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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재능 있는 리플리메리카노]

  • 글 ·
  • 작성일2021. 01. 05


리플리와 나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멜버른 대학교 내 식당에서 접시를 닦았다. 그곳을 지원을 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대학교 내에 있다는 것이었다. 대학 생활을 오래도록 해온 나에게 학교는 심적으로 안정과 영감을 주는 장소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키친핸드는 쉽지 않은 직종이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목 주위로 땀띠가 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어떤 일이건 반복은 요령이라는 기술을 선물한다. 몇 주 정도가 지났을 즈음부터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의 꼴을 갖췄고, 이후로는 오가는 손님들과 여유롭게 인사를 건네고 이름을 물을 수도 있게 되었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다른 학생들처럼 주로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고, 학생 회관에 위치한 동아리 방에 얼굴을 불쑥불쑥 내밀기도 했다. 교내를 걷고 있으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게도 되었는데, 그럴 때면 마치 십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괜히 아득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수의학을 전공하던 일본인 친구가 할로윈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멜버른 대학교 학생을 위한 파티로 큰 펍을 빌려선 밤을 새워 술을 마신다는 거였다. 나는 흔쾌히 초대에 응했지만 온전히 열린 마음은 아니었다. 나는 아무런 분장을 하지 않았고, 특별한 옷을 입지도 않았다. 이 밤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컸던 탓이다. 펍의 구석에는 스파이더맨, 배트맨, 좀비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으레 파티의 분위기가 그렇듯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어디 출신이며, 무슨 공부를 하고, 또 어디에 사는 지를 탐색하기 마련이었다. 이후에는 친구가 될지 다른 부류를 찾아다닐지 결정을 내렸다. 바 테이블에 가만히 잔을 두고 서 있는 나의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어차피 스치는 인연인 마당에 굳이 학생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있다고 일일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를 소개했다. 어떤 이들은 강의실에서 나를 봤다고 우겨댔다. 나는 별다른 부정을 하지 않았다. 몇몇 친구들은 자신들의 학회나 스터디 모임에 초대를 하기도 했다. 나는 무엇에 신이 나 버렸는지 과장과 허풍을 늘여놓았다. 자정이 되어갈 무렵 베스트 드레스 상을 뽑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일순간 펍의 조명이 팟, 하며 환하게 커졌다. 나는 눈을 찡그리며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술기운이 가득 올라 이미 정신은 혼미해져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자리를 서둘러 빠져나와선 어두운 멜버른의 밤거리를 오래도록 걸었다. 그날의 가장 소름끼치는 할로윈 분장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디키는 잘 있나요?
 

어쩌면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현실에서 발현시킬 거짓말이 필요하다. 앙소니 밍겔라 감독이 리메이크한 의 리플리야 말로, 욕망이라는 거대한 관념의 실체이자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 놓은 비켜나간 욕망의 이단아라 할 수 있다. 피아노 조율사와 호텔 보이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리플리는 어느 날 호화로운 파티에서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피아노를 쳐주다 뉴욕 선박 부호인 그린리프를 만나게 된다. 프린스턴 대학의 재킷을 빌려 입은 탓에 그린리프에 눈에 띄게 된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 56년 졸업생인 자신의 아들 디키를 아냐는 물음에 리플리는 입가에 미소만 머금은 채로 잠깐 망설인다. 그 순간, (아이들의 장난, 나쁜 짓 등의 뜻을 가진)라는 제목의 스코어(score)가 들려온다. 단출한 악기와 단조로운 멜로디 뒤로 들리는 현학기의 절제된 불협화음, 미스테리한 곡의 전개가 영화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영화음악의 거장 ‘가브리엘 야레’의 숨결은 리플리의 표정 속에서 살아나게 된다. 아파트 옥상에서 자그마한 돌멩이를 무심코 던진 아이처럼, 아직은 그 파장이 얼마나 크게 번질지 모르고선 그저 입가를 실룩거리고 있는 행색인 것이다. 리플리는 얼른 대답을 한다.
 

