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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곡성>

  • 글 ·
  • 작성일2021. 01. 07



거대한 파도가 한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삼켜버린다. 극 중 무당인 일광(황정민 분)은 ‘미끼를 삼켜버렸다’는 말로 이 전무후 무한 파국을 표현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폐허가 되었다. 전에는 생 기지 않았던 괴상한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면서 두 가지 시각을 견지한다. 하나는 ‘보았다’이고,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 았다’이다. 상처와 절망, 그리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곳에서 ‘현실’ 은 아이러니하게도 ‘비현실’로 전이한다. 비현실은, 현실에서는 도무 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사건’이 생기거나, 오로지 환상이나 망상만 으로만 존재하는 비실재의 맥락에 놓이는 시공간이다. 사람이 영문 도 모르게 죽어나가고, 그 원인의 하나로 지목한 어느 외지인(쿠니 무라 준 분)에 시각이 쏠린다. 외지인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비로 소 현현하는 주체다. 그의 존재는 기이함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 는 전대미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했던’ 하나의 기호에 불과했을 것이다. 여느 사람처럼 말이다
 

. 평온했던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들과, 이 죽음과 관련 해서 귀신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영화가 <곡성>(2016)이다. 실제 전남 사투리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한 배우들의 연기도 놀랍지만, 사 건 전개의 신속함과 156분의 상영 시간이 언제 지나가버렸는지 관객 의 집중도를 한껏 높인 점에서 분명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미스터 리나 공포영화에서 불문율로 통하는 구성 법칙이 있는지 모르겠지 만, 이 영화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공포의 연산에 균열을 낸다. 무 엇이 사람을 죽이게 했고 빙의를 불러일으켰는가가 아니라, 도대체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시선’이 정말로 진실한가에 초점을 맞춘다. 경찰 종구(곽도원 분)가 끝까지 의심을 놓지 않는 까닭도, 그와 그의 딸(김환희 분)에게 벌어진 일련의 병적 고통의 원인이 실제 현실의 개연적인 요소로 말미암은 것인지, 아니면 초현실의 개입으로 말미 암은 것인지 스스로도 짚기 어려운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종교와 선악의 알레고리로 이 영화를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그 명 백한 소재가 던지는 미끼가 실은 우리들이 자명하다고 여기고 있는 ‘눈에 보이는 것들의 진실’이 왜곡될 수도 있는 ‘진실 너머’의 부재증 명이라고 본다. 완벽한 알리바이-이는 초현실의 현실적 개입이든, 현실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의 ‘과학적인 원인 부재’든-가 던져 놓은 덫에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제각각 맡은 배역의 기능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사태의 추이를 따라간다. 여기서 무명(천우희 분)의 존 재가 의미하는 바가 심상치 않다. 외지인과 일광이 행하는 주술 못 지않게 무명의 존재는 종구에게 혼란을 가중하는 인물이다. 종구와 그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수호신’처럼 설정한 감독의 의도는 이와 반대급부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던 외지인 과, 외지인의 덫에 걸려들었던 종구의 딸을 살리기 위해 하는 수 없 이 불러들였던 무당인 일광이 서로 ‘눈에 보이지 않게’ 행했던 악의 교류를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려는 장치다. 그런데도 무명 또한 종구 의 시선으로 볼 때 한갓 의뭉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분명 자신의 딸 이 빙의되어 가족들을 해치던 순간까지 오게 된 숱한 미증유의 사건 들을 제어하지 않고, 종구에게 알쏭달쏭한 상징 같은 대사들을 던지 는 연유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비극은 언제라도, 누구에게서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비 극의 소용돌이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성’은 한낱 지푸라기처럼 쪼그 라든다. 이른바 사태의 광기에 휘말리면서 오로지 인간의 본능 같은 감각적 운동과 감정의 관성만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 영화는 외지인 과 ‘괴물’ 사이의 연속적인 관계와 변화 추이를 클로즈업한다. ‘괴물’ 을 보았던 마을 주민들과 종구, 그리고 부제 양이삼(김도윤 분)이 뚜 렷이 목도했던 바 괴물은 현실에서 ‘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 재다. 이는 반드시 퇴치하거나 물리쳐버려야만 하는 존재인데, 그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자신이 희생당하 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본 것은 분명 악마이거나 괴물이었다. 그리 고 한편 기이하게 살해당한 주민들의 피투성이였다. 그리고 밤낮으 로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펼쳐진 곡성의 자연이었다. 자, 그러니까 여기에는 세 겹의 차원이 놓이는 것이다. 사람과 초현실적 존재로서 ‘악귀’와, 앞선 두 존재들이 맘껏 활개 치도록 허여한 자연이 그것이 다. 