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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겨울을 나는 방법 <러브레터>

  • 글 ·
  • 작성일2021. 01. 11


지난겨울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지만, 상대가 전혀 그 편지를 헤아리지 못한 일이 있었다. 어디 지난겨울뿐이랴. 내가 썼던 편지 중에 과연 수신인에게 제대로 도착한 편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회의감에 빠져 있을 때, <러브레터>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다. 모두가 다 아는 영화, ‘오겡끼데스까’가 나오는 그 영화 말이다.
 


러브레터Love Letter>(1995)

영화는 후지이 이츠키(카시와바라 타카시 분)의 추도식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쉽게 넘겨버릴 장면이 아닌데, <러브레터>에서 ‘죽음’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후지이 이츠키의 죽음과 그의 연인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 분)의 이야기가 영화 전면에 담겨 있다면, 영화가 진행될수록 서서히 또 다른 누군가의 죽음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와타나베 히로코뿐만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 대다수는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이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러브레터>가 죽음으로부터의 ‘구원’ 역시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 구원은 ‘편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영화에는 총 세 번의 구원이 나타나는데,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와나타베 히로코의 구원이다. 그녀는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과거 주소로 편지를 쓴다. 이 편지는 죽은 연인과 같은 이름을 지닌 여자 후지이 이츠키에게 전달되는데, 그녀는 죽은 연인의 중학 시절 동창이다. 히로코는 그녀에게 연인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여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동안 대면하지 못했던 연인의 죽음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기에 “오겡끼데스까”라는 그녀의 절절한 외침은 죽은 연인에게 향하는 목소리이자, 그녀 자신에게 향하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이 몰랐던 연인의 이야기를 또 다른 이츠키로부터 돌려받음으로써, 전달될 수 없던 편지에 대한 답장을 받게 되고 죽음으로부터 구원된다.


그렇다면 후지이 이츠키는? 그녀 역시 히로코와 편지를 주고받음으로써 구원된다. 그녀가 동명의 후지이 이츠키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던 시기는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때이기도 하다. 영화 내내 감기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아버지의 죽음을 이겨내지 못한 그녀와 가족들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그녀는 히로코와 편지를 주고받던 중에 후지이 이츠키가 죽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이는 자신 안의 금기와도 같았던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 고열로 쓰러져 생사를 헤매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에게 이 기억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제대로 마주한다는 것은 고통임에 틀림없다. 소녀 후지이 이츠키(사카이 미키 분)가 유예했던 아버지의 죽음. 그러나 아무리 유예한들 죽음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뒤늦게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끌어안는다. 와타나베 히로코 역시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는 거대한 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오겡끼데스까”를 외치고 비로소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죽음을, 상실을, 그리고 그로 인한 구멍을 응시하지 않고서 그것을 메울 수는 없다(슬프게도 어떤 구멍은 너무 깊고 커서 절대 메워지지 않기도 한다). 물론 그녀들이 죽음을 응시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나눈 편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들은 편지를 쓰며 기억을 떠올리고, 그 기억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대면할 힘을 얻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에 하나의 구원을 더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학창시절 소년 후지이 이츠키의 마음이다. 그가 짝사랑하던 소녀 후지이 이츠키에게 보낸 87장이 넘는 절절한 러브레터들은 그 시절에는 닿지 못했으나,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그녀에게 도착한다. 그녀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배회하던 그의 마음이 예기치 못한 순간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이처럼 <러브레터>는 죽음과 상실을 이겨내는 법을, 더 나아가 죽음이 결코 무화시킬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은 ‘기억’으로 귀결되며, 영화에서 기억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편지’다. 왜 하필 편지냐 묻는다면, 편지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주지하듯이 편지란 쓰는 것이든 읽는 것이든 타자를 전제로 한다. 이는 히로코가 죽은 연인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자신의 팔에 주소를 적던 장면에서 잘 나타난다. 편지란 이렇게 자신의 몸에 타자를 기록하여 기억하는 것이자, 타자에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다. 타자를 향한 진심 어린 편지(기억)는 살면서 숱한 죽음을 경험하는 인간에게 결코 죽지 않는 시간을 내보이며 인간을 삶의 공허로부터 구원한다.
 


이 영화에서 ‘오겡끼데스까’만큼이나 유명한 것은 하얀 설원이 펼쳐진 풍경이다. 영화가 죽음뿐만 아니라 그 구원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경이 겨울인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겨울 뒤 찾아온 봄의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대신 수많은 겨울날의 매서움을 이겨내고 굳건히 자란 이츠키네 집 마당의 나무를 보여준다. 이츠키가 태어날 때 심어졌다는, 지금은 이츠키의 키를 훨씬 넘어 그녀가 목을 한참 뒤로 젖혀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란 나무들. 기억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기억들 속에서 우리는 추운 날 조금은 따뜻하게 생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를 본 이후 나의 쓸쓸하던 마음 역시 구원되었다. 지금 나는 다시 편지를 쓰기 위해 펜을 들고 있다. 설령 지금 당장은 편지가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하더라도, 몸서리치게 추운 날 이 편지가 당신을 그리고 나를 따뜻하게 해줄 것만 같아서.

