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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 글 ·
  • 작성일2020. 12. 18


사람들은 제각기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상처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상처를 울음과 함께 삼키고 필요한 만큼만 드러내는데 익숙하다. 일정량의 슬픔과 불행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만 그 이상은 사회 질서의 외부에 자리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처를 토해낼 곳도 상처를 치유할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아니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그 때문에 외롭다.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꽃섬>(2001)


지워지지 않는 상처
영화 <꽃섬>은 상처의 환부를 드러내고 치유를 말하고자 하는 영화가 아니다. 환부의 고통은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으며, 고통에 따르는 슬픔은 인물들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제각기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상처에 대해 타인의 동정을 요구하거나 상처의 괴로움에 몸부림치지 않는다. 딸을 위해 성매매를 한 옥남과 낙태시킨 영아를 화장실 변기에 버린 혜나, 설암에 걸려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뮤지컬 배우 유진에게 슬픔을 대신할 행복이라는 값싼 대중적 감상은 오히려 환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아픔을 감당할 수 없게 할는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가 만들어내는 아픔이 아니라 상처의 결을 따라 그들의 삶을 되짚어 보는 것일 게다.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은 상처를 없애고 덮어버리는 노력이 아니라 상처 자국이 남긴 삶의 결을 따라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섬>의 인물들이 제각기 품고 있는 상처와 아픔은 지워지지 않은 채 그들의 삶을 따라간다.


