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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 글 ·
  • 작성일2020. 12. 26


 

1. ‘도덕’으로 편집된 영화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극히 ‘도덕’적이다. “교육은 국운을 좌우한다”라고 쓰인 학교 교문의 당연한 듯 보이는 표어처럼.
 


<피끓는 청춘>(2014)

영화는 예술영화가 지향하지 않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점에서, 마치 우리 스스로가 ‘영화’ 자체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직 도덕적 ‘서사’에 복무하도록 이미지들까지 철저히 도덕적으로 검열해 다룬 듯하다. 겉으로는 남녀 가릴 것 없이 젊은이들은 피가 튀게 싸우고, 상대를 향해 성폭력이 될만한 행동들을 하지만 잔인한 이미지들을 거의 상상에 맡기도록 삭제되어 있다. 이외에 주인공 중길(이종석 분)의 백수 아버지는 어머니를 도망하게 만든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던 산업역군이었다는 점에서 주인공이 가진 증오나 방황의 문제가 손쉽게 해결되어 버린다. 그런 백수 아버지는 아직도 담뱃갑에 바람나 도망간 아내의 사진을 넣고, 그래야 하루에 20번이라도 그리워하게 된다고 말하는 순진한 로맨티스트로 변모한다. 그리고 술집 작부의 딸이라는 자신의 삶을 증오하고 있는 여자 일진인 영숙(박보영 분)은 초등학교 때부터 순수했던 첫사랑을 지키는 여고생이었음을 그려낸다. 그녀는 사랑하는 중길을 위해 몸을 대신 구타당한 뒤, 일진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의 개척을 위해 도시로 나가 ‘여공’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
 

영화는 처음에 결핍된 가정사와 청소년들의 들끓는 혈기만을 다루고 있지만, 결말은 그런 것들이 길들어지지 않는 젊은이들의 신체가 결국 훌륭한 ‘성인’으로 만들어진다는 아주 도덕적인 서사로 포장되어 있는 것이다.
 

2. 웃거나 조소할 수밖에 없는 청춘
<피끓는 청춘>의 결말은 중길과 영숙이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후 그들은 TV에서 과거 고등학교 시절 운동장을 매일 6시간이 넘게 뛰기만 하던 한 여학생이 마라토너가 되어 뉴스에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본다.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열심히 뛴 이유를 밝힌다. “힘이 남아돌아서! 피끓는 청춘!”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젊은이들의 성(性)과 사랑을 적나라하고 낭만적으로 그려낸 <청춘>(2000)이라는 비슷한 제목의 영화를 상기해 비교할 수 있다. 농촌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방황과 사랑을 ‘과거’의
시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어찌 보면 두 편의 영화는 닮아있다. 그러나 <청춘>은 남자 주인공이 지식인(대학생)으로 성장하는 ‘자의식’을 낭만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주인공과 자신의 내면을 동일화시키는 관객들이 생성되나, 영화 <피끓는 청춘>의 주인공에게는 동일시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뭔가 촌스럽지만 누구나 좋아할만한 ‘미소년’을 내세우면서도, 모든 사건들을 모험담이나 해프닝처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역사적 지점은 1982년이다. 이 시점으로 회귀해 당대의 강력했던 이데올로기적 장치들과 함께 영화를 곱씹어 본다면,
<피끓는 청춘>은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니면 너무나 적극적인 방식으로 당시의 삶을 조소하고 패러디하고 있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머리 스타일에서부터 몸동작에 이르기까지 비현실적인 면모가 많은데, 끝까지 그들에게 내면적 동일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젊은이들의 모습을 희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 1982년, 현재의 삶을 비추다
1982년은 전두환 정권이 ‘정치’보다 대중문화에 국민들이 관심을 돌리도록 만든 시기다. 3S정책(Screen, Sex, Sports)의 일환으로 프로야구가 처음 출범한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도 공기총난사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경남 의령에서 한 경찰이 무기고를 털어, 50명을 사살하고 34명에게 부상을 입힌 유명한 총기난사사건이 있었다. 과거의 범인은 현재의 공기총난사사건의 범인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외 영화에서의 중길이 아버지처럼 외화벌이를 위해 사우디 건설현장으로 많은 국민들이 노역을 하던 시기였다. 2015년 현재에도 스포츠기사처럼 종편 등의 편향된 방송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가 아닌 다른 자들을 매도하고 비판하는 말들에 대한 호기심뿐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노역군들은 부자가 되려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따위의 일은 해서는 안 된다는 명제만을 배워야 하는 참으로 슬픈 세상이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낙오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타인과 사회에 대한 증오로 타인을 죽이고 스스로 ‘자살’까지 하는 이 극단의 선택들이, 우리가 아직도 ‘배움’과 ‘발전’에 대한 잘못된 도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결과물들이라 여겨진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돈’이 전부라고 배우는 동물들로 성장하고 있다. 사랑과 우정과 취업 중에 취업이 우선인 세상이라는 점을 가장 낭만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피끓는 청춘>이라는 우화가 아닌가 싶다. 나쁜 생각을 하지 말고, ‘도덕’적으로 살아라. 그냥 달리기에만 매진하듯이 열심히 지속적으로 세상의 불필요한 문제들은 지워내라. 그렇게 영화에서 여공도 백수 아버지도 불량청소년들의 삶도 과감히 해프닝으로 만들며 웃고 떠넘기는 우리들의 2015년 현재는, 1982년과 얼마나 다른 풍경인가?


 

강희철 문학평론가/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 등단. 현 경성대학교 외래교수, 부산작가회의 사무국장, [지하생활자들] 공동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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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진짜 악은 누구인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기쁨 권하는 사회 [인사이드 아웃] ‘기쁨’과 ‘슬픔’이 함께 포옹하는 장면, 우리 안의 페르소나와 쉐도우가 대면하는 장면일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악귀(惡鬼)들의 전성시대 <아수라>] <아수라>의 군상들은 너무도 추악하고 비루하여 차마 외면하고픈 우리네 사회상의 음울한 민낯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모노폴리 조만간 기발한 범죄 스릴러 영화가 출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용서는 가능한가. 변화는 가능한가.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6년째 참가 중인 학수(박정민 분).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전진하는 래퍼 학수의 길은 녹록지 않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강적 조민호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오우삼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강적’ 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1월 2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야기 중의 이야기 <테일 오브 테일즈>]  ‘미’와 ‘추’란 대립적 개념이 환희와 비탄, 삶과 죽음의 역설적 공존만큼이나 미묘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한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풀잎들>, 죽음 또는 중심의 소멸 죽음과 중심이 소멸된 홍상수 생태계의 미래를 더 예측하는 것은 늘 그랬듯 불필요한 일이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
뉴스, 웹툰. 2016년 12월 2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선택을 선택하며 사는 삶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미래를 상상한다. 가장 흔한 예는,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는 미래다.
2007 Summer (통권 2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6월 1일 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꿈 우아한 세계 오늘도 사회의 전쟁터에서 귀가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에게 가정(home)이라는 진정한 안식처를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더 레이디, The Lady(2011) 강윤정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아웅산 수지의 드라마틱한 삶을 응시하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