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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 글 ·
  • 작성일2020. 12. 26




강남<1970>(2015)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이념과 대의, 혁명과 전망의 시대가 몰락한 1990년대는 ‘소비의 시대’였다. 동구권 몰락 이후 서구의 대중문화가 쓰나미처럼 몰려왔고, 한국의 청년들은 이념적 좌표를 잃고 환락의 덫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유하는 이와 같은 현상을 ‘하위문화’의 포섭이나 욕망의 과잉으로 읽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1990년대의 대중문화적 성장을 새로운 세대의 탄생으로 이해하였다. 시집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과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에서와 같이, 유하에게 1990년대는 ‘세운상가 키드’의 성장과 ‘이소룡 세대’의 등장이 전면화된 시기였다. 이것은 유하의 영화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복고적 미장센에서 잘 드러난다. 그래서 유하의 영화는 과거에 대한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뉴에이지들의 성장과 출현을 가능하게 한 물적 기반의 전람회와 같다.
 

그는 일상의 소품과 작은 장면까지 언어(이미지)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시집 <무림일기><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천일馬화> 등을 읽으며, 현대 사회의 욕망과 결핍이 어떻게 일상의 자질구레함 속에서 재발견되고 재창조될 수 있는가를 목격할 수 있다. 그 자질구레함은 너무도 익숙한 것이어서, 과연 이런 게 문학이나 영화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할 정도이다. 하지만 유하는 그것을 문학언어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 영상언어로 재구성하였다.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1993)와 <비열한 거리>(2006)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의 영화는 ‘거리’의 풍경을 포착해내고 있다. 거리는 삶의 터전이고 토대이다. 유하는 1990년대의 황량한 도시 거리를 ‘환멸의 형식’으로 형상화하였다. 하지만 이는 현대 문명에 대한 도식적 비판이 아니다. 왜냐하면 유하가 입감한 ‘거리’는 숭고한 ‘의리’로 하나가 되는 통합의 길이 아니라, 배반의 음모로 수군거리는 분열의 거리(<비열한 거리>)이기 때문이다. 또 그것은 순결한 사랑과 결혼을 꿈꾸는 조화의 장소가 아니라 욕망과 이별이 점철되어 있는 불화의 공간(<결혼은 미친 짓이다>(2002))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유하의 문학과 영화는 고상하게 ‘포장’되어 있거나, 혹은 숭고하게 ‘고양’되어 있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재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신작 <강남 1970>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강남 1970>은 ‘절대적 부(富)’의 상징 공간으로 성화(聖化)되어 있는 ‘강남’의 성립 기원을 추적하여 탈성화하고 있다. 이 작품은 국가의 장기적인 도시개발 계획에 의해 건강하게 진행되어야 할 ‘신도시 개발 사업’이 사실은 저잣거리 모리배들의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기능했음을 직파하고 있다. 강남몽(夢)에 대한 유하 감독의 냉담한 시선은 특히 주인공 종대(이민호 분)와 용기(김래원 분)의 혈연주의, 혹은 가상의 형제애와 가족주의가 파탄 나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장면은 <비열한 거리>를 연상시킨다.


<강남 1970>은 ‘부(땅)’를 독점하기 위한 ‘지배―수탈’의 과정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 강남은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유하 감독은 강남이 원주민의 ‘땅’을 탈취하여 구축한 ‘부의 허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교육문화의 일번지인 ‘강남’은 대지를 상징적으로 지배하고 경작하는 ‘투기의 논리’ 속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어원에는 ‘땅’을 지배하고 탈취하는 ‘식민(colony)’의 형식이 내재화되어 있다. 땅, 다시 말해 대지의 탈취와 식민화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가장 내밀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유하 감독이 <강남 1970>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다. ‘강남’의 영토를 자본의 성소로 신성화하고, 그 이미지를 영속화하고 있는 현대인의 ‘욕망’과 ‘식민성’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유하가 욕망 자체를 불온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사적 욕망을 통해 공적 가치를 훼손하는 자본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 자본주의의 헛된 욕망과 식민화의 논리를 격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 첫 시집 <무림일기>의 유하 시인이라면,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평정하는 강호의 고수들을 호명할 것이다. 그는 <무림일기>에서 한국 사회를 강호의 도 (道)가 추락한 ‘무림(武林)’의 세계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문학만이 아니라,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서 학교를 ‘유신교육의 장’으로 그리고 있다. 군사 체제를 통째로 이관해 놓은 듯한 ‘학교’는 억압과 폭력의 공간이다. 군부 독재의 알레고리로서 사용되고 있는 ‘말죽거리의 고등학교’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을 환기시킨다. 하지만 이들 작품과 달리, 유하 감독은 ‘말죽거리’에 이소룡의 현신인 현수(권상우 분)를 등장시켜 악당들을 물리친다. 이는 <무림일기>에서 ‘구원의 장풍’을 통해 강호의 도를 회복하는 시적 응전과도 다르지 않다.