슬픔과 공명하는 아름다움
영화 <꽃섬>은 상처와 슬픔을 얘기하는 영화다. 하지만 상처와 슬픔은 불투명한 유리막처럼 뿌옇다. 그들이 앓고 있는 상처가 꽃섬으로 이끌지만 서로의 슬픔은 불투명하다. 성에 낀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한 영화 속 인물들의 상처는 불투명한 만큼 위태로워 보인다. 인물들의 상처와 슬픔이 언설의 형태로 돋보이지 않음은 그들의 깊은 상처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상처 자국을 따라가는 그들의 여행에서 슬픔은 왠지 모르게 아름답다. '아름답다'라는 추상적인 수식어가 슬픔의 밀도를 희석시킬 수도 있지만, <꽃섬>의 인물들이 감내하는 상처 그리고 슬픔의 불안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공명한다. 우리는 슬픔을 밀어낸 자리에서 삶의 지리멸렬함만을 보게 된다. 상처와 슬픔이 들어설 수 없는 아름다움은 반쪽자리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삶에 대해 그리고 슬픔 속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에 관해 얘기할 수 있다. 남해행 버스를 탄 옥남과 혜나에게 사람의 운명은 예정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눈 내리는 산중에 그들을 버리고 간 버스 기사처럼, 예정되어 있지 않은 삶과 그 삶의 무게 때문에 상처를 짊어지는 사람들에게 슬픔은 투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꽃섬>에서 만큼은 슬픔은 시적이고, 아름답다. 꽃섬으로 향하는 그들의 여행에 슬픔의 정조가 아름답게 물드는 것을 감각할 수 있을 뿐 이다. <꽃섬>에서 슬픔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이 여행하는 풍경들 속에 이미 슬픔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말할 수 있는 슬픔이 아니라 감각할 수 있는 슬픔. 하지만 그 시적 아름다움이란 슬픔과 공명하고 있으며 불투명한 슬픔의 정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있는, 꽃섬
“ 꽃섬에 가면요, 모든 슬픔과 불행을 다 잊을 수 있데요.” 옥남의 말처럼 꽃섬의 존재를 우리는 믿어야 하는 것일까. 혜나의 부정에 옥남은 “그런데가 있다.”고 힘주어 말하지만 꽃섬에 가본적 없는 세 명의 인물에게 꽃섬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어디에도 없는 곳, 그곳을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고 그 상상의 힘으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곳, 아니면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속에서 쉽게 지울 수 없는 곳. 유토피아는 상상이 가능한 곳이지만 상상의 힘만큼 지우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꽃섬'은 유토피아적 상상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거기에 있는 장소가 꽃섬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의 상상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단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옥남, 혜나, 유진이 슬픔과 불행을 겪고 있다면 슬픔과 불행을 치유하기 위해 꽃섬으로 가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에겐 오히려 슬픔과 불행이 아니라, 단지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불행을 부려놓고 되돌아볼 장소가 필요해서 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꽃섬을 찾아 여행하는 건 슬픔과 불행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딸의 피아노를 사기 위해 성매매를 한 옥남의 슬픔과 불행, 낙태한 영아를 변기에 버린 혜나의 슬픔과 불행,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유진의 슬픔과 불행이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왜 그들이 슬픔을 겪는지 말할 수 없다. 복상사한 노인 때문에, 아니면 딸에게 피아노를 사주지 못해서? 슬픔과 불행을 겪고 있지만 슬픔과 불행이 무엇인지 말할 수 없는 인물들은 꽃섬과 닮았다. 존재하지만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는 곳, 그곳이 바로 꽃섬이기 때문이다. 인물들에게 꽃섬은 유토피아처럼 믿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믿음 이전에 슬픔과 불행의 자국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면의 공간에 더 가까운 듯하다. 어디에도 없지만 내면 어딘가에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옥남, 혜나, 유진에게 꽃섬이 있어야 할 이유가 아닐까. 꽃섬이 위안과 위무의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처 자국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면, 꽃섬은 깊은 상처 자국을 아물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삶이라는 상처 자국의 벌어진 틈을 들여다보는 공간에 가깝다. 옥남이 친구가 있는 꽃섬까지 혜나와 유진을 데려온 것은 그들 각자의 상처 자국을 뭍에서 멀리 떨어진, 상처 자국처럼 물 위에 떠 있는 꽃섬에서 바라보기 위한 것이리라. 상처를 바라볼 때 상처가 열어놓는 사건들이 내면의 동요와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상처를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처는 각자의 몫이다. 상처에 대한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삶의 조건들을 성찰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조건들을 보듬고 다듬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상처 입은자들은 그 상처가 비록 타인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상처를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꽃섬은 상상의 공간, 유토피아의 공간이 아니라 상처 입은 자들이 삶의 상처를 응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처… 자국… 일상 허공에 매달린 배에서 갑자기 사라진 유진, 그리고 사라진 유진을 떠나보내는 옥남과 혜나. 유진의 돌연한 죽음에도 옥남과 혜나는 슬퍼하지 않는다. 옥남과 혜나는 유진과 꽃섬을 뒤로하고 뭍으로 돌아오는 배를 탄다. 유진의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깊은 상처 자국으로 꽃섬에 남아 옥남과 혜나를 뭍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상처에 실망하지 않고 삶이 힘들 때마다 상처를 떠올리라고. 어둠 속의 바다를 향하고 있는 허공에 매달린 배처럼 삶은 위태롭고 막연한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힘들 때마다 상처를 떠올리라고. 옥남과 혜나에게 유진이 사라진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유진이 돌보지 않은 꽃씨들이 싹을 틔웠듯이, 옥남과 혜나에게는 상처보다는 앞으로 틔워낼 삶에 대한 희망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돌보지 않아도 싹을 틔워내는 꽃씨처럼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옥남과 혜나는 꽃섬에 남겨진 유진에게서 얻었으리라. 지워지지 않는 상처 자국을 남긴 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옥남과 혜나에게 꽃섬은 더 이상 상처 자국이 아니라 꽃씨였을것이다.


 