“디키는 잘 있나요?” 그의 거짓말은 시작되었다.
 

재능 있는 리플리메리카노
 

톰 리플리가 마음에 든 그린리프는 자신의 회사로 리플리를 초대하며 이태리에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을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하기에 이른다. 그에 따른 보상은 톰이 결코 벌어들일 수 없는 수준이다. 재즈광 디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재즈공부를 시작한 톰은 쳇 베이커의 목소리를 듣고,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구별하지 못하는 재즈 애송이다. 하지만 이 남자의 재능은 예상외로 뛰어나다. 우연을 가장하여 재즈앨범으로 디키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이렇게 말한다.
 

"Bird! That's Jazz!"
 

그에 모자라 한 술 더 뜬다. 버드(찰리 파커)는 신이야! 샌님처럼 안경테를 들어 올리며 수줍게 말하는 톰 리플리는 이미 디키의 요트 이름이 버드라는 걸 알고 있었다. 디키는 곧장 나폴리의 재즈 클럽으로 톰을 끌고 간다. 자신의 색소폰 연주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톰은 여전히 재즈에 대해선 문외한이다. 하지만 뉴욕에서 온 이 재능있는 톰 리플리는 나폴리의 정서에 금방이고 적응해 버린다. 신나는 스윙 재즈 속에서 들려오는 아메리카노! 주드 로와 맷 데이먼이 부른, 아니 상류층의 디키와 그를 욕망하는 톰이 함께 부른 이 튠을 먼저 들어보자.

2010년에 발매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는 1956년 카로소네가 부른 이탈리아 스윙 재즈 를 샘플링해서 만든 노래다. 위스키, 소다, 락큰롤, 베이스볼, 등등 쉽게 들을 수 있는 가사와 반복해서 진행되는 아메리카노 메리카노 리카노 리카노. 재능있는 우리의 리플리는 처음 듣는 이 재즈 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그러면서도 디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꼴이 영 우스꽝스럽다. 신나는 스윙 재즈가 끝난 이후, 디키는 흥에 겨워 톰의 볼에 키스를 선물한다. 이태리식 환영의 인사는 톰의 마음속에서 변질되어 점차 다른 감정으로 변해간다. 톰은 디키의 약혼녀 마지와도 점점 가까워지고 마침내는 디키와 한 집에서 지내게 된다. 불과 몇 주 전까지 뉴욕의 호텔 보이였던 톰은 디키를, 쳇 베이커를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톰은 이제 디키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까지 한다. 쳇 베이커의 스탠다드 넘버원 이다.

My funny Valentine
Sweet comic Valentine
You make me smile with my heart

Your looks are laughable
Unphotographable
Yet you're my favorite work of art

Is your figure less than Greek
Is your mouth a little weak
When you open it to speak
Are you smart?

Don't change a hair for me
Not if you care for me
Stay little Valentine
Stay!
Each day is valentine’s day
 

나의 명랑한 발렌타인이여. 나의 귀엽고 깜직한 발렌타인이여, 그대는 내 마음을 미소 짓게 하는군요. 그대의 외모는 우스꽝스러워서 사진을 찍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하지만 그대는 내가 좋아하는 예술품이지요. 그대의 용모는 그리스 조각보다 못 생겼고, 입 언저리도 이상해요. 그대가 말하는 방법은 세련되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나를 위해 머리카락 한 개도 바꾸어서는 안 되지요. 나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대로의 귀여운 발렌타인으로 있어 주오.1)


쳇 베이커, 이 불행한 천재 재즈 뮤지션의 타락한 인생이 톰 리플리의 미래와 겹쳐보는 건 감독의 의도일까. 쳇 베이커의 가녀린 목소리는 냉소적이면서도 연민을 불러일으켜 사랑의 찬가가 아닌 대상없는 자기 고백으로 들린다. 디키를 향한 톰 리플리의 마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톰 리플리의 미성과 불안한 눈동자, 수줍은 미소는 쳇 베이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디키와 톰은 서로를 힐끗 쳐다보며 전에 없던 감정의 그림자 주변을 서성인다.


