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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을 날들을 위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

  • 글 ·
  • 작성일2020. 12. 16



익숙함의 끝엔 언제나 낯섦이 있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그곳으로 등 떠밀린다. 몇 년간 함께하며 익숙해진 지겨운 풍경과도 작별일 때, 언제가지고 하루의 구석구석이 만드는 비밀을 속속들이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던 친구들은 제 갈길을 가며 기약 없는 다음을 이야기한다. 학기마다 긴장시키던 성적표와도, 괜히 꼴보기 싫던 같은 반의 그 애와도, 이유 없이 시비 걸던 선생과도 안녕이다. 나를 표현해주던 소속집단의 이름이 더 이상 내 것일 수 없어지는 순간 사람들은 묻는다. “너, 앞으로 뭐 할 거니?” 졸업을 맞은 것이다. 처음부터 학교라는 장소에 들어가길 결정한 게 내 선택은 아니었건만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은 내게 선택할 것을 강요한다. 이제 매일 가야 할 곳도, 해야 할 일도 없다. 그럼에도 끝나지 않은 삶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다는 것조차 가르쳐 주지 않은 채 내게 운전대를 쥐고 어디로든 방향을 틀라고 말한다.
 


한심하게 살고 싶지 않은 두 소녀
고등학교를 졸업한 두 소녀, 이니드와 레베카 역시 앞으로 어떻게 살거냐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세상만사가 마음에 안 들고 웬만한 일엔 냉소로 일관하는 자신을 이해하는 건 서로뿐이라 굳게 믿는 둘은 졸업파티에선 경영학을 공부할 거라는 남자애에게 “그게 우리가 정확히 피하려는 종류의 일이야.”라고 말하고 우연히 마주친 꼴불견 동창에겐 “우린 다른 계획이 있다.”며 제법 거만히 대꾸 한다. 그러나 막 학교를 벗어난 여자애들의 앞날에 결정된 것은 같이 살기로 한 것이 다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들, 그러니까 어디서 무엇이 돼 누구의 돈을 받아서 먹고 살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들처럼 한심하게 살고 싶진 않다는 바람뿐. 우스운 차림의 동네사람들을 뒤에서 비웃고 공연히 거리를 쏘다니며 보내는 하루하루의 무료함에 지쳐갈 때쯤,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둘은 비행기에서 잠깐 마주친 여자를 찾는 남자의 광고가 실린 신문을 보고 그 여자인양 전화를 걸어 장난을 치는데, 이렇게 따분함이 부른 장난은 시모어라는, 평생가도 말 한번 섞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이니드와 레베카에게 소개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겉모습으로, 누가 봐도 ‘평범함’이라는 범위에 얼마든지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은 시모어지만 그를 약간은 특별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관계에 있어서의 그의 한없는 서투름이다. 아니, 서투른 것을 넘어 관계 자체에 염증을 내며 사람들 사이에서 기쁨이라곤 얻지 못하는 그는 수천 장의 엘피판으로 둘러싸인 방에서만 안식할 수 있다. 일종의 음악 오타쿠라 할 만큼 강박적으로 음악을 수집하는 시모어에게서 이니드는 특이한 종류의 호감을 느끼고, 시모어는 이니드의 접근 루트를 모른 채 그렇게 친구가 된다. “모두가 너무 멍청해” 라고 화에 가득차 소리 지르는 이니드에게 스포츠에나 열광하는 머리 빈 또래 남자와 달리 속 깊게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는 시모어는 멍청하지 않은 극소수의 사람, 다시 말해 자기 말을 이해해 줄 것 같은 사람이 된 것이다.
 