이와 같이, 유하 감독의 초기작은 ‘선/악’이라는 선명한 이분법적인 구도 속에서 적(惡)을 무너뜨리는 홍콩 느와르나 무협 영화를 상상하게 한다. 이런 경향의 최종 결정판이 <말죽거리 잔혹사>이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영웅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소룡의 죽음 이후 우리를 구원해줄 메시아는 도래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제 유하 감독은 영웅의 현현을 통해 세계의 모순을 변혁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냉정한 태도로 현대 사회의 욕망과 폭력을 묘사할 뿐이다. 근작 <강남 1970>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작품은 강남몽(夢)의 판타지와 자본주의적 욕망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종대’와 ‘용기’는 자신의 삶터를 분양받지 못 한 ‘셈 바깥의 존재’이다. 그들은 ‘땅’을 얻기 위해 불법과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종대와 용기의 결핍은 ‘투기’와 ‘폭력’의 방식으로 대리 보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하는 <강남 1970>에서 강남몽(夢)은 단순한 ‘사회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사회 병리’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강남(땅)’을 소유하기 위한 헛된 시도(강남몽강남몽), 혹은 강남으로 표상되는 ‘부(자본)’의 축적 시스템을 비판하는 <강남 1970>의 언어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다. 물론 이 작품의 ‘선정성’은 불필요한 성애 장면과 폭력적 이미지의 반복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한 비판은 더 근본적인 자리에 가닿는데, 이는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타고 넘어 영화언어를 어떻게 ‘상품화’의 유인, 혹은 자본의 내적 논리로부터 구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과 직결되는 것이다.

박형준 비평전문지 편집위원을 맡고 있으며,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과 인문학이 우리 삶의 억압적 감성 구조를 변화시키는 실천적 방법이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많은 이들이 문학을 잘 아는 것보다, '문학적인 삶'에 더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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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나의 결혼원정기 라라의 망명소식을 듣고 과수원길을 한걸음에 내달리는 만택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가슴 따뜻하게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기쁨 권하는 사회 [인사이드 아웃] ‘기쁨’과 ‘슬픔’이 함께 포옹하는 장면, 우리 안의 페르소나와 쉐도우가 대면하는 장면일 것이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지랄 같네… 사람 인연… [사랑]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장면이 없는 영화,〈사랑〉. 이제는 이 영화를 ‘사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뉴스, 웹툰. 2016년 10월 1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_웹툰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뉴스, OST & 맛집. 2016년 12월 2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울한 사랑과 실패할 열정] 김일두의 ‘문제없어요’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Hable Con Ella>를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페이드아웃 [베티블루] 베티는 영원히 눈부신 스무 살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사라지고 싶다’와 ‘죽이고 싶다’, 청춘의 막막함 앞에서 <버닝>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감독 이창동의 8년만의 신작 <버닝>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선택을 선택하며 사는 삶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미래를 상상한다. 가장 흔한 예는,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는 미래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필름리뷰 <브로커>의 낮과 밤 전포동의 밤은 말 없는 목격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비 오는 밤, 소영(이지은 분)이 교회에 아기를 두고 올 때 잠복근무 중인 형사 수진(배두나 분)은 자동차 안에서 동료 이 형사(이주영 분)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본다. 수진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안에 넣고 자동차로 돌아와 조용히 어둠 속을 응시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6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목소리의 정체 <네루다> 오스카는 감독의 상상력의 산물이니, 실존인물 네루다의 문학과는 무관하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6년째 참가 중인 학수(박정민 분).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전진하는 래퍼 학수의 길은 녹록지 않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클로즈업,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 <잔다르크의 수난>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2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두가 왕의 사람들 <더 킹>]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깃을 잡고, 첩보를 기획하고, 적당한 기회에 터뜨리는 일’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자 출세를 보장하는 지름길이었다.
소성리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사랑, 경계를 넘어설 용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우리는 그 고민의 흔적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에서도 찾을 수 있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아직 추운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로 우리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 이젠 영영 돌아오지 못할 이름들이 몹시 아픈 날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놓고야 마는 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또래여서만은 아니다.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두 남자의 짜릿한 일탈 쏜다 현실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승리자이기를 마음속으로 되 뇌어본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5일 주술적 믿음에 대하여 <곡성(哭聲)>을 위한 변명 다시 질문을 빙글빙글 돌려 원점으로 회귀시키는 ‘소라형(나선 형)’의 이야기 방식이 단순히 극영화의 문법적 일탈로만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환상적이야! <미드나잇 인 파리> 첫 장면부터 길에 대한 감독의 눈에 띄는 편애, 애정은 아마도 환상을 품고 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연애의 목적 여자는 희망한다. 둘의 새 출발을.. 남자는 알았다. 자신이 제비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에게 반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2008 Spring (통권 25호), 특집기획. 2008년 3월 30일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언'은 배리와 레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의 후반부에선
그들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극적으로 잘 표현 해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델마>,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을 담은 <델마>는 차갑고도 뜨거운 영화다.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7일 <택시운전사>를 보고 <꽃잎>을 떠올리다: 김만섭과 ‘우리들’ ‘광주’가 지닌 비극적 면모의 일부이겠지만. 여기서는 시각적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위안조차 불편하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러나 아무나의 길 <판타스틱 우먼> 눈에 강력하게 끼인 이항대립적인 백태가 사라지고 ‘아무나’와 분별없이 어울리는 그런 자리를 희구하는 일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뉴스, 웹툰. 2017년 1월 3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_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