누구에게나 재능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지. 넌 뭘 잘하지?


디키가 톰에게 묻는다.


“Everybody should have one talent. What's yours?”
 

톰은 서명을 위조하고, 거짓말을 하고, 남을 흉내 내는 게 재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단 하나 ‘디키-되기’다. 톰 리플리는 디키에게 완벽하게 빠져버리고 만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상류층 자제들의 일탈 생활을 맛본 리플리는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발현 앞에서 혼란을 겪는다. 톰은 디키처럼 안경을 벗어던진 채, 그의 신발을 신고 모자를 쓰고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자 재능 있는 리플리는 마치 자신이 디키가 될 수도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의 혼란스러운 마음은 가브리엘 야레의 음악 앞에서 점차 가중된다. Original sound track에 수록된 테마 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처럼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코드를 사용해 광기에 사로잡힌 리플리의 심정을 재현해내고자 한다.

뜨거운 이태리의 햇살 아래에서 아이스박스가 섹스보다 좋다는 디키는 새로운 장난감에 얼른 혹해선 마음을 줘버리고, 흥미가 떨어지면 가차 없이 버리고 만다. 애인을 달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탄 배에서 섹스를 하고, 환상적인 재즈 연주 앞에서 그간 열광했던 색소폰 대신 드럼을 쳐야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갓난아이의 생존 욕구(need)는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채로 그대로 멈추어 고작 요구(demand)의 수준으로 올라섰을 뿐이다. 하지만 톰이 디키를 보며 경험한 결핍의 정체는 욕구나 요구의 상태가 아닌 욕망(desire), 그 자체다. 톰의 마음은 디키를 만남으로 인해 더욱 비워지고 그에 따른 결핍 증상은 그를 병들게 만들고 있다. 디키의 즉흥적인 욕구와 톰의 잠재적인 욕망의 대립은 어긋난 육체적 파행으로 치닫게 된다.
 

바흐, 베토벤, 차이코프스키부터 찰리 파커, 마일스 데이비스, 디지 길레스피까지 이보다 풍성할 순 없다. 하지만 영화를 반복해서 듣고 있자니, 클래식과 재즈의 거장들이 마치 선거 유세를 펼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보다 많은 것을 담으려 했기에, 다소 넘치는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두서없이 음악이 바뀔 때면 리플리의 정신처럼 혼란스럽기도 하다. 아무리 그런들 메리카노 메리카노만 외쳐도 재즈가 되는 이태리의 해안가가 배경인 영화라면,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이미 내 귀는 나폴리, 나폴리 거리며 스윙, 스윙 하고 있는 중이다.
 

1) [네이버 지식백과] 나의 명랑한 발렌타인 [My Funny Valentine] (이야기 팝송 여행 & 이야기 샹송칸초네 여행, 1995. 5. 1., 삼호뮤직)

