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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 글 ·
  • 작성일2021. 01. 05

지난 6월 3일,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死因)은 고인이 은퇴 후 평생을 앓아온 파킨슨병에서 비롯한 합병증으로 알려졌다. 무하마드 알리는 선수시절의 탁월한 권투실력 뿐 아니라 화려한 쇼맨십과 언변으로 숱한 화제에 오르내린 인물이었고, 흑인 인권과 자유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드러내어 인도주의자이자 반전주의자로서의 상징성을 획득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의 장례는 생전의 유언에 따라 모든 종교인들에게 개방한 이슬람식으로 거행되었는데, 고인의 운구 행렬 가운데는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도 자리하여 눈길을 끌었다. 윌 스미스는 무하마드 알리의 일대기를 다룬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알리>(2001)에 출연한 바 있으며, 고인이 살아생전에 영위하였던 치열한 삶으로부터 깊은 감화를 입었음에 조의를 표하기도 하였다.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 주니어라는 미국식 본명이 흑인들을 압제한 백인 노예주로부터 부여받은 이름이라는 이유로 완강히 거부한 남자, 당대에 만연한 인종차별에 분노하여 올림픽에서 거머쥔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버린 시대의 반항아 무하마드 알리의 삶을 영화 <알리>를 통해 되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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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약관의 나이에 불과했던 흑인청년이 당대의 세계 챔피언이었던 소니 리스톤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헤비급 챔피언 자리에 올라선 순간, 이제 막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캐시어스 클레이는 이미 인생의 정점에 도달하였고, 이 빛나는 영광의 순간을 첫 시퀀스에 담아낸 영화 <알리>는 그가 스스로를 무하마드 알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명명함과 더불어 겪게 될 삶의 지난한 곡절을 그리기 시작한다. <알리>를 연출한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1995), <인사이더>(1999), <콜래트럴>(2004)과 같은 영화들에서 이미 ‘단독자’로 표상될 수 있는 인물들의 고독하고 비통한 삶의 이면을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는데, 무하마드 알리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도 신화 이면에 아로새겨진 한 인간의 영욕의 순간들을 무던한 화법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무하마드 알리의 개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말콤 엑스의 존재다. 알리가 미국 내 흑인 무슬림 단체인 ‘네이션 오브 이슬람’에 심취하여 자신의 이름을 이슬람식으로 개명하게 된 데에는 그가 말콤 엑스의 가르침으로부터 얻은 깊은 공명에 기인한 바 크다. 말콤 엑스는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과격투쟁의 선봉에 섰던 인물로서, 60년대 중반 그의 사후에 창설된 급진적 흑인결사단체 ‘블랙 팬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지도자로도 알려진다. 하지만 말년의 말콤 엑스는 이슬람 성지인 메카 순례를 계기로 수니파 무슬림으로 귀의하게 되었고, 종전에 몸담던 ‘네이션 오브 이슬람’의 흑백분리주의 사상과 결별함으로써 폭력을 수반한 백인과의 과격투쟁이 아닌 인종간의 화합과 공존을 주창하는 투사로 변신하게 된다. 영화 <알리>는 바로 이 시기, 말콤 엑스가 ‘네이션 오브 이슬람’의 교의를 저버린 변절자로 낙인찍혀 지도부로부터 배척당하고 급기야 종단의 조직원으로부터 암살당하기까지의 일련의 상황을 묘사한다.
 

무하마드 알리에게 있어 말콤 엑스는 정신적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 막 세계챔피언 자리에 올라 교단의 상징적 총아로 떠오르게 된 알리는 지도부의 뜻을 위배한 이단아로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말콤에게 쉽사리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다. 말콤 엑스가 자신의 이름을 본 따 무하마드 알리에게 지어준 이름, ‘캐시어스 엑스’는 그가 알리를 자신의 형제이자 정신적 양아들로 여겼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캐시어스는 종단의 지도자인 일라이저 무하마드의 뜻에 따라 다시금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으로 개명함으로써 말콤 엑스와의 긴밀했던 관계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무하마드 알리가 소니 리스톤으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빼앗은 이듬해인 1965년 2월, 말콤 엑스는 뉴욕 할렘가의 어느 강당에서 연설을 준비하던 와중에 갑작스런 괴한의 총격으로 인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세계챔피언이자 유명인사로서 승승장구하던 무하마드 알리는 불현듯 전해진 말콤 엑스의 암살 소식에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회한의 울분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이후에 펼쳐지게 될 자신의 삶 가운데 살아생전 고독한 투쟁을 감내해야만 했던 말콤 엑스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워지게 될 것이라는 예감에 직면케 된다. (시간이 흐른 1975년, 무하마드 알리 또한 ‘네이션 오브 이슬람’을 떠나 말콤 엑스가 귀의하였던 수니파 이슬람교로 개종하게 된다.)
 

