을 들여서 기꺼이 이들을 보러가는 시대라 해도, 그 누구도 고문 영화를 관람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예술/문화/ 기술적 경험을 위해 고문을 체험하겠다고 나설 이가 누구겠는가. 사이사이 고문자들이 쉬는 동안 김종태는 발가 벗겨진 채, 눈은 검은 밴드로 가려지고, 입에는 벨트를 물고 있고, 피부는 전기고문으로 바짝 마른 채 칠성판 위에 버려진 채 있다. 아픔과 추위,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으로서의 수치심까지 박탈 당한 굴욕과 비참함을 오롯이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짐작하고 분노한다. 그러니 고통스러운 시간은 영화의 이미지에 의해 온전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상상력이 만드는 것이고, 그 것은 결코 실제 고문을 당하는 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성의 것이니, 역시 견딜만 한 것이다. 고문 받는 자의 고난과 고문하는 자의 심리를 느꼈다고 말하는 건 그저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몸서리쳐지는 그런 동일시가 때로는 지적이거나 윤리적인 성찰을 거쳐 일종의 쾌감이 되기도 하니, 두려운 일이다.
 

묻는다. 용서는 가능한가?
한 번의 회상과 두 번의 상상, 마지막의 에필로그를 빼면 <남영동 1985>는 고문실에서만 영화가 진행되는데 반해 故 김근태의 삶은 이후 재판과 수감과 석방을 거쳐 정치활동과 죽음까지 우리들에게 공개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의 끝인가. 우리의 상상은, 이건 실화니까 하는, 조사하면 알 수 있는 것의 차원을 넘어선다. 고문 이전과 이후의 삶, 남영동의 대공분실에서 살아나왔으되 어떻게 살아냈을까, 어떻게 잊었을까,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에 대한 상상. 영화 속 디에게시스의 세상은 고문실이 거의 전부지만, 필연적으로 컨텍스트와 바깥세상을 연결시킬 수밖에 없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의 바깥은 우리가 줄지어 앉아있는 영화관에서부터 시작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묻는다. 용서는 가능한가. 어떻게, 무엇으로 가능한가. 이 질문이 성급하다면 다르게 말해 볼 수도 있겠다. 변화는 가능한가. <밀양>이 그랬고,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이 그랬다. 거울처럼 되돌려지는 얼굴, 비참함. 저들이 나의 분신이고, 저들의 눈이 내게 어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 시선을 마주치기 위해선 용기를 쥐어짜야 한다. 입 다문 목격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의자에서 일어나,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필사적으로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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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어느 특별한 휴가 투쟁의 서사는 처절하다. 농성이 길어지면 희망도 사라지고, 노동자들의 하나된 목소리는 갈라지고, 각자의 신념은 생활 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름 모를 노동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축 늘어진 어깨가 유독 눈에 들어오게 될 때, 이란희 감독의 <휴가>(2021)가 시작한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곳이 없는 노동자들, 아직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는 해고노동자들이 한데 섞여 밥을 먹는다. 투쟁의 날들이 길어질수록 노동자의 삶이 파괴되어가는 건 아닐까 고민할 때쯤 한 해고노동자가 ‘휴가’를 가기로 결정한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사랑도, 연애도, 그것도 [뜨거운 것이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았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가족관을 뒤바꾸는 새로운 가족 개념과 여성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리뷰, FILM REVIEW. 2017년 2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도착한 미래, 유예된 현재 <컨택트>]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못 점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빌어 서로의 존재를 탐문하려 하였던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는, 루이스가 외계종족으로부터 예언자이자 영매로서 선택받게 된 이 환영적 체험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29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소성리>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3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을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잊혀진 꿈의 동굴, 문성훈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소멸되지 않은 꿈의 역사 베르너 헤어조크 作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무엇이 우리를 윤리로 이끄는가 <더 포스트> 하나의 숭고한 선택의 저변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희생이 있는가. 여전히 들여다봄직한 고민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도둑들]을 중심으로 공간과 사람,차이와 무관심 영화〈도둑들〉이 홈친 것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필름리뷰 현장과 무대 나는 <블랙 팬서>를 뒤늦게 본 관객이자 대체로 어떤 영화에 관한 정보를 영화를 보기 전부터 알게 되는 일을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개봉 무렵 영화의 한 장면이 부산광역시를 대표하는 이곳저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소식은 피하기 어려웠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나와 같은 경로를 따라오지 않았을까 짐작도 하게 된다. 
필름리뷰 흐릿하고 지워진 모든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다. 심지어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겐 환희와 사랑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비극과 잔혹의 장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가 부글거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현장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 돌아올 수 없는 욕망의 바다, 영화 [황해] 황해는 돌아갈 수 없는 욕망의 바다였다. 황해를 건넌 구남은 구원은 고사하고 대 살육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2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두가 왕의 사람들 <더 킹>]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깃을 잡고, 첩보를 기획하고, 적당한 기회에 터뜨리는 일’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자 출세를 보장하는 지름길이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사상 최악의 협상극 세븐데이즈 영화 <세븐 데이즈>를 필두로 한국 스릴러 영화가 많이 제작되어 한국영화장르의 주류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이 스릴러 매니아의 한 명으로써 손꼽아 기다려진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19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리고 세상은 이토록 고독하다] 영화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을 들으며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나루세 미키오와 전후의 감각 <흐트러지다 > 절제 속의 역동을 통해 반복 안에서 차이를 발굴하려는 열의 (오즈 야스지로)와는 또 다른 곳에 나루세 미키오의 길이 뻗어나 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1월 1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벼랑 끝에 선 인간선언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로에 접어든 허름한 행색의 한 남자가 스프레이를 들고 관공서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를 휘갈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4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우리에겐 계란이 필요하니까] 우디 앨런의 <애니 홀 Annie Hall>을 들으며...
앨비는 맛도 없고 양도 적은 음식점에 온 느낌이다. 1년 전만 해도 애니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친일의 제도, 제도의 친일 [집 없는 천사] 자본의 영세함과 기술 부족, 그리고 검열이라는 제도의 문제와 오래도록 싸우던 조선의 영화인들은 그럼에도 영화제작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태풍 장동건, 이정재의 만남만으로도 영화 관객들은 새로운 한국형 블럭버스터와의 만남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막상 개봉관에서 만난 <태풍>은 과연“태풍”인지 의문에 빠지게 했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002 Autumn (통권 3호), 리뷰. 2002년 9월 26일 내가 앵글에 담는 부산의 공간 부산의 공간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들으며 느끼는 아쉬움으로 내가 아직 부산을 아낀다는 걸 느끼듯이???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조폭의 시장, 무용한 비평 <조폭 마누라2>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죽은 시간을 목격한다는 것 [경주] <경주>는 기이한 영화이다.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다. 느리고 단조로운 화면 안에서 신뢰와 불신을 오가는 놀이 같기도 하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악귀(惡鬼)들의 전성시대 <아수라>] <아수라>의 군상들은 너무도 추악하고 비루하여 차마 외면하고픈 우리네 사회상의 음울한 민낯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5일 주술적 믿음에 대하여 <곡성(哭聲)>을 위한 변명 다시 질문을 빙글빙글 돌려 원점으로 회귀시키는 ‘소라형(나선 형)’의 이야기 방식이 단순히 극영화의 문법적 일탈로만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강적 조민호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오우삼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강적’ 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사랑한다는 말에 수식어는 필요 없다 [오직 그대만], 영화부산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고 말할 때 화려한 수식어들은 방해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