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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모든 것을 잃고 내려갈 때 비로소 보이는 행복 <싱글라이더>

  • 글 ·
  • 작성일2021. 01. 13


최근 개봉한 <싱글라이더>는 “행복이란 무엇이고,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지금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인지 새삼스럽게 질문하게 한다. 영화 속 인물들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결국 불행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결코 행복이 아니라는 아이러니 앞에서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증권회사의 지점장으로 안정된 직장과 반듯한 가족을 이루고 있는 재훈(이병헌 분)은 더 나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 아들과 아내 수진(공효진 분)을 호주로 떠나보낸다. 스스로 기러기 아빠가 되는 삶을 선택한 그에게 남겨진 것은 지독한 외로움일 뿐인데, 그조차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생각이 결국은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가 가족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가족의 삶 한가운데에서 멀찌감치 밀쳐둔 바이올린을 다시 켜면서 이민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었던 아내는, 호주에서 오디션을 보기 위해 귀국을 한 주일 미루면서 절망에 빠진 남편의 마음과 어긋나고 만다. 결국 재훈은 가족이 있는 호주로 찾아가지만 이미 많은 것이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에 또 한 번 절망을 겪게 되고, 아내와 아들의 곁에 선뜻 다가서지 못한 채 주변을 계속해서 맴돌기만 한다. 더군다나 아내는 이웃집 남자와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싶은 듯 살아가고 있음을 보게 되고, 떠밀리듯 호주로 떠나온 아내가 몹시 외로워했다는 이웃 할머니의 말에서 그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된다.
 


 

