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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 글 ·
  • 작성일2020. 12. 29

2015년 7월 10일, 제5회 부산반핵영화제에 가서 개막작인 이토 타카시의 다큐멘터리영화 〈히로시마·평양〉을 봤다. 영화 제목에 나란히 병기된 익숙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두 도시의 지명, 일본의 히로시마 그리고 북한의 평양. 영화 제목만으로 어떤 영화인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버려진 피폭자’라는 부제를 통해 간신히 일본과 북한에 거주하는 피폭자에 관한 영화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일본제국으로부터의 해방 이후 성립된 분단체제의 대한민국에서 교육받고 자라온 나로서는 여전히 평양과 피폭자의 관계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영화 관람에 돌입했다.
 

영화의 첫 시퀀스는 2009년 4월 평온해 보이는 평양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된다. 식사 후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리계선 씨가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하얀 붕대를 손가락 끝에 덕지덕지 감고서 그릇 몇 개를 씻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이 여성에게, 감독 이토 타카시가 병세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그녀는 일이년 전부터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세도 나타났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 원인이 피폭 때문일 것이라 그녀는 말한다.
 

이어 다음 시퀀스는 1945년 8월 원자폭탄 투하 이후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처참한 광경을 담는다. 이 가공할만한 무차별적 대량살상으로 인해 히로시마에서 42만 명, 나가사키에서는 27만 명이 피폭 당했다. 그런데 피폭 당한 것은 일본인뿐만이 아니라 당시 조선에서 징용된 조선인들도 다수 포함되었었다. 강제 징용이나 혹은 직업을 찾아 일본으로 몰려든 조선인들 또한 이 폭격으로 7만 명 정도가 피폭된 것이다. 전방과 후방의 구분 없이 자행된 인류사상 유례없는 이 살상으로 일제는 전의를 상실하고 항복을 선언했다. 일제의 항복은 곧 일제 지배하에 있던 지역들의 해방을 의미한다. 이 당시 리계선 씨와 그녀의 부모는 원폭 투하에서 27킬로미터 떨어진 지금의 히로시마현 오타케시에 살고 있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으나 여전히 일본에 남겨져 있던 그녀의 부모는 조국으로 돌아갈 방도를 찾고 있었다. 마침 뜻밖에도 일본이 귀국비용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조선인들에게 퍼지게 된다. 그런데 이 비용을 지급하는 곳이 하필 폐허가 된 히로시마 내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계선 씨의 어머니는 귀향을 위해 당시 3살이었던 리계선 씨를 데리고 폐허가 된 히로시마를 걸어 들어갔다. 모녀는 간신히 귀국비용을 지급하는 일본인 간부와 대면했지만, 이 간부는 여전히 일제는 전쟁 중임을 믿고 귀국비용 등의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자는 적색분자라며 호통만 칠 뿐이었다. 결국 모녀는 귀국비용을 받기는커녕 잔류방사선으로 오염된 히로시마 시내를 걸어 내부 피폭되어버렸다.
 