임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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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하드보일드 클래식 壽 수 구차한 서사를 모두 덜어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런 식의 표현이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9(통권 59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0월 5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곡성> 거대한 파도가 한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삼켜버린다. 극 중 무당인 일광(황정민 분)은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상처받은 어린 넋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야 할 때 <귀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우로든, 스탭으로든, 관객으로 든··· 영화에 참여해야 한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남영동 1985 용서는 가능한가. 변화는 가능한가.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4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우리에겐 계란이 필요하니까] 우디 앨런의 <애니 홀 Annie Hall>을 들으며...
앨비는 맛도 없고 양도 적은 음식점에 온 느낌이다. 1년 전만 해도 애니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2004 Winter (통권 1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12월 7일 내 머리속의 지우개 약간의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를 사랑이라는 매개로 다시 한 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준 영화였기에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무를 것이다.
2008 Spring (통권 25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3월 30일 사랑도, 연애도, 그것도 [뜨거운 것이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았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가족관을 뒤바꾸는 새로운 가족 개념과 여성성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우리시대 누구나 반달이 될 수 있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두 예술가의 협업은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프린트하여 그들이 머무르는 장소의 벽만큼 커다랗게, ‘경의’를 담아 붙이는 ART WORK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용서는 어떻게 오는가 - 래빗 홀 사라지지는 않지만 ‘주머니 속의 돌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된다’는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일 것이다. 치유는 그렇게 용서에서 온다.
2002 Winter (통권 4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02년 12월 25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어딘가에 나를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생각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뉴스, OST & 맛집. 2017년 1월 18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도시의 마지막 구원자] 그 복잡한 지옥도 속에서 색소폰은 여전히 귓가를 헤맨다. 이 밤을 서성이는 고독한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낮은 음성으로.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애니미즘 (animism) 의 극에는 대자연이나 정령이 아니라 진정하게 인간 소외를 완성 시키는,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신칸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사랑한다는 말에 수식어는 필요 없다 [오직 그대만], 영화부산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고 말할 때 화려한 수식어들은 방해만 될 뿐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3(통권 63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10월 18일 전쟁을 사유하는 영화, <군함도>와 <프란츠> 전쟁영화가 충무로의 대세처럼 보인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 오 브라더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바람의 파이터  나라사랑의 마음을 더 품어준 영화인것 같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영화였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진짜 악은 누구인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세상의 중심에서 표류하기 [김씨 표류기] 우리들은 세상의 중심이자 경계에서 각자 표류중이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 각자의 라라랜드] 데미언 채즐의 <라라랜드 La La Land>를 들으며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영화 < Her >을 들으며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2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경미 월드의 묘미 <비밀은 없다>] 딸을 찾는 연홍의 절박함은 곧 본능적인 모성적 심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단순한 모성애로 치부될 수 없는 괴상한 감정을 싣는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은교 그들에게 은교는 무엇이었나?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칼럼, 정한석의 영화공원. 2018년 9월 21일 [정한석의 영화공원] 그럼 무엇이 있었나 _ <너는 여기에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중심과 주변 <아이들은 즐겁다>(2021)의 첫 장면. 흰색 트럭이 앞으로 다가와 멈춘다. 닫혀있던 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며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이경훈 분)와 아빠(윤경호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화면 구도상 다이의 시선이 중심이지만, 내게는 유독 옆자리에 앉아 잠을 자는 아빠의 모습이 돋보인다. 분명 트럭을 운전해 다이를 관객에게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런 그의 첫 모습이 피로에 쌓여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이라는 것은 꽤나 인상 깊은 소개처럼 다가온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델마>,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을 담은 <델마>는 차갑고도 뜨거운 영화다. 서서히 얼어붙다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레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레토>는 가끔 소름 끼치게 정교한 영화 형식을 경유해 음악의 속성에 닿아 가는 용감한 영화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을 날들을 위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 부정할 수 없는 생활의 하잘 것 없음, 그러나 판타지는 없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0(통권 50호), 리뷰. 2014년 7월 3일 Film Review 친일의 제도, 제도의 친일 [집 없는 천사] 자본의 영세함과 기술 부족, 그리고 검열이라는 제도의 문제와 오래도록 싸우던 조선의 영화인들은 그럼에도 영화제작을 포기하지 않았다.
뉴스, 필름 리뷰. 2016년 11월 1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상한 나라의 마이클 무어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가 미국으로 가져가려 한 꽃은 이렇듯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다름 아니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7(통권 57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4월 22일 저널리즘의 모범답안 <스포트라이트> ‘우라까이’라는 말을 아는가. 한국 언론계의 은어로 타 매 체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와 문체나 표현만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크로싱 131일간의 간절한 약속, 8천km의 잔인한 엇갈림
2005 Spring (통권 1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3월 6일 공공의적 2 언제나 그랬듯 난 강우석 감독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영화적 성향이 변함없기를 바라며〈공공의 적 3〉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