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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1월 2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야기 중의 이야기 <테일 오브 테일즈>]

  • 글 ·
  • 작성일2021. 01. 08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테일 오브 테일즈>는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시인 잠바티스타 바실레에 의해 집대성된 당대의 민담을 소재로 삼은 판타지 영화다. <펜타메로네>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원작은 작가의 사후, 가수로 활동하였던 그의 여동생에 의해 ‘이야기 중의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여흥’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발간되어 세간에 공개되었다. <테일 오브 테일즈>는 원작에 실린 오십 편의 이야기들 가운데 세 편의 독립적인 이야기를 가져와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제각각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서로 다른 사건들을 꾸려나가는 세 편의 이야기들은 비록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마치 한 편의 이야기인 듯 유기적인 흐름으로 맞물려 있는데, 훗날 그림형제와 J.R.R.톨킨을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바실레의 기괴하면서도 매혹적인 세계관은 영화에서 그려진 짧지만 강렬한 세 편의 이야기들 가운데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테일 오브 테일즈> 속 세 편의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제각각의 욕망에 사로잡힌 권력자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자신이 지닌 힘과 권력으로 마음속에 도사린 욕구들을 능히 충족할 만한 위치에 놓인 인물들이다. 사실 영화 속 권력자들이 추구하는 욕망의 대상들은 별반 특별할 것 없이 보편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 평범한 개념들에 불과하다. 그들은 자식을 원하는 불행한 왕비이거나, 끊임없이 여체의 미를 갈구하는 방탕한 왕인가 하면, 기묘한 취미생활에 탐닉하여 딸을 파멸로 몰아넣는 무능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권력자들만의 유별난 취향에 국한되어 있다고 여길 순 없는 욕망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하찮은 욕망들에 이끌림으로써 광기와 집착의 감정에 함몰되어버린 인물들이 자신들에게 이미 예견된 바 있는 파국의 국면 한가운데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는 모습 가운데서 인간의 우매함에 관한 풍자와 냉소가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랫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한 왕과 왕비 앞에 수수께끼의 예언자가 나타난다. 그는 부부를 둘러싼 불화와 갈등의 원인이 왕비의 오랜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곤, 그들에게 넌지시 귀띔한다. “탄생은 항상 죽음으로 얼룩집니다. 죽음은 결국, 탄생의 한 부분입니다.” 임신을 위해선 처녀가 요리한 바다괴물의 심장을 먹어야만 한다는 예언자의 조언. 왕은 이 정체불명의 사내를 의심스러워하지만,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왕비의 바람을 이루어주고자 호기롭게 바다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몸소 괴물을 사냥하다 세상을 떠나고 만다. 왕비는 남편의 죽음을 애도할 겨를도 없이, 바다괴물의 심장을 게걸스레 먹어치우곤 이내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왕비의 욕망은 그 아이가 어떤 존재로부터 비롯하였고 누구의 희생을 치른 결과인지조차 망각하게끔 그녀를 이끈다. 새로운 탄생이 죽음으로 얼룩진다는 예언자의 전언에서 죽음이란 비단 괴물의 존재뿐만 아니라 왕비를 사랑하였던 왕의 희생 또한 필연적으로 뒤따른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을까.
 


탄생이 곧 죽음에 해당한다는, 혹은 누군가의 죽음이 탄생으로 기인한다는 첫 번째 이야기의 역설은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두 번째 우화로 치환된다. 어느 날 갑자기 젊고 아름다운 미녀로 변신한 이야기 속 노파는 그녀를 발견한 왕에게 간택되어 일약 왕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왕비의 비밀을 아는 존재는 그녀의 여동생으로, 그녀는 갑자기 젊고 아름다워진 자신의 언니를 바라보며 부러움과 시기의 감정에 젖어들게 된다. 숲속에서 깨고 보니 육신을 둘러싼 허물이 벗겨지며 늙은 제 모습이 변했다는 언니의 말을 듣고, 동생은 자신의 늙고 추한 육신에서 벗어나고자 면도칼로 제 피부를 난도질한다. 젊고 아름다워지기는커녕 피투성이 괴물의 모습으로 길거리를 배회하는 여동생의 모습은 덧없는 욕망의 끔찍한 귀결을 환기시킨다.
 


두 번째 이야기 속 방탕한 왕과 두 자매가 아름다움이라는 관념에 경도된 인물들이라면, 세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무능한 왕은 그 반대의 경우로 비쳐진다. 왕은 자신이 키우는 거대한 벼룩을 애지중지하며, 그 흉측한 외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집보다 더 비대한 곤충에 열과 성을 바친다. 어느 날 그 벼룩이 허무하게 죽어버리자 상심에 잠긴 왕은 벼룩의 가죽을 벗겨, 가죽의 정체를 알아맞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딸을 신부로 내주겠노라 공언한다. 잘생기고 멋진 신랑감을 원했던 공주의 바람과는 달리, 가죽의 정체를 알아맞힌 사람은 포악하고 못생긴 야만인이었고 왕은 자신의 공언을 차마 저버릴 수 없어 공주를 그에게 시집보내고야 만다.