이들 가족의 어긋남에 우연히 다가온 호주 워홀러 지나(안소희 분)의 삶 역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왔다는 점에서는 재훈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지금이 아닌 앞으로의 삶을 위해 언제나 오늘 하루를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지나가 환율 변동의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데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면 지나친 알레고리일까.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현재를 송두리째 포기하며 살아온 지나의 마지막 선택을 결코 나무랄 수 없는 것은, 그녀의 선택 또한 미래의 행복을 위한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왜 지나와 재훈을 만나게 한 것일까? 지나를 통해 재훈이 자신의 지나온 삶을 진정으로 돌아보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둘의 만남을 선명하게 의미화하지 않은 감독의 의도가 다소 의구심으로 남지만, 인간의 미래에 대한 집착이, 그래서 현재를 끊임없이 소외시키는 삶이 얼마나 허무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지를 타인의 삶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재훈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가족의 곁에 왔으면서도 주변을 맴돌 뿐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가 의문이었다. 정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온 삶이 순식간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면, 이제 남은 것은 가족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주로 날아왔을 텐데 왜 그는 아내와 아들의 이웃집 남자와의 또 다른 삶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분노의 감정을 억누르고만 있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K로 시작되는 영어 단어를 공부하면서 마지막에
‘KANG JAEHOON’이라고 써놓은 아들의 노트를 보면서도, 자신의 아들을 들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이웃집 남자의 모습 앞에서도, 그런 이웃 남자의 마음에 흔들리는 아내를 보면서도, 여전히 주위를 맴돌기만 하는 재훈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답답한 시나리오에 놀랄만한 반전이 숨어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소스라쳤다. 재훈은 지나와의 만남을 통해 행복을 꿈꾸다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상처를 토로하는 최소한의 소통을 나누었으며, 가족의 주변을 떠돌기만 했던 답답한 재훈의 모습은 완벽한 가정을 꿈꾸며 가족을 그리워했던 그의 마지막 인사였던 것을.
영화의 시작, 고은의 시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그 꽃”(<그 꽃>)의 울림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강렬하게 남았다.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내려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보게 되는 어리석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 아니던가.
고은의 시는 이런 안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다시, 나 자신에게 묻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모든 것을 잃고 내려갈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행복, 나는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영화 <싱글라이더>는 지금 우리들에게 잠시, 아주 잠시라도 바쁜 일상을 멈추고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을 해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전히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찾아 홀로 현재를 여행하는, ‘싱글라이더’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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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인터뷰 장르 안에서 관습 거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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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부산 vol 16(통권 56호), 리뷰. 2016년 1월 4일 FILM REVIEW 단 한편의 시(詩) - 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목숨과 바꾼 미자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굿타임> : 움직임을 의탁할 인물 <굿타임>은 자신의 움직임을 의탁할 대상을 찾는 듯 닉과 코니를 오가는 동역학에 대한 영화다.
2007 Summer (통권 22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6월 1일 이런 사랑도 있다 밀양 영화가 끝나고 나서 문득 느낀 사실이지만,시작 무렵에 신애를 비추던 햇살보다 마지막에 비추던 햇살이 더욱 부드럽고 눈부시게 느껴진 건 왜일까?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 각자의 라라랜드] 데미언 채즐의 <라라랜드 La La Land>를 들으며
뉴스, BFC 뉴스. 2016년 9월 1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연상호의 열차가 전복시킨 구원의 모티브<부산행><서울역>] 영화 <부산행>과 <서울역>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손님은 왕이다. 보여지는 그대로의 영화를 즐긴다면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애니미즘 (animism) 의 극에는 대자연이나 정령이 아니라 진정하게 인간 소외를 완성 시키는,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신칸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2012년 영화부산 10+11월호 vol 02(통권 42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10월 22일 피에타 ”걸작이 아니다. 시작이다.” 김기덕의 2번째 데뷔작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쇼미더머니’에 6년째 참가 중인 학수(박정민 분).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전진하는 래퍼 학수의 길은 녹록지 않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을 들으며
2007 Winter (통권 20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1월 3일 영화리뷰, 가을로(Traces Of Love, 2006) 이 영화는 상처 위에 소리 없이 각자의 숲을 일구고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인물 들을 통해 관객들을 정화시키고 치유하는 느낌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11(통권 51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0월 1일 Film Review – 이제 겨우 이야기의 시작 [고스트 메신저] 이 애니메이션은 영력을 가진 주인공 꼬마 ‘강림’이 영문 모를 장난감 하나를 떠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7월 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이 미친 사랑의 뽕짝] 영화 <박쥐 Thirst>를 들으며
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강소원의 영화다시보기. 2017년 7월 14일 신의 꿈을 꾸는 안드로이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SF호러 장르를 연 <에이리언>은 극한의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무지(無知)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영화처럼 보였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9월 22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옛날 옛적, 마녀가 살았던 그곳 <더 위치>]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근원에 관한 마땅한 원인을 찾거나, 공동체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자 으레 내세우는 방어체계란 곧 악마화된 외부의 적을 향한 강고한 배척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 카운트다운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가 폭력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거꾸로 수를 세는 것뿐이란 슬픈 인식만은 뚜렷이 남는다.
뉴스, 웹툰. 2017년 1월 31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7 동주_웹툰
뉴스, 웹툰. 2016년 6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복면작가의 Movie Think #2 아가씨
2010 Winter (통권 36호), 리뷰, 필름 리뷰. 2010년 11월 11일 Review - 아버지의 세계로 귀환과 웃음의 약수터 양영철의 [수상한 이웃들]  <수상한 이웃들>이라는 한 개의 큰 퍼즐로 완성되는 구조다. 양영철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단편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다 장편으로 완성되었다는 제작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4(통권 54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7월 1일 내 안의 엘사들 [겨울왕국]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그래서 <겨울왕국>은 마법에 걸린 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배려의 열쇠만 있으면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연대와 자매애로 다가서는 영화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 우리는 유럽이 이루어놓은 문명 에 대한 고다르의 어떤 냉소적 태도(종말론적 사유)를 어슴푸레 가늠 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어느 기괴한 죽음 [미시마-그의 인생] 세간의 조롱 혹은 경멸에 찬 시선과 거리를 둔 채 가급적 중립적인 시선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07 Spring (통권 2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3월 2일 하드보일드 클래식 壽 수 구차한 서사를 모두 덜어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런 식의 표현이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6년 영화부산 vol 18(통권 58호),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8일 이 시대의 ‘존’들을 위하여, <프랭크> 이 영화는 프랭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존의 쓰디쓴 성 장서사이기도 하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14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8 공조_웹툰
2008 Spring (통권 25호), 특집기획. 2008년 3월 30일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언'은 배리와 레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의 후반부에선
그들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극적으로 잘 표현 해냈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1)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젊은이를 동물화 시키는 영화/우화(寓話) [피끓는 청춘] 이연우 감독의 영화 <피끓는 청춘>은 다양한 대중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든 상업영화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과 연애 위주의 사건만을 주로 다루고 있는 뭔가 코믹하기도 한 영화다.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변산>, 변산의 말맛 <변산>을 힘차게 껴안고 싶은 이유는 찰지게 맛있는 말들의 리듬, 똑떨어지는 그 말맛 때문이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성장한다는 것은 미쳐가는 거야 [안개 속의 풍경] 입맛에 맞게 잘라내고 없애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롱테이크 촬영은 인생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