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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 글 ·
  • 작성일2021. 01. 13


<공조>(2017)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분단 소재 영화는 양쪽이 그렇게 만날 일 없는 현실에서 비롯된 허구이며, 각기 결말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그 태생적 허구에 기인한다(예외로 말해질 수 있는 극영화는 다큐멘터리보다 분단의 설움을 미어질 만큼 직시한 홍기선의 <선택>
(2003) 정도일 것이다). 위 사실을 지적하고픈 이유는 <공조>가 코믹·액션에만 치중한 나머지 허무맹랑한 전개를 일삼았다는 평자들의 비판 또한 일정 정도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본편의 서사가 예고편의 맥락과 다를 바 없는 <공 조>를 칭찬하는 일도 민망한 꼴이 된다.
논점의 환기는 그간 만들어진 분단 소재 영화들은 있을 법한 서사의 개연성을 무기로 삼았으며, <공조>를 만든 김성훈은 그를 의도적으로 이탈하였음을 밝혔다는 점이다. 즉 양쪽 다 분단의 문제를 다루는 효과적인 관점을 말하는 셈인데, 평자들은 주도면밀한 구성으로 감정 이입을 요구하는 지속된 관점을 고수한 반면 감독은 이제 유쾌한 성질의 오락물로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는 점이다. 물론 감독의 의도를 이해한다 해서 작품의 질적 평가가 꼭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공조>도 그 부류에 속한다. 왜냐면 분단 상황에 있어 북한(인)은 동족이지만 엄연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포로서 감정적 교집합을 무시할 순 없지만 교류의 부재로 여전히 이해될 수 없는 대상인 것이다. 이때 남북(인)의 만남은 불가해한 타자성에 관한 윤리적 관점이 중요해지며, 이 관점이 얼마나 믿을만한 것인가는 대개 서사의 개연성에 좌지우지된다. 이는 관객이 고착된 상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의 정치적 효과, 분단 상황을 다룬 영화들에게는 질적 평가의 정도가 되는 엄밀한 사안인 것이다. 그런데 난감히도 김성훈의 <공조>는 이런 사안들을 시의라는 이유로 통째 비워버린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유익한 관점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질적 시도와 실패가 아닐 것이며, 최악의 남북 관계라는 시의성에 굴복해 웃고 즐기면 됐지 식의 감상 포기는 더 아닐 것이다.
 



우리는 <공조>의 가장 단순한 감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극중 대부분의 인물이 멋진 수트빨과 액션을 선보이는 현빈의 자태에 홍조를 띄우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알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객은 현빈이 림철령이라는 북한 형사를 연기하는 것인지, 타자 연기를 포기한 연기를 하는 것인지 분간도 안 되는 수준인 데도 발그레에 동의한다. 사실 <공조>가 현빈을 노골적으로 페티시화하며 우격다짐 식으로 던지는 질문은 매우 수줍은 성질의 것이다. ‘북한 형사 본 적 없잖아? 멋진지 어떻게 알아?’ 탈북자, 전향자 외에 이북에서 살아가고 있는 북한인을 볼 수 없는 분단의 현실을 슬그머니 꼬집는 것이다. 이 수줍은 우격다짐은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의 가족이 위기에 놓이는 상황에서도 두드러진다. 이 영화는 강진태의 가족이 어떤 경과로 인질이 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림철령이 그들 가족을 구하러 갈 때 감수해야 하는 어마무시한 극중 설정(북한산 위조 달러 동판의 유출은 전쟁으로 직결)을 북한 수뇌부가 쿨하게 묵인하는 상황, 심지어 강진태의 가족이 별 긴장감 없이 구출되는 웃픈 상황까지 연출한다. <공조>라는 황당한 명목 없이 교류가 불가능한 현실에 남쪽 동포들도 귀여운 고통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왜 이리 분단에 무관심한 거야, 때찌!’ 정도랄까. 그러나 이런 의도적인 ‘샤이(Shy)’함은 아무래도 좋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질적 평가의 엄밀한 사안을 통째 비워내면서 비의도적으로 발생하는 자발적 ‘샤이(Shy)’함이다. 솔직히 우리가 이 개연성 없는 텅 빈 <공조>를 보며 일말의 흐뭇함을 느끼는 건 남북(인)이 프레임 안에 공존하는 사실이 ‘무조건’이기 때문 아닌가?