이리하여 리계선 씨의 가족은 귀국을 포기한 채 전후 일본에서 조선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간다. 한국전쟁이 휴전되고 남북 간의 체제 경쟁이 한창일 때, 재일조선인들은 귀국요구운동을 벌인다. 당시 일본 측의 입장에서도 ‘식민지의 잔재’로서의 조선인은 사회적인 문제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북한으로의 귀국사업은 별 무리 없이 실현된다(이 귀국사업에 관해서는 문정현의 〈할매꽃〉(2007), 최양일의 〈피와 뼈〉(2004) 등의 영화에서도 소재화된 적이 있다). 이 귀국사업에 편승하여 리계선 씨는 가족을 일본에 남겨두고 홀로 북한으로 가서 살아간다. 북한에서 정착 후, 그녀는 대학 교육을 마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지만 때때로 원인 모를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스럽다. 2004년 북한을 방문한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의 질병을 보고서, 그때서야 45년 히로시마에 가서 잔류방사능을 쏘여 입시(入市) 피폭 당한 사실을 밝힌다. 피폭된 지 59년만에서야 리계선 씨는 자신의 질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지만 왜 그 사실을 어머니가 숨겼는지 등의 자세한 상황은 모르고 있다. 감독 이토 타카시는 피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히로시마현의 오타케시에 있는 그녀의 어머니 허필년 씨의 자택을 찾아간다. 이토는 왜 허필년 씨가 자신의 딸에게 피폭된 사실을 숨겼냐고 묻자, 자신의 딸이 시집을 가지 못할까 봐 혹은 그 사실을 숨기고 딸이 시집을 간다면 딸의 마음이 아플까 봐 였다고 말한다. 그럼 결혼 이후에는 왜 말해주지 않았냐고 하니 혹시 딸이 이혼을 당할까 봐 였다고 말한다.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부모의 심정이지만 이 대답은 무책임하고 잔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만일 피폭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더라면 조금은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곤혹스런 문제는 자신의 피폭 사실을 알고 난 이후 리계선 씨 또한 자신의 자식에게 이 사실을 말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피폭 문제가 단순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의 육체의 질병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대를 거듭해 반복될 수 있는 질병임을 뜻한다. 원폭이든 원전이든 고도의 인간 이성이 발명한 근대적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이성으로 제어되지 않는다. 원자력은 일시적 사건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 가늠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할 그 ‘무엇’이기에 위협적이다. 또한 원자력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은 국가적 차원과 결부되어 있다. 애초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부터 원자력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되었다. 미국의 원자력 투하는 인류의 역사에 깊은 상처와 충격을 준 사건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사건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일이기에 문제적이다. 인간의 역사 속에 있지만 인간이 사라진대도 지속적으로 존재할 물질이기에 인간 역사의 바깥에 있기도 하다. 이 바깥에 대한 사유는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이지만 이 글에서 이것을 다루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인간 세상, 구체적으로 말해 국가와 국민이라는 범주 안에서 원폭이 취급되는 문제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분명 미국에 의한 원자폭탄 투하는 최소한의 윤리성도 없는 잔학한 행위였다. 원폭에 의해 희생된 일본인들이 불우한 희생자였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이후 원폭을 ‘처리(지속적으로 썼지만 이는 결코 처리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해간 일본의 처사는 문제적이다. 원폭 이후 일제에 의한 식민지배 사실은 배후로 밀어내고, 피해자로서의 일본을 부각시킨 것, 당시 조선인 원폭자들을 유령 취급한 것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조선인 위령비가 건설되는 데 많은 세월이 걸렸는데 조선인들의 투쟁에 의해 공원 한 귀퉁이에 비가 세워졌다), 특히 영화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피폭자들에게 지급되는 ‘피폭자건강수첩’이 국가 간의 외교 문제로 북한만이 예외가 된 점(2007년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생존하고 있는 피폭자는 382명에 이른다) 등이 그러하다. 이렇게 원폭을 둘러싼 문제는 단순히 테크놀로지적 파괴력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다루는 국가의 정책, 국가 간의 항쟁과 갈등 그리고 식민지적 기억의 문제를 포괄한 복잡한 현상이다.
 