벼룩을 사랑했던 비루한 왕은 ‘아름다움’에 매혹되었던 두 번째 이야기의 인물들과 달리, ‘추함’에 대해 강렬한 매혹을 드러낸다. 새로운 ‘탄생’에 집착하였던 왕비의 욕망이 왕의 ‘죽음’을 초래하였듯이, 미(美)와 추(醜)라는 양극단에 욕망의 극치를 드러내었던 인물들은 그리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은 세상의 엄혹함 가운데서 엉터리 희비극을 연기하는 저자거리 광대의 신세와 다름없이 전락하고 만다. 영화 속 예언자의 말처럼, ‘욕망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 수백 년 전 시인이었던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시선으로 굴절된 세상은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과 죽음에의 공포가 공존하는 세상이었고, 이는 <테일 오브 테일즈>의 기괴하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얼마 전 타계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저서 <추의 역사>에서, ‘추를 조화나 비례, 완전무결함으로 이해되는 미의 반대’라 규정하는 세간의 분류법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에 따르면, 지나친 아름다움은 자칫 추함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극단적 ‘추’ 또한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흉측한 벼룩을 마치 아름다운 여인인 듯 사랑하였던 왕, 그리고 젊고 아름다워진 언니를 부러워하여 제 피부를 벗겨내 스스로 괴물이 되고 만 노파의 이야기는 ‘미’와 ‘추’란 대립적 개념이 환희와 비탄, 삶과 죽음의 역설적 공존만큼이나 미묘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한다.

문성훈 제17회부산국제씁화제시민평론단/ 자유기고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였으나, 전공과 하등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현재는좋아하는 영화를 실컷 보러 다니며 무위도식, 앞으로 살아갈 바를 암중모색 중이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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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인도]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서 줄다리기 하는 자의 감정적인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는 아예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언노운 걸>: 열어젖힌 투명한 경계 <언노운 걸La lle inconnue>(2016) 속 공간은 허락받은 자만이 드나들 수 있고, 승인된 자만이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그 시절,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은 청춘을 성하게 한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영화 < Her >을 들으며
2005 Autumn (통권 1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10월 5일 박수칠 때 떠나라 이 시대의 자화상이고 정유정을 죽인 범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또한 정유정이라는 것이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영화 [두 개의 문] 2 Doors, 2011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2016년 4월 21일 앞에 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미묘한 간극 <동주>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 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5일 주술적 믿음에 대하여 <곡성(哭聲)>을 위한 변명 다시 질문을 빙글빙글 돌려 원점으로 회귀시키는 ‘소라형(나선 형)’의 이야기 방식이 단순히 극영화의 문법적 일탈로만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7일 <택시운전사>를 보고 <꽃잎>을 떠올리다: 김만섭과 ‘우리들’ ‘광주’가 지닌 비극적 면모의 일부이겠지만. 여기서는 시각적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위안조차 불편하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뉴스, 웹툰. 2016년 8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6 수어사이드 스쿼드
리뷰, OST & 맛집. 2017년 1월 5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다시, 새로운 희망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그 원 부대의 장렬한 최후를 바라본 라더스 제독의 나지막한 읊조림. 그들의 포스는 곧 저버릴 수 없는 대의와 희망이었다.
칼럼, 정한석의 영화공원. 2018년 9월 21일 [정한석의 영화공원] 그럼 무엇이 있었나 _ <너는 여기에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3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을 들으며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장 피에르 레오의 눈이 바라본 것, 스와 노부히로의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불멸성에 대한 불안이건 생성되고 활동하 는 영화, 죽음을 되받아치는 눈동자건 중 요하지 않다. 나는 레오의 마지막 눈빛을 보았다.
뉴스, 웹툰. 2016년 10월 1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_웹툰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잊혀진 꿈의 동굴, 문성훈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소멸되지 않은 꿈의 역사 베르너 헤어조크 作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예의없는 것들 좀더 멋지게 예의 없는 것들을 향해 한방을 날릴 수 있었던 이 영화가 아쉽다.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이파네마 소년 바다, 부유하는 기억의 공간 관습적인 멜로드라마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이 아이는 죽어야 했다 김백준의 [작별들] 이 아이의 성장이 이토록 가혹한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아마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소녀의 삶은 계속된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Asian Network KFCN / AFCNet 동향
뉴스, 웹툰. 2016년 7월 12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4 배트맨 대 슈퍼맨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도둑들]을 중심으로 공간과 사람,차이와 무관심 영화〈도둑들〉이 홈친 것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크로싱 131일간의 간절한 약속, 8천km의 잔인한 엇갈림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20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산 아래 숨은 사랑의 노래들] 영화 <쉘부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 Cherbourg>을 들으며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 돌아올 수 없는 욕망의 바다, 영화 [황해] 황해는 돌아갈 수 없는 욕망의 바다였다. 황해를 건넌 구남은 구원은 고사하고 대 살육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무국적 역사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작 <도쿄 소나타Tokyo Sonata>(2008)를 언급하며 “도쿄에서만 촬영했지만 누가 봐도 도쿄를 알 수 있는 장소는 피하려 했다. 가능하면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 찍고 싶다”고 했다. 릿쿄대학 스승 하스미 시게히코, 하스미의 또 다른 제자이자 대학 동문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과의 대담집인 <영화장화>(2018)에서 영화의 무국적성을 이구동성으로 찬미하며 그가 던진 말이다. 여기서 무국적성은 장소, 심지어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랬던 그가 첫 역사물이라서 그런 걸까. <스파이의 아내Wife of a Spy>(2020)의 도입부 ‘1940년 고베 명주실 검사소’란 자막은 그의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아이콘으로 봐야 할까. 하스미를 정점으로 하는 무국적 영화의 미학은 이제 포기된 것인가.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세상, 무순을 가로질러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021)를 두고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이 한국 사회의 ‘청춘’(혹은 청년세대)의 재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안의 청년들은 얼마간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년들은 언제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사회 구조 하의 폭력과 억압을 받는 대상처럼 묘사된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역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 두 명이 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9월 26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빼앗긴 조국에 대한 한으로 황야를 무정부 상태인냥 누비고 다니는 세 남자의 보물찾기 과정에는 분명 조국을 잃은 슬픔과 자괴감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