서로의 삶이 같은 궤도에 있지 않음을 깨달을 때
이니드가 시모어라는 새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잠시 레베카를 잊은 동안, 레베카는 자기만의 공간 갖기라는 꿈꾸던 삶을 살기 위해 카페에 일자리를 구하고 이니드와 함께 살 집을 채울 살림살이를 마련하는데 열을 올린다. ‘대충 비싼 옷을 입고 뭐라도 되는 사람들인 양, 여피족처럼 살고 싶던’ 레베카가 한 걸음씩 움직이는 것을 보며 이니드는 그러나 이질감을 느끼고 친밀감만 있을 줄 알았던 둘 사이엔 묘한 거리감이 싹튼다. 졸업 후 같이 살기를 결정할 정도로 친해진 친구를 처음 만나고 그녀와 우정을 쌓았던 공간인 학교를 벗어나자 둘은 서로가 가진 공통점 보단 차이점에 눈을 뜨고, 자신의 삶이 서로의 그것과 같은 궤도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에 곧 외로워진다. 시모어가 음악밖에 모르는 허름한 중년임에도 멋있다는 것을 레베카는 이해하지 못하고 남들 눈에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레베카를 이니드 역시 전과 같이 바라보지 못한다. 학교는 구속을 위한 울타리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 곳은 함께 있을 수 있는 물 리적 공간을 제공하며 이질적 개인들에게 유사한 삶의 방식을 부여함으로써 너와 나에게 우리라는 이름을 주었다. 모든 것이 짜증나고 어떤 것에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두 십대, 이니드와 레베카는 자신들을 느슨히 묶어주었던 끈이 사라지고 나자 스스로가 상대방에게 어떤 존재인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당황한다. 친한 친구가 낯설어지고 앞날은 어찌될지 모르는 이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학교 밖은 척박하기만 하다. 몇 번의 다툼이 있은 후 어떻게든 레베카와 함께 살기로 합의 본 이니드는 극장 팝콘 코너의 캐셔 자리에 억지 춘향으로 일자리를 얻는다. 하지만 손님에게 영화에 대해 품평하는 것도, 손님의 주문에 토를 다는 것도, 사이즈-업을 권유하지 않는 것도 금지된 일터의 규율을 이니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은 극장의 이익을 위해 고용되었음을, 그곳에서 나는 내가 아니라 직원이라는 부속품임을 받아들이기에 아직 지나치게 싱그러운 탓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자의식을 누르고 세상의 규칙에 순응할 만큼 약지도, 성숙하지도 못한 미숙련 노동력을 반기는 고용주는 없다. 이니드는 첫날 바로 해고된다.
 

오지 않을 걸 알면서 기다리는 것들
뭘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혹은 그렇기 때문에-늘 어딘가를 향하는 소녀 둘과 달리, 붙박이인양 언제나 한 곳에 존재하는 사람이 있다. 길거리 벤치의 할아버지 노먼이다.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 버스 노선의 정류장에서 날마다 버스를 기다리던 노먼은 이제 버스는 없다고 야무지게 충고하는 새파란 얼굴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단다.”며 그가 입은 정장만큼이나 흐트러짐 없이 완고하게 대답한다. 치매 환자의 노망인가 싶지만 우리 모두에겐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기다렸던 경험이 있다. 부모님의 인정을, 깨진 관계의 회복을, 그 사람과의 데이트를, 이 전부를 가능케 할 결정적 순간을. 노먼의 마지막 모습은 계획은 좌절되고 꿈은 흐려지며 친구와는 멀어지는 삶 속에서 우리가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어쩌면 성실함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보답을 기대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미련하도록 우직한 성실함.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하잘 것 없음, 그러나 판타지는 없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슈퍼스타나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대통령 같은 중책이 아니고서야 삶은 일상의 반복일 수밖에 없고, 이렇게 건수 없는 삶에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평평한 나날들엔 도무지 기승전결이 없는 것이다. 시간은 그저 우리를 비켜 흐르고 지루함은 불가피하다. <판타스틱 소녀백서Ghost World>(2000)의 미덕은 이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비루함과 하잘 것 없음을 쉽게 봉합해 버리거나 이에 대해 허무맹랑한 판타지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앞으로 삶의 민낯을 맞게 될 이니드와 레베카의 방황을 올곧게 담아내는데 있다. 누구나 지나오는 나이의 누구나 겪는, 그럼에도 동요하지 않을 수 없던 날들을 영화는 사려 깊게 관찰하고 이에 관객은 은근한 온기를 느낀다.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던 주변이 별안간 생경해지고 손 뻗으면 닿았던 것들이 멀어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너만 그런건 아니라는, 두 시간 남짓의 위로일지도 모른다. 근데 그 할아버지 어떻게 됐냐고? 궁금하면 영화를 보시라.
 