대자연의 공간에서 보자면 사실 손바닥만 한 시골에서 벌어진 사 건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한갓 인간의 시각 에서 보면 현실의 사태들이 주는 막중한 실존적 의미에 집착하게 되 고 따라서 ‘자연’은 현실적 세계의 눈에 보이는 풍경들의 배경으로 밀 려난다는 점이다. 실상 영화에서 관객들조차 혼란에 빠졌던 원인도 이와 관련한다. 현실에 절대 나타나서는 안 되는 것들이 두 눈앞에 나타났다는 것, 그리고 그 초현실적 존재와 현상들이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진자의 추처럼 왕복했다는 사실들에서 그렇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실 재이고 어디까지가 비실재인가. 이런 점에서 본다면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인류의 오래된 또 하나의 주제를 던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 가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믿음의 문제에 우리가 성찰할 때 부딪치는 난관을 풀기 위한 방도를 생각할 때 키에르케고르의 말 이 하나의 실마리를 던져줄지도 모르겠다. 그는 말한다. 즉, 절망 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 대한 공식을 마무리하며 다음처럼 말이다. “자기 자신과 관계함으로써 그리고 자기 자신이기를 원함으로써, 자기는 자기 자신을 정립한 힘에 투명하게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절망에 이르는 병>)고. 어찌 보면 두리뭉실한 ‘자기론’처럼 보이지 만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는 자만이 믿음을 해하는 것들을 분간할 수 가 있을 것이다. 이 또한 확실한 것과 불확실한 것을 경계 짓는 투명 한 이성의 작용과도 상관한다.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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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필름리뷰 혼성의 공간 윤종빈의 근작 <수리남>(2022)을 다 본 뒤, 영화가 주는 만족도와 별개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투명해도 되나?’ 영화에서 등장한 일련의 범죄 현장이 실제 수리남보다 얼마나 과장되었는지의 논란을 차치해 두고서라도 <수리남>은 그 드라마투르기(Dramaturgie)의 복잡성과 별개로 티 없이 맑은 느낌을 준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3월 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누구의 것도 아닌 ‘블루’ <문라이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1년 부산파랑 08+09 (통권 38호), 리뷰, 필름 리뷰. 2011년 8월 10일 Special Theme - Asia Film Story : 오겡끼데스까? 우려하는 것처럼 가면 큰일나는 나라도 아니고 여느 때 보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과 위로로 북적거려야 마땅한 곳 이다. 출국일 텅빈 공항이 또 다시 눈에 밟힌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타자의 시선에 갇힌 사람들 <녹터널 애니멀스> 19년 전 헤어진 전남편에게서 소설 한 권이 도착한다. ‘녹터널 애니멀스’, 불면증에 시달리던 수잔의 별명을 제목으로 붙인 에드워드는 이 소설을 그녀에게 바쳤다.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2017)는 소설을 받아든 수잔의 감정적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6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목소리의 정체 <네루다> 오스카는 감독의 상상력의 산물이니, 실존인물 네루다의 문학과는 무관하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뜨거운 감자를 삼키기 위한 제(祭)[지슬] 뜨거운 감자를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어렵듯 애도를 위한 제의(祭儀)는, 지금,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그만큼 직핍하게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재밌는 영화>가 불러온 한국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재밌는 영화>가 일면 승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를 자축하는 기념비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때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대한 묘비명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뉴스, OST & 맛집. 2008년 12월 25일 러브 어페어 수 많은 러브스토리가 있고 러브테마가 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감동적인 음악에 흠뻑빠져 보시길 바란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레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레토>는 가끔 소름 끼치게 정교한 영화 형식을 경유해 음악의 속성에 닿아 가는 용감한 영화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영화 [두 개의 문] 2 Doors, 2011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남극일기 어느 정도 영화를 이해하고 좋아했는지를 떠나 한 가지 확실하게〈남극일기〉를 통해 전달받은 메시지가 있다면,지나 친 욕망의 끝에 남는 건 허무함뿐 이라는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인터스텔라]의 철학, 무엇을 말했나? 우리가 재미로 즐기는 영화 속에 스며들어있는 서구의 정신세계를 흥미롭게 관찰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는 인문학적 시선의 해석과 도전을 기다리는 작품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1월 1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들으며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세계에 대한 감응 : <문라이트>를 보고 <할렐루야>를 떠올리다

