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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리뷰. 2016년 7월 7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모르는 셜록 홈즈 <미스터 홈즈>]

  • 글 ·
  • 작성일2021. 04. 20



아마도 셜록 홈즈 만큼이나 대중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공의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자신이 활약한 사건들의 무대였던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이래 현재까지도 명탐정의 대명사로서 지대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이른바 ‘정전’이라 불리우는 코난 도일의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무수한 ‘셜로키언’들의 재해석 및 2차 창작에 의해 시대를 초월하게 된 불멸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영화 <미스터 홈즈>의 원작인 「A Slight Trick of the Mind」는 코난 도일의 열렬한 애독자인 작가 미치 컬린이 쓴 셜록 홈즈 이야기의 외전격 소설에 해당한다. <킨제이 보고서>, <드림 걸즈> 등을 연출한 빌 콘돈 감독은 영국의 명배우 이안 맥켈런을 앞세워 소설에서 다루어진 셜록 홈즈의 만년을 <미스터 홈즈>를 통해 영화화하였다.


이 영화는 연로한 나이로 인해 더 이상 탐정으로서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 셜록 홈즈의 노년기를 다룬다. 그가 등장하는 대다수의 이야기들과 달리 <미스터 홈즈>에는 이렇다 할 극적 사건이라든지, 범죄자를 추적하는 탐정의 번뜩이는 추리나 모험 따위의 활극이 그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이러한 면이 생경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서구권에서 ‘셜록’이라는 단어는 옥스퍼드 사전 등에 ‘불가사의한 현상을 추적·조사하는 자’라고 부연적으로 정의될 만큼 이미 그 이름 자체가 특정 장르를 연상케 하는 보통명사의 성격을 띤다. 로저 무어(<뉴욕의 셜록 홈즈>)와 마이클 케인(<셜록 홈즈의 나>)으로부터 근래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셜롬 홈즈: 그림자 게임>)와 베네딕트 컴버배치(BBC 시리즈 <셜록>)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할리우드 스타들에 의해 수십 년간 재연되어 온 스크린 속 셜록 홈즈의 정형화된 신화는 여든을 앞둔 노배우 이안 맥켈런이 분한 노년의 무력한 육신을 통해 무참히 전복되고 만다. 그 유명한 베이커 가의 하숙집을 떠나 범죄와 서스펜스의 세계를 영영 은퇴하게 된 명탐정의 쓸쓸한 뒤안길은 무수한 셜록 홈즈의 애호가들에게조차 베일에 싸인 미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영화 <미스터 홈즈>는 셜록 홈즈의 마지막 활약이 담긴 코난 도일의 단편 「마지막 인사」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후의 시간을 다룬다. 서섹스의 시골마을에서 벌꿀을 치며 소일하는 이 노인의 주름진 얼굴에선 이미 저명한 탐정으로서의 날카로운 면모를 찾으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영화가 코난 도일의 독자들을 배반하는 것은 비단 홈즈의 나이든 육체에 대한 신랄한 묘사뿐만이 아니다. 그는 사냥용 모자와 파이프 담배로 상징되는 그 자신의 도식적 이미지가 실상 평생의 조력자였던 존 왓슨 박사의 펜 끝에서 빚어진 창작의 산물임을 폭로한다. 영화에 전반적으로 드리워진 왓슨의 그림자는 곧 그의 입을 빌어 홈즈를 창조한 작가 코난 도일의 존재를 암시한다. 이 영화에서 셜록 홈즈는 왓슨(코난 도일)의 텍스트로 구축된 그의 허명과 실재하는 자신 사이에 놓인 괴리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렇듯 작가의 창작행위에 의해 탄생한 가공의 인물이 피조물로서의 제 위상에 회의를 느끼고 급기야 그를 빚은 작자의 존재조차 부정하기에 이르는 묘한 역설은 영화 속 홈즈의 캐릭터에 독특한 입체감을 부여하는 요인이 된다.
 