서민권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장/ 부산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비평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서사 보다는 시적인 상상력에 희망을 걸며 오늘 하루도 호모 포에티 쿠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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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심장이 뛰네 포르노적 환상을 통한 성적 주체화와 자유의 여정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스토커 핏줄론(論)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 엄마의 블라우스, 아빠의 벨트, 삼촌이 사준 구두. 나는 온전히 나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사랑도, 연애도, 그것도 [뜨거운 것이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았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가족관을 뒤바꾸는 새로운 가족 개념과 여성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죽음을 시청하는 자 누구인가 [더 테러 라이브]  죽음으로 귀결되는 이 마지막 호소의 목격자인 관객은 그 응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거기에 전이의 여부가 달려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친구는 언제나 낯선 사람들이다 영화는 항상 친구를 필요로 해왔다. ‘친구’라는 이름을 표방한 영화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뉴스, 웹툰. 2017년 1월 17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_웹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인터스텔라]의 철학, 무엇을 말했나? 우리가 재미로 즐기는 영화 속에 스며들어있는 서구의 정신세계를 흥미롭게 관찰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는 인문학적 시선의 해석과 도전을 기다리는 작품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저널리즘의 모범답안 <스포트라이트> ‘우라까이’라는 말을 아는가. 한국 언론계의 은어로 타 매 체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와 문체나 표현만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찰나의 순간, 달라지는 세계 <클레어의 카메라>  영화는 이제 찰나에도 펼쳐질 수 있는 세계의 깊은 심도를 제시한다. 아득하고 신비로운 세계로의 확장이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알포인트 R-Point , 2004 공수창 감독, 감우성  <알 포인트>의 그 서늘한 마지막 씬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2월 1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래 위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 <로스트 인 더스트>]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픈 아버지들의 바람은 그들의 땅에 스민 탐욕과 살육의 역사마저 자식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끊이지 않는 폭력의 연대기를 이루었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모르는 셜록 홈즈 <미스터 홈즈>] 아마도 셜록 홈즈 만큼이나 대중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공의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자신이
2008 Summer (통권 26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7월 29일 OST에 빠지다, 영화 [그녀에게] Hable Con Ella, Talk To Her “사랑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뉴스, 웹툰. 2016년 8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Asia Movie File 수취인거부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수취인거부 그러나 50년을 묵혀둔 그리움의 연서는 어떤 형태로든 그 대상에가 닿지 못한다.
필름리뷰 여전히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남자가 낙동강 생태공원의 강변으로 걸어 들어온다. 울긋불긋 핀 단풍과 우거진 갈대, 그리고 남자의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 보아 가을의 한 중간 같다. 그는 들고 있는 수첩 속 빼곡한 메모와 공원의 여기저기를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지만 별다른 수확도 없고 찾는 대상은 오리무중인 듯, 아득함과 막막함이 배인 눈빛으로, 하지만 무기력보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어디 있노, 니….”라고 나직이 말한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쓰 홍당무]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붉은 얼굴로 비호감 연기를 한 공효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1등에 가리워진 사랑받고 싶은 2등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1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Almost Blue] 영화 <본 투 비 블루 Bone to be blue>를 들으며
뉴스, 웹툰. 2017년 1월 3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_웹툰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Asian Network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 KFCM 한국영상위원회협의회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영화를 넘어선 영화<시> 영화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를 초월한 세상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점이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른살의 성장영화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소리도 없이>(2020)를 본다는 건 차가운 농담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인공들에게 계란 판매와(조폭들이 만든) 시체 운반은 동등한 ‘업(業)’이어서, 주어진 데 감사하며 성의를 다하느라 시체의 머리를 북향으로 두고 성경도 읽어주니 동서양이 얼결에 만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태인(유아인 분)을 나무라던 창복(유재명 분)은 도둑이 제 발 저려 어이없이 변고를 당한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한 사건은 <복수는 나의 것>(2002)의 영미(배두나 분)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인물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좋은 유괴’에 가담해버린 참이다. 동종 범죄일 뿐 아니라 상황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주인공이 말을 못(안) 하는 설정이 일치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잔혹하고 비정한 농담은 아니지만, 이는 두 영화가 하드보일드와 블랙코미디라는 다른 지향점을 갖는 데서 비롯되니 어느 것이 더 무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1년 부산파랑 08+09 (통권 38호), 리뷰, 필름 리뷰. 2011년 8월 10일 Special Theme - Asia Film Story : 오겡끼데스까? 우려하는 것처럼 가면 큰일나는 나라도 아니고 여느 때 보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과 위로로 북적거려야 마땅한 곳 이다. 출국일 텅빈 공항이 또 다시 눈에 밟힌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너는 내운명 교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영화의 제일 큰 재미를 이 영화는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그때 그 사람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행위가 비겁자를 만든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 우리는 유럽이 이루어놓은 문명 에 대한 고다르의 어떤 냉소적 태도(종말론적 사유)를 어슴푸레 가늠 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기쁨 권하는 사회 [인사이드 아웃] ‘기쁨’과 ‘슬픔’이 함께 포옹하는 장면, 우리 안의 페르소나와 쉐도우가 대면하는 장면일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2월 2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울한 사랑과 실패할 열정] 김일두의 ‘문제없어요’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Hable Con Ella>를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침묵의 사냥 [더 헌트] 영화 <더 헌트>는 이 순환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세계를 향해 묵직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29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3 아수라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 각자의 라라랜드] 데미언 채즐의 <라라랜드 La La Land>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