<문라이트Moonlight>(2016)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다른 영화로 생각이 옮아갔다. 킹 비더의 <할렐루야Hallelujah>(1929)가 그것이다.  두 영화 사이의 영향 관계를 밝히거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식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문라이트>와 <할렐루야>가 영화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도 그리 많지 않다. 여러모로 두 영화의 차이는 명확하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1월 2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야기 중의 이야기 <테일 오브 테일즈>]  ‘미’와 ‘추’란 대립적 개념이 환희와 비탄, 삶과 죽음의 역설적 공존만큼이나 미묘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한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D- WAR 디워 한국 기술의 SF영화 D-War는 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여전히 보였지만 훌륭한 영화였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영화를 넘어선 영화<시> 영화적인 요소를 배제하여,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를 초월한 세상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점이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칼럼, 정한석의 영화공원. 2018년 9월 21일 [정한석의 영화공원] 그럼 무엇이 있었나 _ <너는 여기에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뉴스, 웹툰. 2017년 1월 17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6 매그니피센트 7 _웹툰
소성리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소리도 없이>(2020)를 본다는 건 차가운 농담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인공들에게 계란 판매와(조폭들이 만든) 시체 운반은 동등한 ‘업(業)’이어서, 주어진 데 감사하며 성의를 다하느라 시체의 머리를 북향으로 두고 성경도 읽어주니 동서양이 얼결에 만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태인(유아인 분)을 나무라던 창복(유재명 분)은 도둑이 제 발 저려 어이없이 변고를 당한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한 사건은 <복수는 나의 것>(2002)의 영미(배두나 분)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인물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좋은 유괴’에 가담해버린 참이다. 동종 범죄일 뿐 아니라 상황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주인공이 말을 못(안) 하는 설정이 일치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잔혹하고 비정한 농담은 아니지만, 이는 두 영화가 하드보일드와 블랙코미디라는 다른 지향점을 갖는 데서 비롯되니 어느 것이 더 무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5일 주술적 믿음에 대하여 <곡성(哭聲)>을 위한 변명 다시 질문을 빙글빙글 돌려 원점으로 회귀시키는 ‘소라형(나선 형)’의 이야기 방식이 단순히 극영화의 문법적 일탈로만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선택을 선택하며 사는 삶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미래를 상상한다. 가장 흔한 예는,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는 미래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9월 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영화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를 들으며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감정을 끄고 켤 수는 없으니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가 처음으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의 집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될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진아에게 묻는다. 이 집은 왜 이리 싸냐고.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귀신이 나온 집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엉뚱한 농담과 쓸쓸한 진실, 사려 깊은 거짓말이 뒤섞인 저 말이야말로 어쩌면 진아의 본모습이 아닐까.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왜 아가씨는 복수하지 않을까 <아가씨>  얼마나 많은 액션영화가, 코미디영화가 실은 박찬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나의 결혼원정기 라라의 망명소식을 듣고 과수원길을 한걸음에 내달리는 만택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가슴 따뜻하게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