“어떤 베트콩도 나를 두고 깜둥이라 칭한 적 없다.”
 

무하마드 알리는 60년대 중반, 군에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라는 당국의 징집요구에 완강한 거부의사를 밝힌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결정이었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여론의 거센 비난이 그를 옥죄기 시작한다. 그는 챔피언 자격박탈, 선수면허 정지, 해외출국 불허 등의 조치들로 인해 선수생명의 위협에 맞닥뜨리게 되었고 재판결과의 추이에 따라 자칫 감옥살이를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게 된다. 급기야 오랜 정신적 보금자리에 다름 아니었던 ‘네이션 오브 이슬람’의 지도부마저 사안의 정치적 민감성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에게서 차츰 등을 돌려버린다. 이렇게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던 스포츠영웅은 하루아침에 국가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반체제인사로서 세간의 지탄과 더불어 수사기관의 감시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였다. 사각의 링 위에서 무서울 것이 없던 이 사내는 선수로서 신체적 능력이 만개할 시기인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자그마치 4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장외에서의 외로운 투쟁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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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챔피언으로 등극하여 거침없이 성공가도를 달려온 이 남자는 그의 스승인 말콤 엑스가 그러하였듯 신념을 지키려 한 자신의 언행으로 인해 뭇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며 경멸받는 신세로 내몰리게 된다. 권투선수인 그로 하여금 링 위에 서지 못하게 한 당국의 조처는 그의 존재기반 자체를 허물어뜨리는 일에 다름 아니었고, 법정에서의 기나긴 공방으로 덧없는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어느덧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과 같은 새로운 스타들이 화려하게 등장하는 모습을 쓸쓸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영화 <알리>는 이렇게 링에서 추방된 무하마드 알리가 감내해야만 했던 고독한 유배의 시기를 다룬다. 하지만 영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그가 링 위에서 싸우지 못한 기나긴 시간 가운데에도 싸우기 위한 투쟁, 자신의 이름을 잃지 않기 위한 목숨 건 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무하마드 알리는 ‘떠벌이’라는 자신의 별명처럼 경기장 안팎에서 상대 선수들에 대한 도발과 모욕적인 언사를 쉴 틈 없이 일삼던 선수였다. 그가 인기를 모았던 요인 가운데는 이렇듯 상대를 가리지 않는 그의 화려한 입담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권투선수로서 링에 오를 수 없게 되자, 그의 거친 언사는 싸우려는 자신의 열망을 결박해버린 미국정부와 반대파를 향하게 된다.
 

"나는 당신들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챔피언이 되겠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
 

1970년 무하마드 알리는 병역거부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판결을 받아,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진 3년여 만에 다시금 현역선수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그의 나이가 이미 서른을 앞둔 시기였고,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그가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되찾게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시기를 그린 <알리>의 후반부는 현재까지도 전설적인 명승부로 회자되는 조지 포먼과의 승부, 즉 ‘정글의 혈전’(The Rumble in the Jungle)이라 일컬어지는 경기를 다룬다. 의미심장한 부분은 이 경기의 무대가 미국이 아닌,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 치러졌다는 것이다. 아프리칸-아메리칸으로서 백인들의 압제 하에 고통 받은 선조들의 역사를 늘 의식해온 알리는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생경한 아프리카 땅 한가운데서 자신을 향한 흑인들의 환대와 마주하며 스스로의 뿌리를 상기하게 된다. ‘알리, 부마예.’ (알리, 그를 때려눕혀라.) 무하마드 알리는 자신을 향해 연호하는 수만 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8회에 이르는 처절한 혈투 끝에 조지 포먼을 KO승으로 제압하며 고대하던 챔피언 벨트를 되찾게 된다.
 