배새롬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 문학은 쓸모없음의 쓸모가 있다는 故김현에 낚여 국문학을 공부했고, 또 공부하기로 했는데 사실 이 선택에 대해선 확신이 없다. 아이팟이 좀 먹는 집중력으로 좌절 중이다. 관심분야는 아이돌과 예능이며 경박함과 천박함만이 살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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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나루세 미키오와 전후의 감각 <흐트러지다 > 절제 속의 역동을 통해 반복 안에서 차이를 발굴하려는 열의 (오즈 야스지로)와는 또 다른 곳에 나루세 미키오의 길이 뻗어나 있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재능 있는 리플리메리카노] 영화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를 들으며
소성리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Asian Network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천재에서 거장으로 [퍼시픽 림] 지금은 우리 모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새로운 세계를 그저 맘 편히 즐겼으면 한다. 어둡고 음울했던 시절의 괴이한 섬세함 대신,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상상력을 펼치는 사내의 세계를 말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찰나의 순간, 달라지는 세계 <클레어의 카메라>  영화는 이제 찰나에도 펼쳐질 수 있는 세계의 깊은 심도를 제시한다. 아득하고 신비로운 세계로의 확장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7일 <택시운전사>를 보고 <꽃잎>을 떠올리다: 김만섭과 ‘우리들’ ‘광주’가 지닌 비극적 면모의 일부이겠지만. 여기서는 시각적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위안조차 불편하다.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6년째 참가 중인 학수(박정민 분).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전진하는 래퍼 학수의 길은 녹록지 않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기적을 행하는 마리오네트 레오 카락스 감독의 무려 8년 만의 신작이다. <아네트ANNETTE>(2021)는 그의 영화답게 한 번에 쥘 수 없는 현현한 감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 이것이 그의 첫 뮤지컬 영화라는 점과 별개로 이전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기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전작 <홀리모터스Holy Motors>(2013)에서 다루었던 영화라는 매체 탐구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볼 수도 있는 영화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조폭의 시장, 무용한 비평 <조폭 마누라2>
뉴스, 웹툰. 2017년 1월 3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_웹툰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떠나는 이유, 여행의 시작 디센던트  ‘원래 삶이란 슬프고 웃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뚱가뚱가.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세계에 대한 감응 : <문라이트>를 보고 <할렐루야>를 떠올리다

<문라이트Moonlight>(2016)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다른 영화로 생각이 옮아갔다. 킹 비더의 <할렐루야Hallelujah>(1929)가 그것이다.  두 영화 사이의 영향 관계를 밝히거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식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문라이트>와 <할렐루야>가 영화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도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두 영화의 차이는 명확하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쓰 홍당무]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붉은 얼굴로 비호감 연기를 한 공효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1등에 가리워진 사랑받고 싶은 2등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8일 전쟁을 사유하는 영화, <군함도>와 <프란츠> 전쟁영화가 충무로의 대세처럼 보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일즈맨>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고 되묻고 있을 뿐이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리뷰 무국적성과 로케이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필자는 한때 갈맷길 주파로 주말을 보냈었다. 모험심 강한 멤버들 덕에 흥미로운 샛길이나 장소가 보이면 탈선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갈맷길 9-2 코스를 가다 탈선해 용소골 저수지를 구경했던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영화의 거리>(이하 <거리>)에서 이 장소가 등장하자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지난해 여름 본 지면에서 이상경 평론가가 언급하기도 했던 영화의 무국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필름리뷰 먼지와 재, 그리고 다시 집으로 두 가지 의미의 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축복의 집>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느 가정의 붕괴를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가옥에 빗댄 영화다. 공장 노동자이자 야간 식당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주인공 해수(안소요 분)는 새벽녘에야 겨우 집에 들어가 오래된 배관에서 녹물이 섞여 나오는 물로 먼지와 땀자국을 씻어낸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해수의 비바람을 막아줄 가정과 가옥의 부재는 선명하게 포착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뉴스, 웹툰. 2016년 7월 2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질주가 아닌, 부유(浮游): [설국열차]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설국열차처럼 일거에 멈춰 세울 수 없는 무형의 거대 열차이기 때문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을 날들을 위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하잘 것 없음, 그러나 판타지는 없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환상적이야! <미드나잇 인 파리> 첫 장면부터 길에 대한 감독의 눈에 띄는 편애, 애정은 아마도 환상을 품고 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모르는 셜록 홈즈 <미스터 홈즈>] 아마도 셜록 홈즈 만큼이나 대중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공의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