<미스터 홈즈>는 수십 년 전 맞닥뜨린 미해결 사건의 전말에 관해 오랜 세월 의혹을 떨치지 못한 셜록 홈즈의 후일담을 그린다. 플래시백으로 전개되는 액자 속 이야기는 탐정 시절의 홈즈가 아내의 행적을 수상히 여긴 어느 신사로부터 사건의뢰를 받는 장면과 더불어 시작된다. 여인의 행적을 추적한 셜록 홈즈는 이내 남편을 독살하고자 그녀가 꾸민 모종의 음모를 손쉽게 간파해낸다. 얼핏 이 사건은 노회한 탐정의 입장에서 전혀 어려울 것 없는 단순한 치정극의 전형적인 사례로 비칠 뿐이다. 하지만 홈즈는 이 사건의 피상적인 얼개를 대체로 파악했으되, 문제의 궁극적 해결에 이르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기고 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오래 전 세상을 떠난 왓슨은 이 사건에 관해서도 충실한 메신저로서 글을 남겨두었고, 세월이 흘러 왓슨의 기록을 원작으로 한 (필름느와르 풍의) 영화가 상영되기도 하지만, 노인이 된 홈즈는 극장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사건의 외양이 실상 셜로키언들의 신화에 일조하려는 왓슨의 의도에 의해 교묘히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홈즈는 자신의 마지막 사건을 몸소 집필하여 이를 올바른 기록으로 남기고자 결심하지만, 사람 이름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하여 셔츠소매에 휘갈긴 메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그의 노쇠한 기억력은 30여 년 전의 사건을 온전한 형태로 되살리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이로 인해 그는 감퇴한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히레 산쇼’라는 이름의 약초를 구하고자 일본으로 향한다. <미스터 홈즈>는 노인이 영위하게 된 유유자적한 전원생활을 중심으로, 그의 일본여행과 30여 년 전 기억의 플래시백을 액자 형식으로 나열한다. 영화는 이러한 다층적인 플롯을 통해 자신의 생애를 둘러싼 신화의 외겹을 벗겨내어 매몰된 진실에 도달하려는 인간 셜록 홈즈의 안간힘을 보여준다.
 

사실에 기반한 논리적 추론을 통해 사건과 현상의 실체에 접근한다는 셜록 홈즈 특유의 지론은 곧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가 살인사건」 이후 서구 추리물의 근간을 이룬 고전적 문법과 상통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은 17세기 계몽주의와 이에 반발한 18세기 낭만주의의 기조가 혼재되어 난립한 시기였고, 대영제국의 황혼기에 등장한 셜록 홈즈는 이렇듯 혼란스런 시대상 가운데서 이성과 객관의 가치에 경도된 계층들 사이에 열광적 지지를 획득한 캐릭터였다. 이러한 문제적 프로타고니스트를 창조한 작가 코난 도일이 한편으로는 오컬트에 심취한 심령술사이기도 했다는 점은 당대 시대상의 아이러니를 방증하는 흥미로운 실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로부터 반세기의 시간이 흘러,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광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20세기 중반 한가운데로 셜록 홈즈를 소환한 작가 미치 컬린은 노년의 홈즈가 겪게 된 가치관의 회의, 즉 이성과 객관을 신봉한 당대 지식인 계층이 마주해야 했던 기성관념의 전복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셜록 홈즈가 히레 산쇼를 구하기 위해 고령의 노구를 이끌어 향한 곳이 원폭 투하 직후의 일본 히로시마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었던 영국과는 달리, 전후의 히로시마는 현재까지도 전쟁의 참화를 집약적으로 표상한 비극적인 지명이라 할 수 있다. 히로시마에 당도한 홈즈는 황망한 얼굴로 제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풍경을 응시한다. 여기서 셜록 홈즈는 전쟁이 배태한 폐허의 한가운데서 세태의 급격한 변동이 초래한 합리주의적 이성관의 붕괴에 직면케 된다. 더 이상 과거의 가치를 진리로 긍정하며 살아갈 수 없게 된 이 빅토리아적 인간의 해체된 세계관은 수십 년 간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던 미해결 사건의 전말을 비로소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끔 이끈다.
 



30여 년 전, 한 여인의 의심스런 행적을 추적한 셜록 홈즈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그녀가 품은 모종의 음모를 간파해낸다. 홈즈는 의뢰인인 남편을 찾아가기에 앞서 홀연히 여인 앞에 나타나 자신의 논리 정연한 추리의 결론을 기고만장한 태도로 털어놓는다. 너무도 평온해 보이는 이 여인은 홈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을 살해할 목적으로 구한 유리병 속 독극물을 바닥에 쏟아버린다. 여인이 자신의 계획을 단념하며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머지않아 탐정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홈즈와 헤어진 여인이 결국 지나가는 기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것이다.
 

