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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 글 ·
  • 작성일2020. 12. 24


한강 다리 위, 난간에 매달린 남자는 ‘이억 천삼십만 팔천 원’의 빚을 지고 투신한다. 영화 <김씨 표류기>는 한 남자의 자살로부터 시작한다.
 

HELP
은빛 물결이 찰랑거리는 해안가에서 ‘김씨’(정재영 분)는 눈을 뜬다.
푸른 수풀이 우거지고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곳, 무인도. 그리고 거짓말처럼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63빌딩을 필두로 우뚝우뚝 솟아있는 빌딩들이다. 이 말도 안 되는 무인도는 바로 한강 위인 것이다. 한강 위의 무인도, 밤섬. 이 기묘한 공간은 그를 서울 한복판에서 표류하게 한다.

서울의 중심에서 표류한다는 것. 곧 그것은 ‘이억 천삼십만 팔천 원’의 빚을 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직장을 잃고 무능함 때문에 애인마저 떠나고 그에게 남은 것은 ‘불량 카드’와 만져본 적도 없는 엄청난 금액의 빚뿐이다. 빌딩 안에 속속 들어찬 사람들과 바쁘게 거리를 오가는 사람 들의 세계는 그와 무관하다. 그는 그 세계를 딛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 세계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의사 직에서 해고되고 토익 점수도 변변찮은 그는 백조가 될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그냥 미운 오리새끼’인 것이다. 그의 위태로운 표류는 결국 난파당 할 위험에 처한다. 한강의 차가운 수면 위로 몸을 내던지면서 그는 표류를 끝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웬 이상한 무인도에의 불시착은 그를 다시 삶 내부로 끌어들인다. 죽기 위해 투신했던 그는 살기 위해 ‘HELP'를 외친다. 하지만 곧 그는 깨닫게 된다. 돈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라곤 불량 카드뿐인 그가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다시 표류하는 것이라는 걸.
 


그는 결국 다시 죽기로 결심한다. 자신에겐 정착지를 제공해주지 않는 세상에서의 삶은 무의미하다. 그렇게 나무에 맨 넥타이에 목을 거는 순간, 천둥처럼 몰려오는 삶의 생생함! 변의(便意)는 그에게 죽음 조차 미루게 만든다. 긴급한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는 동안 그에게 들 려오는 붉은 속삭임. ‘사루비아’의 선혈(鮮血)같은 붉음과 달콤한 즙은 그에게 강렬한 생의 에너지로 다가온다. 사루비아 잎을 입에 물고 통곡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나는 진짜 살고 싶다!’


그렇게 밤섬은 그의 새로운 표류지이자 정착지가 된다. 돈의 논리로 굴러가는 세상의 중심이자 바깥인 이곳에서 그는 새로운 표류를 시작한다.

 
HELLO
‘ HELP가 HELLO가 되었습니다.’ 밤섬에 정착한 ‘변태 외계생명체 (?)’를 지켜보는 또 다른 여자 ‘김씨’(정려원 분)가 있다. 이마의 반을 덮는 흉터, 떡진 머리, 때로 얼룩진 티셔츠를 입은 그녀는 돼지우리 같은 방 안에서 컴퓨터만 붙잡고 나날을 보낸다. 사이버공간 안에서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과 ‘일촌’을 맺는다. 그들에게 그녀는 예쁘고 잘나가는 세련된 여자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그녀의 삶은 그 속에서만 구성된다. 그런 삶은 언제나 만족스럽다. 매일 밤 기억을 지워 주는 최면영상과 함께 잠이 들면 매일이 새로운 만족이 된다. 그녀에게 어제와 내일은 없다. 오직 오늘을 살 뿐이며 ‘너무도 건전한 현실도피’로서 사이버공간에서 표류한다.


그녀의 완벽한 삶은 ‘HELLO’를 통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변태 외계생명체’가 보내온 메시지를 우연히 목격한 그녀는 그 낯선 타자의 등장에 순식간에 현실로 환원된다. 그녀는 미니홈피 활동을 중단하며 하루 종일 밤섬에서 일어나는 그의 행동을 관찰한다. 급기야 ‘와인병 메시지’를 던져 보내기에 이른다. 그와 소통하기 위해 그녀는 완전무장을 하고 백년만(?)에 세상의 땅을 밟는다. 부모님과도 문자로 대화를 주고받던 그녀가 그와 접촉하기 위해 집 바깥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한 외출은 점점 잦아지고 그를 위해 자장면 배달을 보내는데, 그는 그 자장면을 ‘희망’과 함께 그녀에게 돌려보낸다. 그녀는 그에게서 ‘희망’을 건네받는다. 희망, 그녀는 타자와의 만남이라는 ‘희망’을 맛보게 된다.