오성은 자유기고가/ 동아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부산 KBS1 TV [바다에세이 포구]를 진행했으며, 문화 웹진 [채널 예스]에 포구 이야기를 연재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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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영화 < Her >을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시네로망> 영화와 소설의 기형적 진화, 필름리뷰-독자기고 이미지와 언어를 시공간의 흐름에 따라 해체, 융합하는 접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문학이 영화를 통해 넓혀나 갈 수 있는 지표이며, 영화가 문학을 통해 깊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심장이 뛰네 포르노적 환상을 통한 성적 주체화와 자유의 여정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피에타 ”걸작이 아니다. 시작이다.” 김기덕의 2번째 데뷔작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뉴스, 웹툰. 2016년 12월 2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5 판도라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두 예술가의 협업은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프린트하여 그들이 머무르는 장소의 벽만큼 커다랗게, ‘경의’를 담아 붙이는 ART WORK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필름리뷰 ‘대저’에 가볼까 2011년 여름, CINDI라고 불렸던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에서 최용석 감독의 <이방인들>을 보았다. CINDI는 좋은 영화제였다. 지금 생각하면 저마다 단도 정도는 매일 갈아온 작품들이 즐비했던, 디지털시네마 전용 영화제였다. 그해에 CINDI가 선정한 부산 영화는 <이방인들>과 김백준 감독의 <작별들>(2011)이었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4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우리에겐 계란이 필요하니까] 우디 앨런의 <애니 홀 Annie Hall>을 들으며...
앨비는 맛도 없고 양도 적은 음식점에 온 느낌이다. 1년 전만 해도 애니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사라지고 싶다’와 ‘죽이고 싶다’, 청춘의 막막함 앞에서 <버닝>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감독 이창동의 8년만의 신작 <버닝>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너는 내운명 교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영화의 제일 큰 재미를 이 영화는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7월 1일 ‘지역’이라는 공포 [도가니]가 지역을 재현하는 방식 <도가니>는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표현 기법과 법정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쉐들이 종합된,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2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두가 왕의 사람들 <더 킹>]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깃을 잡고, 첩보를 기획하고, 적당한 기회에 터뜨리는 일’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자 출세를 보장하는 지름길이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어른들이 싸우고 싶었던 아이 싸움 <대학살의 신> 주제를 압축시켜 버린 단 하나의 소품, 이런게 거장의 힘인가보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여 교수의 은밀한 매력 그 일관된 방식에 결국 관객은 설득되고 그들이 가진 은밀한 매력을 곱씹어 보게 되는 것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알포인트 R-Point , 2004 공수창 감독, 감우성  <알 포인트>의 그 서늘한 마지막 씬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천재에서 거장으로 [퍼시픽 림] 지금은 우리 모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새로운 세계를 그저 맘 편히 즐겼으면 한다. 어둡고 음울했던 시절의 괴이한 섬세함 대신,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상상력을 펼치는 사내의 세계를 말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2월 2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울한 사랑과 실패할 열정] 김일두의 ‘문제없어요’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Hable Con Ella>를 들으며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18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도시의 마지막 구원자] 그 복잡한 지옥도 속에서 색소폰은 여전히 귓가를 헤맨다. 이 밤을 서성이는 고독한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낮은 음성으로.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행복에 관하여 [황금시대] 우선 자기가 행복해지길 원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필름리뷰 없는 부산, 하지만 있을법한 <뜨거운 피>는 1990년대 부산의 작은 포구 ‘구암’에서 벌어지는 건달들의 이권 싸움과 그 한복판에서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묘사한다. 그런데 영화 속 사건들이 벌어지는 구암은 특이한 공간이다. 부산에 속해있는 항구 동네이지만 사실은 영화만의 가상공간이다. 이런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이라는 지명을 명확히 언급하면서 만들어낸 장소이기에 여타 다른 가상의 지명과는 달리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왠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그런 실체감 있는 장소로 다가온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잊혀진 꿈의 동굴, 문성훈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소멸되지 않은 꿈의 역사 베르너 헤어조크 作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2월 1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래 위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 <로스트 인 더스트>]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픈 아버지들의 바람은 그들의 땅에 스민 탐욕과 살육의 역사마저 자식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끊이지 않는 폭력의 연대기를 이루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글로벌 경제위기가 충격한 보통의 삶 <라스트 홈>] “부동산에 감정 따위를 두지 마. 그건 그저 커다랗거나 작은 상자에 불과할 뿐이야.”
뉴스, 웹툰. 2016년 10월 20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1 맨 인 더 다크_ 웹툰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어른’이라는 굴레 안에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어른이 되어버린, 혹은 어른이라고 믿고 싶은 지금 우리도 여전히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임을 해원은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감정을 끄고 켤 수는 없으니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가 처음으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의 집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될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진아에게 묻는다. 이 집은 왜 이리 싸냐고.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귀신이 나온 집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엉뚱한 농담과 쓸쓸한 진실, 사려 깊은 거짓말이 뒤섞인 저 말이야말로 어쩌면 진아의 본모습이 아닐까.
뉴스, 웹툰. 2016년 12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4 신비한 동물사전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일즈맨>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고 되묻고 있을 뿐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