“운명이 정해준 올바른 길을 벗어나려고 하다가는 가장 고매한 인간도 동물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어요.” (「셜록 홈즈의 사건집」 中, 코너 스톤)
 

셜록 홈즈는 자신이 겪은 무수한 사건들에서 숱한 군상들의 삶을 파국으로 끌어들인 인간행동 기저의 저열한 욕망들을 꿰뚫어 본 바 있다. 이 사건에서도 그는 살인을 저지르려는 한 여인의 동기를 파악하여 목숨을 잃을 뻔한 남편의 생명을 구해낸다. 하지만 홈즈는 여인이 꾸민 음모 이면의 근원적 감정, 즉 그녀가 품은 내면의 고독과 슬픔을 살피는데 실패하고 만다. 그는 수십 년이 흘러, 아흔을 넘긴 고령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이 여인이 오롯이 감내해야만 했던 외로움의 감정을 잊지 못한다. 셜록 홈즈가 탐정직에서 은퇴하여 런던을 등지게 된 것은 객관과 논리로 무장한 자신의 이성적 사고만으로는 복잡한 인간심리의 심연에 영원히 다다르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셜록 홈즈를 특징짓는 염세주의적 오만함은 결국 인간사회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과신한데서 비롯한 그의 환멸스러운 태도를 드러낸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년의 그가 겪게 된 심중의 변화란 곧 세상과 인간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스스로의 무지에 대한 통렬한 깨달음에서 기인한다. 그가 변한 것일까? 혹은 그를 둘러싼 세상이 바뀐 것일까? 비록 <미스터 홈즈>가 코난 도일의 원전에 관한 탁월한 재해석으로 여겨지진 않지만, 특정 시대를 대변할 만큼 너무도 유명한 소설 속 인물을 그가 머물던 시공간에서 떼어내어 이질적인 연대와 조우하게 한 시도는 자못 흥미로웠다.


 