원폭이 하나의 문제 틀로 풀 수 없는 균열된 현상이라는 점을 이 영화는 리계선 씨를 현현시켜 발화하고 있다. 리계선 씨는 인류의 잔학함으로 상처받아 훼손된 육체로 말한다. 육체의 고통은 발화되지 않은 형태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이와 함께 인터뷰 중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와 발화된 말은 일본어/조선어를 넘나들며 역사적 균열을 드러낸다. 2009년 당시 그녀는 여전히 탈 식민화하지 못한 채 당대를 살아내고 있다. 우리는 역사의 파고에 의해 온몸으로 상처받은 그녀를 보면서 막연한 연민이나 동정을 던지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이 끝나지 않을 고통의 당사자로서 우리 스스로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정기문 자유기고가, 주체의 구성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장치에 관심을 갖고, 문학연구와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을 통해 스스로가 고양되고 더디나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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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브리짓존스의 영화읽기. 2015년 4월 23일 이웃집 토토로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때면 토토로가 살고 있는 숲속으로 한번 빠져보심이...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여선생 VS 여제자 초등학교 시설 친구들에게 전화기를 돌려보게끔 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질주가 아닌, 부유(浮游): [설국열차]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설국열차처럼 일거에 멈춰 세울 수 없는 무형의 거대 열차이기 때문이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친일의 제도, 제도의 친일 [집 없는 천사] 자본의 영세함과 기술 부족, 그리고 검열이라는 제도의 문제와 오래도록 싸우던 조선의 영화인들은 그럼에도 영화제작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필름리뷰 <브로커>의 낮과 밤 전포동의 밤은 말 없는 목격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비 오는 밤, 소영(이지은 분)이 교회에 아기를 두고 올 때 잠복근무 중인 형사 수진(배두나 분)은 자동차 안에서 동료 이 형사(이주영 분)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본다. 수진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안에 넣고 자동차로 돌아와 조용히 어둠 속을 응시한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애니미즘 (animism) 의 극에는 대자연이나 정령이 아니라 진정하게 인간 소외를 완성 시키는,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신칸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곡성> 거대한 파도가 한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삼켜버린다. 극 중 무당인 일광(황정민 분)은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Asia Movie File 수취인거부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수취인거부 그러나 50년을 묵혀둔 그리움의 연서는 어떤 형태로든 그 대상에가 닿지 못한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2009년 3월 19일 봄날의 나른한 단상 요 며칠사이 봄비가 제법 때맞춰 수분공급을 잘하고 있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당신 옆의 요괴 - 몬스터 헌트 인간 세상의 지도자 요괴를 모두 잡아 내치기만 한다면! 정녕 그들 이마에 붙일 꼼짝 못할 표식을 못 만든단 말인가!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모노폴리 조만간 기발한 범죄 스릴러 영화가 출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필름리뷰 흐릿하고 지워진 모든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다. 심지어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겐 환희와 사랑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비극과 잔혹의 장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가 부글거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현장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 돌아올 수 없는 욕망의 바다, 영화 [황해] 황해는 돌아갈 수 없는 욕망의 바다였다. 황해를 건넌 구남은 구원은 고사하고 대 살육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겨울을 나는 방법 <러브레터> 영화를 본 이후 나의 쓸쓸하던 마음 역시 구원되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영화 < Her >을 들으며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2007 Summer (통권 2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6월 1일 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꿈 우아한 세계 오늘도 사회의 전쟁터에서 귀가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에게 가정(home)이라는 진정한 안식처를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필름리뷰 ‘대저’에 가볼까 2011년 여름, CINDI라고 불렸던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에서 최용석 감독의 <이방인들>을 보았다. CINDI는 좋은 영화제였다. 지금 생각하면 저마다 단도 정도는 매일 갈아온 작품들이 즐비했던, 디지털시네마 전용 영화제였다. 그해에 CINDI가 선정한 부산 영화는 <이방인들>과 김백준 감독의 <작별들>(2011)이었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쓰 홍당무]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붉은 얼굴로 비호감 연기를 한 공효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1등에 가리워진 사랑받고 싶은 2등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5일 Film Review 살아가게 하는 <그래비티> 곁에 없을 때야 무엇이 나의 하루를 그토록 별일 없이 평범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 무엇이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2008 Winter (통권 24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월 30일 지랄 같네… 사람 인연… [사랑]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장면이 없는 영화,〈사랑〉. 이제는 이 영화를 ‘사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08 Summer (통권 26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7월 29일 OST에 빠지다, 영화 [그녀에게] Hable Con Ella, Talk To Her “사랑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20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산 아래 숨은 사랑의 노래들] 영화 <쉘부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 Cherbourg>을 들으며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세계에 대한 감응 : <문라이트>를 보고 <할렐루야>를 떠올리다

<문라이트Moonlight>(2016)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다른 영화로 생각이 옮아갔다. 킹 비더의 <할렐루야Hallelujah>(1929)가 그것이다.  두 영화 사이의 영향 관계를 밝히거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식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문라이트>와 <할렐루야>가 영화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도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두 영화의 차이는 명확하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을 들으며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하드보일드 클래식 壽 수 구차한 서사를 모두 덜어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런 식의 표현이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8일 이 시대의 ‘존’들을 위하여, <프랭크> 이 영화는 프랭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존의 쓰디쓴 성 장서사이기도 하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