쓰러진 조지 포먼의 육체를 내려다보며 포효하는 무하마드 알리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끝을 맺는다. <알리>의 마지막 장면 후, 화면을 스쳐간 에필로그 자막은 위대한 선수로서의 면모와 달리 다사다난으로 점철됐던 그의 복잡한 개인사를 암시한다. 무하마드 알리는 자신의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등을 위해 싸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은퇴 후 발병한 파킨슨병으로 30여년에 걸친 고통스런 투병생활 끝에 영면하게 된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문성훈 제17회부산국제씁화제시민평론단/ 자유기고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였으나, 전공과 하등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현재는좋아하는 영화를 실컷 보러 다니며 무위도식, 앞으로 살아갈 바를 암중모색 중이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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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감정을 끄고 켤 수는 없으니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가 처음으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의 집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될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진아에게 묻는다. 이 집은 왜 이리 싸냐고.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귀신이 나온 집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엉뚱한 농담과 쓸쓸한 진실, 사려 깊은 거짓말이 뒤섞인 저 말이야말로 어쩌면 진아의 본모습이 아닐까.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바람의 파이터  나라사랑의 마음을 더 품어준 영화인것 같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영화였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4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우리에겐 계란이 필요하니까] 우디 앨런의 <애니 홀 Annie Hall>을 들으며...
앨비는 맛도 없고 양도 적은 음식점에 온 느낌이다. 1년 전만 해도 애니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폐허의 세계에 던지는 물음 [일대일], 영화부산 <일대일>은 직설화법의 물음을 통해 폐허의 세계를 ‘일대일’로 응시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심장이 뛰네 포르노적 환상을 통한 성적 주체화와 자유의 여정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2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모두가 왕의 사람들 <더 킹>]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깃을 잡고, 첩보를 기획하고, 적당한 기회에 터뜨리는 일’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자 출세를 보장하는 지름길이었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2월 2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울한 사랑과 실패할 열정] 김일두의 ‘문제없어요’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Hable Con Ella>를 들으며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맨발의 경제학 : 재밌는 영화 만드는 법 이 영화는 맨발의 분투기다. 1편에 이어 살아남은 애보트 가족은 비록 아버지이자 남편인 리(존 크래신스키 분)를 잃었지만 2편에서 조용히 맨발을 다시 내딛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맨발을 반복적으로 담는다. 맨발은 곧 신발을 만난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찮게 옛 친구인 에밋(킬리언 머피 분)과 재회한다. 홀로 숨어 살던 에밋은 뜻하지 않게 그들을 자기 은신처에 두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괴물 처치법을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함께 원치 않던 여정에 나선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두 사람의 발을 신중하게 포착한다. 리건은 맨발인 데다가 한쪽 발에는 붕대를 감고 있으며(엄마 에블린도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에밋은 아직 신발을 신고 있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잃어버린 도시 Z> - ‘Z’ 그 좌표 없는 심연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우아한 리듬과 통찰력으로 우리의 가슴을 내려앉게 만든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7일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 용서할 수 있을까? <히어 애프터>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욘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괴물 헐리우드 영화의 세계주의적(코스모폴리탄)인 시선이 바로〈괴물〉에도 있었던 것이라 자부한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6일 일상의 힘, 순환적 리듬이 빚어내는 변화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는 비록 단 한 번의 주말이 지만 그녀의 삶을 짐작케 하고, 고작 단 한 번의 주말이기에 그녀의 삶을 보이지 않게 한다.
얼굴들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얼굴들>의 서사에서 확실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은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인디아 송>: 불립문자(不入文字)의 세계 India Song(1974) 외로움과 죄의식에 관한 거짓말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인도]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서 줄다리기 하는 자의 감정적인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는 아예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도둑들]을 중심으로 공간과 사람,차이와 무관심 영화〈도둑들〉이 홈친 것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내 머리속의 지우개 약간의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를 사랑이라는 매개로 다시 한 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준 영화였기에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무를 것이다.
뉴스, BFC 뉴스. 2016년 11월 3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비명조차 집어삼킨 악몽의 밤 <맨 인 더 다크>] 어둠의 심연 너머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공포는 곧 베일에 싸인 맹인의 정체에 관한 호기심과 결부되어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픈 도둑들의 심장을 옥죈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사랑도, 연애도, 그것도 [뜨거운 것이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았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가족관을 뒤바꾸는 새로운 가족 개념과 여성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어딘가에 나를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생각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른살의 성장영화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이 세상 모든 노처녀들이여 계속 환상에 빠져라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우정에 관하여<런던 프라이드> 우정이 법을 제정하고 정치적 행동으로 확장된 시민들의 승리로 이어진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크로싱 131일간의 간절한 약속, 8천km의 잔인한 엇갈림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죽은 시간을 목격한다는 것 [경주] <경주>는 기이한 영화이다.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다. 느리고 단조로운 화면 안에서 신뢰와 불신을 오가는 놀이 같기도 하다.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브리짓존스의 영화읽기. 2015년 4월 23일 이웃집 토토로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들때면 토토로가 살고 있는 숲속으로 한번 빠져보심이...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 기이한 여행 첫 쇼트와 마지막 쇼트가 서로 꼬리를 물려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장률은 이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귀띔한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여 교수의 은밀한 매력 그 일관된 방식에 결국 관객은 설득되고 그들이 가진 은밀한 매력을 곱씹어 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