문성훈 제17회부산국제씁화제시민평론단/ 자유기고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였으나, 전공과 하등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현재는좋아하는 영화를 실컷 보러 다니며 무위도식, 앞으로 살아갈 바를 암중모색 중이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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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부산 vol 22(통권 62호), 리뷰, FILM REVIEW. 2017년 7월 14일 우정에 관하여<런던 프라이드> 우정이 법을 제정하고 정치적 행동으로 확장된 시민들의 승리로 이어진 것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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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을 잡고, 첩보를 기획하고, 적당한 기회에 터뜨리는 일’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자 출세를 보장하는 지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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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화부산 vol 27(통권 67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10월 21일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소성리>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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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영화부산 vol 05(통권 45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4월 9일 <시네로망> 영화와 소설의 기형적 진화, 필름리뷰-독자기고 이미지와 언어를 시공간의 흐름에 따라 해체, 융합하는 접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문학이 영화를 통해 넓혀나 갈 수 있는 지표이며, 영화가 문학을 통해 깊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
2003 Winter (통권 8호), 리뷰. 2003년 12월18일 그 단순하고 순결한 복수의 칼에 대하여 올드보이 가장 영화적인 모티브인 ‘복수’가 온전히 박찬욱 감독의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2006 Summer (통권 18),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7월 4일 모노폴리 조만간 기발한 범죄 스릴러 영화가 출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2006 Spring (통권 17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6년 3월 5일 여 교수의 은밀한 매력 그 일관된 방식에 결국 관객은 설득되고 그들이 가진 은밀한 매력을 곱씹어 보게 되는 것이다.
2003 Autumn (통권 7호), 리뷰. 2003년 9월19일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 오 브라더스
2007 Autumn (통권 23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7년 9월 1일 돌아온 기억 시작되는 살인 리턴 인스턴트식의 영화 대량생산은 처음엔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는 몰라도 언젠가 관객들은 다시 공들여 만든 ‘잘 만든 영화’를 찾아 다시 흩어 질 것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19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그리고 세상은 이토록 고독하다] 영화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을 들으며
2013년 영화부산 vol 04(통권 44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2월 4일 필름 소셜리즘 세계의 비참에 대한 영화의 사유
2008 Summer (통권 26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6월 29일 도레미파솔라시도 “너 아니면 안돼” 사랑해서 … 미안해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친구는 언제나 낯선 사람들이다 영화는 항상 친구를 필요로 해왔다. ‘친구’라는 이름을 표방한 영화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2009 Spring (통권 29호), 뉴스, OST & 맛집. 2009년 3월 19일 거장의, 거장을 위한, 거장에 의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 _Music by Clint Eastwood
뉴스, 웹툰. 2016년 5월 13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 곡성
2005 Summer (통권 14),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5년 7월 6일 연애의 목적 여자는 희망한다. 둘의 새 출발을.. 남자는 알았다. 자신이 제비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에게 반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9월 24일 잔혹한 비밀 [히로시마·평양] 역사적 문제의 책임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도사리고 있는 (핵)전쟁과 원전의 위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괴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내면의 욕망 <올드보이> 깊은 치유가 필요한 우리의 상처가 무엇인 지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근대의, 그리 고 우리의 새로운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소성리 타인의 삶과 그 세계에 대한 이해 영화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소성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8월 4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이제는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 <제이슨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인 <제이슨 본>도 이러한 전작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계승하려 한 작품이다. 하지만 얼핏 이상한 기미가 감지된다.
뉴스, 웹툰. 2017년 2월 28일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복면작가의 Movie Think #19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2018년 영화부산 vol 25(통권 65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4월 4일 무엇이 우리를 윤리로 이끄는가 <더 포스트> 하나의 숭고한 선택의 저변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희생이 있는가. 여전히 들여다봄직한 고민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1(통권 61호), 리뷰. FILM REVIEW.2017년 4월 26일 요즘 한반도는 ‘샤이(Shy)’가 좋습니다 <공조> 한 편의 영화에서 분단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관점을 기대한다는 건 얼토당토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북이 함께하는 영화들에서 잠자던 공동의 불안과 희망이 깨어나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 거기에는 해결과는 멀지만 늘 ‘해소’의 모티브가 있고, 모두 한반도 땅의 평화를 점쳐보는 통일된 순간을 맞는다. 이는 매번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공통된 의도이자, 질적 평가를 떠나 그들의 생존 가치가 되는 현실적인 덕목이