<공조>를 보고 ‘평화적 통일’을 헌법에 명시된 ‘사명’에 입각하여 바라보는 건 시효가 상실된 관점일까 생각해보았다. 모르겠다. 적어도 요즘 절반의 한반도 땅에서  ‘샤이(Shy)’가 유행하는 것과 이토록 샤이한   <공조>를 800만이나 본 일이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김영광 2010년 시네마테크부산 영화비평교실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의 일원이 되었다. 재능은 없지만 영화 비평과 연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주말에 PC방 아르바이트도 겸하고 있다. 내 글과 영화는 언제나 이 위치에서 시작 해야함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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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선택을 선택하며 사는 삶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미래를 상상한다. 가장 흔한 예는,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는 미래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경계선의 사람들 내가 돈과 토니의 웃음을 마냥 행복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뉴스, 웹툰. 2016년 11월 16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2 더 랍스터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영화홀릭의 영화이야기 - 피안(被岸) : 끝없는 춤 속에 머무르는 꿈, 분홍신(The Red Shoes) 1948 피안(被岸) : 끝없는 춤속에 머무르는 꿈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질주가 아닌, 부유(浮游): [설국열차]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설국열차처럼 일거에 멈춰 세울 수 없는 무형의 거대 열차이기 때문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로마> - 왜 개똥의 연대는 말하지 않을까? ‘그 하녀’를 위해 ‘그때’의 얼룩과 이별하는 중이다. “리보를 위하여.”는 그런 맥락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성장한다는 것은 미쳐가는 거야 [안개 속의 풍경] 입맛에 맞게 잘라내고 없애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롱테이크 촬영은 인생과 닮았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ART WORK, 그러니까 ‘예술을 한다’는 것에 관해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6월 16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전설에서 신화로, 무하마드 알리의 삶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비단 선수생활 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몸소 증명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끝없는 용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뜨거운 족적을 남겼다.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인생을 위하여 [멋진 인생] 경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내면이 공허해져가는 삶이 아닌, 함께 기쁨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삶을 살아나가는 길을 택한 그들의 공존력이 가급적 많은 이들과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1월 1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벼랑 끝에 선 인간선언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로에 접어든 허름한 행색의 한 남자가 스프레이를 들고 관공서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를 휘갈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Asia Movie File 수취인거부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수취인거부 그러나 50년을 묵혀둔 그리움의 연서는 어떤 형태로든 그 대상에가 닿지 못한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아르고〉Argo(2012) 진짜 악은 누구인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인..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뉴스, 웹툰. 2016년 9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9 언더워터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레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레토>는 가끔 소름 끼치게 정교한 영화 형식을 경유해 음악의 속성에 닿아 가는 용감한 영화다.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한국 최초의 하우스 호러 <장화, 홍련> <장화, 홍련>도 이미 메이킹과 현장공개 필름을 본 후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에 대한 방어막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6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재능 있는 리플리메리카노] 영화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를 들으며
뉴스, 웹툰. 2016년 10월 1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0 아이 엠 어 히어로_웹툰

2010 Summer (통권 34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7월 14일 영도다리 상실 그리고 회복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06 Autumn (통권19호), 뉴스,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0월 4일 예의없는 것들 좀더 멋지게 예의 없는 것들을 향해 한방을 날릴 수 있었던 이 영화가 아쉽다.
2003 Summer (통권 6호), 리뷰. 2003년 7월 23일 살인의 추억 저열하고 폭력적인 80년대를 추억하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쓰 홍당무]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붉은 얼굴로 비호감 연기를 한 공효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1등에 가리워진 사랑받고 싶은 2등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06 Winter (통권 1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1월 21일 나의 결혼원정기 라라의 망명소식을 듣고 과수원길을 한걸음에 내달리는 만택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가슴 따뜻하게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소파에 앉은 아이들 [헬리] 법 앞에서 그것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보통의 인간처럼 나는 법관을 지키는 문지기의 등을 여전히 응시할 수 없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필사적인 뜀박질이 멈출 때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이들의 뜀박질과 느긋한 걸음, 무료한 기다림과 필사적인 달리기를 체득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생동하던 움직임은 어느덧 고요해지고 마침내 울먹이는 얼굴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