그녀에게 배달된 ‘희망’은 이전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그녀의 삶 속에 타자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말을 건네는 그와 그녀는 옥수수로 고대하던 자장면을 만들어 먹고, 옥수수를 방 안에서 키우면서 ‘생명—삶’으로 생을 재구성한다. ‘이억천 삼십만팔천 원’의 빚과 이마에 낙인처럼 찍힌 커다란 흉터를 지닌채 세상의 경계에서 표류하던 그들에게 새로운 삶이 열리게 된 것 이다. 그것은 표류하던 각자가 서로의 삶에 출현하면서 시작된다. ‘HELLO’하고 주고받은 인사는 서로의 삶이 서로를 향해 열리는 눈부신 순간인 것이다.


자장면 만들기에 성공한 그에게 던져진 그녀의 축하는 이제 그로 하여금 근심에 휩싸이게 한다. 그는 이제 그의 삶 속에 갑작스레 등장한 그녀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WHO ARE YOU?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물음은 순식간에 본래의 ‘나’를 소환한다. 언제나 익명성의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그 어떤 삶의 모습도 가능했던 그녀는 그 물음 앞에서 잠적한다. 자신을 보호해주던 울타리 가 찢겨나가고 온전히 드러날 위험에 처한 자신을 꽁꽁 감춘다. 그리고 다시 사이버공간 안으로 도피한다. 하지만 삶의 한 가운데에 이미 들어선 그녀에게 사이버공간은 도피처가 되어주지 못한다. 그 속에서조차 상처 입은 그녀는 앓아눕게 된다. 그녀의 삶이 이토록 흔들리는 것은 모두 ‘그’의 등장 때문인 것이다.

갑작스런 그녀의 사라짐은 동시에 그에게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게 한다. 희망을 함께 나누고 함께 울고 웃었던 타자의 사라짐은 그의 삶의 지반을 뒤틀리게 한다. 그의 삶은 다시 한 번 뿌리 뽑힌다. 폐 허가 된 그의 삶 속엔 현실의 ‘법’이 다시 등장한다. 법은 그를 다시 잉여로 낙인찍는다. ‘정화작업반’은 현실의 매끄러운 지반 위에 ‘불법’으로 표류하는 잉여들을 청소하고 ‘정화’한다. 정착할 수 있는 자 질을 갖추지 못한 잉여들은 세상 위에 제 마음대로 떠다닐 수 없다. 그들에게는 ‘요만큼’의 땅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는 이제 한 뼘의 판자 쪽도 얻지 못한 채로 표류하도록 내몰린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죽음’밖에 없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앞에 타자가 등장한다. 그와 희망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활짝 열어 젖히고 인사를 건넸던 그 타자. 현실의 법 앞에 갈가리 찢겼을 때 그를 다시 살게 하는 것은 함께 경계를 표류했던 바로 그 타자인 것이다. 일 년에 두 번, 온 세상이 멈추는 그 때, 표류하던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는 세상의 중심에서 손을 맞잡고 서로의 삶을 다시 한 번 활 짝 열었다. “마이 네임 이즈 김정연, 후아유?”
 

