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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저널리즘의 모범답안 <스포트라이트>

  • 글 ·
  • 작성일2021. 01. 05



‘우라까이’라는 말을 아는가. 한국 언론계의 은어로 타 매 체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와 문체나 표현만 살짝 바꿔 내 는 것을 뜻한다. ‘어뷰징’이라는 말도 있다. 언론사가 온 라인 광고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자사 홈페이지 트래픽 을 높이기 위해 제목이나 내용을 바꿔가며 같은 내용의 기 사를 반복 송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두 단어가 의미하는 행위들은 모두 기사(Article)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짓이지 만, 지금도 수많은 한국 언론이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일 이다. 한국 언론계가 병들어 기능부전에 이르렀음을 보여 주는 증상들이다.
 

한국 언론의 위상이 바닥이 없는 것 마냥 끝없이 추락하고 있을 무렵, 기능부전에 빠진 한국 언론을 소위 ‘저격’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스포트라이트>란 제목의 영화다. 토마스 매카시 감독이 연출한 <스포트라이 트>는 미국의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 팀 의 일거수일투족을 조명한다.
 

영화는 ‘보스턴 글로브’에 새로운 편집국장 마티 배런이 부 임하면서 시작된다. 마티 배런은 발행된 신문에 실린 보도 를 점검하면서 하나의 의문을 제기한다. 로마가톨릭 보스 턴 대교구 소속 신부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칼럼의 후속 보도가 왜 없냐 는 것이다. 칼럼의 내 용은 가톨릭교회가 신 부들의 아동 성추행을 알고도 묵인했으며, 한 변호사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문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자 들은 가톨릭교회가 이 를 부인했으며 변호사 는 괴짜라 신뢰할 수 없다고 대수롭지 않은일인 듯 반응한다. 가톨릭교회의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 처럼 말이다.
 


마티 배런은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이 사건을 제대로 취재 해 달라 부탁한다. 이를 계기로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 사건 을 본격적으로 취재한다. 칼럼에 언급된 괴짜 변호사를 만 나 문서의 존재여부를 묻고, 사건의 피해자를 찾아가 당시 의 상황을 취재하고, 사건의 가해자까지 찾아간다. 또 사 건과 연관된 기사를 찾고, 관련 자료를 구해 분석하고, 전 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그들은 쉽게 속단하기보 다는 조각난 진실의 퍼즐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묻고, 찾고, 확인한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은 보스턴을 지 배하고 있는 가톨릭교회의 영향력이다. 가톨릭교회는 보 스턴 지역사회에 깊이 관여하면서, 가톨릭교회는 옳다는 믿음을 심어왔다. 이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던 신부들 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했다. 시스템은 보이지 않고, 단편적인 사실로는 그것을 파악할 수 없다. 때문에 영화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과거와 같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금 방 잊히고 말았던 것도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한 탓이었다.
 

만약 스포트라이트 팀이 특종에 급급해 단서만 보도하는 데 그쳤다면, 가톨릭교회는 몇몇 신부의 일탈로 치부하며 또다시 은폐하려 했을 것이다. ‘개인적 일탈’이라는 것, 한 국에서도 수없이 들리는 말이다. 전체를 들춰낼 수 없다면 사건은 쉽게 은폐되는 법이다. 결국 스포트라이트 팀은 사 실의 퍼즐을 모두 모아 가톨릭교회의 시스템 전체를 들춰 냈고, 보스턴 지역사회에도 경종을 울린다. 진작 보도하지 못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보스턴 글로브’의 자성 (自省)은 덤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의 ‘취재과정’에만 집중한다. 영화에 ‘사건’은 전혀 이미지로 등장하지 않는 다. 뿐만 아니라 기자 개개인의 존재도 부각되지 않는다. 카메라는 그들의 ‘취재행위’에만 집중한다. 그런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이목을 끌지 않음에도,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과정을 차근차근 쌓아가면 서 자연스레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영화의 힘은 무엇 보다도 ‘언론이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는 모범답안을 완벽 한 짜임새로 묘사해내는 데 있다.
 

지난한 취재를 거쳐, 그것을 녹여내 하나의 기사로 완성해 내는 과정은 기자만이 겪을 수 있는 매력적인 경험이자 기 사를 가치 있게 만드는 힘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이 생산 하는 기사의 다수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 언론이 보인 보도 행태는 이것 이 사실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기레기’라는 말이 아 깝지 않음을 자백하고 만 것이다. 스스로 내린 사형선고를 철회하기 위해서는 원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스포트라이 트 팀처럼 끊임없이 묻고, 찾고, 확인해야 한다. 알량한 단 서로 속단하기보다 시스템을 파헤칠 수 있는 지난한 과정 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보전화가 빗발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사람들에게 응답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무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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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용서는 가능한가. 변화는 가능한가.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나의 결혼원정기 라라의 망명소식을 듣고 과수원길을 한걸음에 내달리는 만택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가슴 따뜻하게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괴물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주의적(코스모폴리탄)인 시선이 바로〈괴물〉에도 있었던 것이라 자부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세상 가장 소중한 사랑을 담은 [마지막 선물] 가족의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를 하여도 부족함이 없건만, 알고 있어도 잘 실천되지 않은 것이 현대 우리들의 모습이다. 잃고난 후 후회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자각하게 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일즈맨>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고 되묻고 있을 뿐이다.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9월 26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빼앗긴 조국에 대한 한으로 황야를 무정부 상태인냥 누비고 다니는 세 남자의 보물찾기 과정에는 분명 조국을 잃은 슬픔과 자괴감이 깔려 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 기이한 여행 첫 쇼트와 마지막 쇼트가 서로 꼬리를 물려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장률은 이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귀띔한다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켜켜이 쌓인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카페 뤼미에르>, 필름리뷰 아마도 요코는 엄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프레임을 뚫고 나간 열차는 멈추지 않고 종으로 횡으로 시간을 질러갈 것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나루세 미키오와 전후의 감각 <흐트러지다 > 절제 속의 역동을 통해 반복 안에서 차이를 발굴하려는 열의 (오즈 야스지로)와는 또 다른 곳에 나루세 미키오의 길이 뻗어나 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어른’이라는 굴레 안에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어른이 되어버린, 혹은 어른이라고 믿고 싶은 지금 우리도 여전히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임을 해원은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영화를 넘어선 영화<시> 영화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를 초월한 세상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점이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뉴스, 웹툰. 2016년 7월 2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복면작가의 Movie Think #5 부산행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소성리>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 각자의 라라랜드] 데미언 채즐의 <라라랜드 La La Land>를 들으며
2002 Autumn (통권 3호), 리뷰. 2002년 9월 26일 내가 앵글에 담는 부산의 공간 부산의 공간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을 들으며 느끼는 아쉬움으로 내가 아직 부산을 아낀다는 걸 느끼듯이???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바캉스로서의 영화 기욤 브락의 영화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와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바캉스, 젊음, 연애 사건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세 사람의 영화를 특징짓는 공통점이다. 물론 영화의 자유로움이 소재의 차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인 혹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현장에서의 우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 (특히 에릭 로메르를 상기시키는)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캐릭터 구축 등의 영화 제작 방법이 영화에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불어넣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클로즈업,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 <잔다르크의 수난> 
뉴스, 웹툰. 2016년 12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모노폴리 조만간 기발한 범죄 스릴러 영화가 출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