이 영화 속의 ‘김씨’들은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현실 한복판에서 표류하는 잉여들. 입시에 실패하고 취업에 실패하고 늘어가는 것은 빚과 스트레스, 친구도 동료도 모두 경쟁자일 뿐 언제나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김씨’들.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김씨’를 알아봐 주는 건 ‘김씨’뿐이다. 희망의 자장면을 건네고 당신은 누구냐고 물어봐 주는 것도 ‘김씨’들이다. 돼지 우리 같은 방에서 고립된 ‘김씨’를 달에 인류가 첫 걸음을 내딛듯 밖 으로 첫 걸음을 내딛게 하는 것도, ‘정화작업반’에 의해 강제로 치워질 때에 달려와 손을 잡아주는 것도‘김씨’다. ‘김씨’는 ‘김씨’로 인해 세상으로 나온다. 그리고 희망을 찾는다. ‘나’를 ‘나’로 알아봐 준 ‘나’들. 우리는 언제까지나 세상 속에서 표류하겠지만 그래도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를 싣고 달리는 버스 위로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초승달이 중요한 사실을 말해 준다. 어쨌든 이곳은 지구라는 것을. 사람들이 ‘함께’ 표류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김지현 소설가를 꿈꾸며 부지런히 표류 중인 청년이다. 뭐든지 읽고 보고 쓰는 걸 좋아한 다. 요즘은 평이한 인생 속에서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일까 골똘히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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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소리도 없이>(2020)를 본다는 건 차가운 농담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인공들에게 계란 판매와(조폭들이 만든) 시체 운반은 동등한 ‘업(業)’이어서, 주어진 데 감사하며 성의를 다하느라 시체의 머리를 북향으로 두고 성경도 읽어주니 동서양이 얼결에 만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태인(유아인 분)을 나무라던 창복(유재명 분)은 도둑이 제 발 저려 어이없이 변고를 당한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한 사건은 <복수는 나의 것>(2002)의 영미(배두나 분)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인물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좋은 유괴’에 가담해버린 참이다. 동종 범죄일 뿐 아니라 상황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주인공이 말을 못(안) 하는 설정이 일치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잔혹하고 비정한 농담은 아니지만, 이는 두 영화가 하드보일드와 블랙코미디라는 다른 지향점을 갖는 데서 비롯되니 어느 것이 더 무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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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뉴스, BFC 뉴스. 2016년 11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비명조차 집어삼킨 악몽의 밤 <맨 인 더 다크>] 어둠의 심연 너머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공포는 곧 베일에 싸인 맹인의 정체에 관한 호기심과 결부되어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픈 도둑들의 심장을 옥죈다.
2008 Spring (통권 25호), 특집기획. 2008년 3월 30일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언'은 배리와 레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의 후반부에선
그들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극적으로 잘 표현 해냈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필름리뷰 무국적성과 로케이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필자는 한때 갈맷길 주파로 주말을 보냈었다. 모험심 강한 멤버들 덕에 흥미로운 샛길이나 장소가 보이면 탈선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갈맷길 9-2 코스를 가다 탈선해 용소골 저수지를 구경했던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영화의 거리>(이하 <거리>)에서 이 장소가 등장하자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지난해 여름 본 지면에서 이상경 평론가가 언급하기도 했던 영화의 무국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 돌아올 수 없는 욕망의 바다, 영화 [황해] 황해는 돌아갈 수 없는 욕망의 바다였다. 황해를 건넌 구남은 구원은 고사하고 대 살육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환상적이야! <미드나잇 인 파리> 첫 장면부터 길에 대한 감독의 눈에 띄는 편애, 애정은 아마도 환상을 품고 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필름리뷰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부산과 이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두 번의 죽음과 사랑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장해준(박해일 분)의 아내 정안(이정현 분)이 있는 도시이면서 해준이 부산을 떠나 정착한 도시 이포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무진을 떠오르게 하는 안개의 도시로, 마치 무진이 그러한 것처럼 전국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것을 결합해 탄생한 가상의 도시다. 예를 들어 서래(탕웨이 분)가 해준과 재회하는 수산시장은 마산에서, 두 번째 남편 임호신(박용우 분)과 함께 지내던 초호화 펜션은 남해에서 촬영되었다.
필름리뷰 7080밴드 ‘우담바라’의 현재 부산이 가장 부산답게 담긴 영화를 찾기는 어렵다. 대체로 공간보다 배우의 화려한 존재감이 먼저 인식되거나, 어색한 사투리에 훈수 두기 바빠지는 탓이다.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악사들>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부산에서 7080음악을 하는 중년 밴드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산시민이라면 익숙한 건물과 거리가 즐비하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더 레이디, The Lady(2011) 강윤정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아웅산 수지의 드라마틱한 삶을 응시하다
필름리뷰 혼성의 공간 윤종빈의 근작 <수리남>(2022)을 다 본 뒤, 영화가 주는 만족도와 별개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투명해도 되나?’ 영화에서 등장한 일련의 범죄 현장이 실제 수리남보다 얼마나 과장되었는지의 논란을 차치해 두고서라도 <수리남>은 그 드라마투르기(Dramaturgie)의 복잡성과 별개로 티 없이 맑은 느낌을 준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2009년 3월 19일 봄날의 나른한 단상 요 며칠사이 봄비가 제법 때맞춰 수분공급을 잘하고 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소파에 앉은 아이들 [헬리] 법 앞에서 그것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보통의 인간처럼 나는 법관을 지키는 문지기의 등을 여전히 응시할 수 없다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예의없는 것들 좀더 멋지게 예의 없는 것들을 향해 한방을 날릴 수 있었던 이 영화가 아쉽다.
그린 북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린 북>의 세계에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다. 그리고 선들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영화 속에서 존재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스토커 핏줄론(論)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 엄마의 블라우스, 아빠의 벨트, 삼촌이 사준 구두. 나는 온전히 나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지금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 집중할 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만 집중할 때이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5일 주술적 믿음에 대하여 <곡성(哭聲)>을 위한 변명 다시 질문을 빙글빙글 돌려 원점으로 회귀시키는 ‘소라형(나선 형)’의 이야기 방식이 단순히 극영화의 문법적 일탈로만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죽은 시간을 목격한다는 것 [경주] <경주>는 기이한 영화이다.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다. 느리고 단조로운 화면 안에서 신뢰와 불신을 오가는 놀이 같기도 하다. 
필름리뷰 현장과 무대 나는 <블랙 팬서>를 뒤늦게 본 관객이자 대체로 어떤 영화에 관한 정보를 영화를 보기 전부터 알게 되는 일을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개봉 무렵 영화의 한 장면이 부산광역시를 대표하는 이곳저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소식은 피하기 어려웠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나와 같은 경로를 따라오지 않았을까 짐작도 하게 된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영화를 넘어선 영화<시> 영화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를 초월한 세상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점이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너는 내운명 교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영화의 제일 큰 재미를 이 영화는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 오 브라더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이 아이는 죽어야 했다 김백준의 [작별들] 이 아이의 성장이 이토록 가혹한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아마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녀의 삶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