2013년 영화부산 vol 07(통권 47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0월 5일 Film Review- 클로즈업,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신성과 접촉하는 영화의 방법 <잔다르크의 수난>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보통의 아픔 종종 어떤 영화에는 송곳 같은 장면이 있다. 이 송곳 같은 장면을 무어라 딱 잘라 말하기엔 그 성격이 다양하다. 영화의 핵심을 건드리는 명장면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송곳 같은 장면의 유무가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며 어떨 땐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할 장면은 꽤나 예상치 못한 순간인 장면으로 뇌리에 남았다. 오랜 시간 동안 개봉이 미뤄졌다가 올해 여름 개봉한 마블의 신작 <블랙 위도우Black Widow>(2021)의 후반부,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와 드레이코프(레이 윈스턴 분)의 만남이 그 장면이다.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적 세력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는 장면에는 CG나 액션이 없으며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도 없다. 단지 두 사람의 몸짓만이 있을 뿐이다. 드레이코프는 손찌검하려는 자세를 취하다 손을 내리고 나타샤는 손찌검을 당할까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다. 이 장면은 여태껏 봐왔던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동작이다. 다른 마블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활약을 봤다면 이 순간에는 블랙 위도우가 어떤 액션의 자세를 갖추는 모습을 쉽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움찔한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8월 3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을 들으며
2008 Autumn (통권 27호), 리뷰. 2008년 9월 25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목부터가 두 주인공의 만만치 않은 대결구도를 가늠케 한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8(통권 68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1월 15일 <암수살인> 장르의 관습에 고민한 자리 오늘의 주류 범죄 스릴러에서 보기 드문 태도, 대상을 다루는 데 대한 고민의 흔적, 장르에 기대하는 관습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 영화의 시도들이 유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밤이 아닌 밤의 두 남자의 로드 무비 [백야] 이송희일이 2012년에 발표한 세 편의 퀴어연작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백야>라는 영화는 그 담백함이 먼저 눈에 뜨이는 작품이다. 
2012년 영화부산 vol 01(통권 41호), 리뷰, 필름 리뷰. 2012년 7월 23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애니미즘 (animism) 의 극에는 대자연이나 정령이 아니라 진정하게 인간 소외를 완성 시키는,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신칸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집단에 머무르지 않는다.
리뷰, 필름 리뷰. 2016년 10월 20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쁜 나라 <자백>]  “적당히 해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4(통권 64호), 리뷰, 필름 리뷰. 2018년 1월 1일 망각의 정치학, 기억의 영화 시학 “세계는 사라졌다, 내가 널 데려다 줘야 한다.(The world is gone, I must carry you.)” 이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리뷰, 필름 리뷰. 2017년 1월 19일 문성훈의 리와인드 [벼랑 끝에 선 인간선언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로에 접어든 허름한 행색의 한 남자가 스프레이를 들고 관공서 외벽에 큼지막한 글씨를 휘갈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5(통권 55호), 리뷰, 오늘의 문예비평. 2015년 9월 24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거인], 김태용 감독, 최우식 / 양순주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 그를 거인으로 만들고 규정해버린 것은 이 사회 구조가 아닌가를 성찰할 수 있는 안목이 동반되어야 한다. 
2002 Summer (통권 2호), 리뷰. 2002년 7월 26일 영화다시보기- 불교의 시각에서 본 영화 <달마야 놀자>편 조폭과 불교? 얼핏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이 결합은 조폭영화 장르 특유의 재미를 불교적 코드를 도입해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2019년 영화부산 vol 29(통권 69호), 리뷰, FILM REVIEW. 2019년 6월 3일 낯설고 익숙한 마주침 신비로우면서도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마주침이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3(통권 53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4월 1일 FILM REVIEW 유하, 혹은 탈성화의 형식에 대하여 [강남 1970] <강남 1970>의 유하 감독이 시인이라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유하가 시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1990년대의 한국문학 담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2004 Autumn (통권 11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4년 9월21일 비운의 여배우 김삼화 김삼화, 그녀가 지금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참으로 좋은 배우 였으나 불행한 배우였다고 기억한다. 
2002 Spring (통권 1호), 리뷰. 2002년 4월 26일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바라본 <리베라 메> <리베라 메>의 상영과 세미나가 끝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감탄사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이제 한국영화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인도]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서 줄다리기 하는 자의 감정적인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는 아예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행복에 관하여 [황금시대] 우선 자기가 행복해지길 원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2008 Winter (통권 28호), 리뷰, 나도 영화 평론가. 2008년 12월 25일 [미쓰 홍당무]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붉은 얼굴로 비호감 연기를 한 공효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1등에 가리워진 사랑받고 싶은 2등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3년 영화부산 vol 06(통권 46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7월 6일 Film Review 그곳에 상처를, 남기다 <꽃섬> 슬픔에 공명하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사이도 없이 타인의 시선이 슬픔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로운지도 모른다.
2014년 영화부산 vol 08(통권 48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1월 5일 Film Review 투기가 전위가 될 수는 없었을까? [잉투기] 영화를 보는 자와 영화의 연대에서 희미하게 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1월 16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들으며
2011년 부산파랑 08+09 (통권 38호), 리뷰, 필름 리뷰. 2011년 8월 10일 Special Theme - Asia Film Story : 오겡끼데스까? 우려하는 것처럼 가면 큰일나는 나라도 아니고 여느 때 보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과 위로로 북적거려야 마땅한 곳 이다. 출국일 텅빈 공항이 또 다시 눈에 밟힌다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사라지고 싶다’와 ‘죽이고 싶다’, 청춘의 막막함 앞에서 <버닝>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감독 이창동의 8년만의 신작 <버닝>
리뷰, OST & 맛집. 2016년 12월 07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나 좀 고쳐주세요] 영화 <데몰리션 DEMOLITION>을 들으며
2018년 영화부산 vol 26(통권 66호), 리뷰, FILM REVIEW. 2018년 7월 12일 찰나의 순간, 달라지는 세계 <클레어의 카메라>  영화는 이제 찰나에도 펼쳐질 수 있는 세계의 깊은 심도를 제시한다. 아득하고 신비로운 세계로의 확장이다.
2003 Spring (통권 5호), 리뷰. 2003년 4월23일 밀애 관능과 상혼이 빚어낸 찬란한 여성성, 밀애
2014년 영화부산 vol 09(통권 49호), 리뷰, 필름 리뷰. 2014년 4월 4일 Film Review 성장한다는 것은 미쳐가는 거야 [안개 속의 풍경] 입맛에 맞게 잘라내고 없애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롱테이크 촬영은 인생과 닮았다.
필름리뷰 흐릿하고 지워진 모든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다. 심지어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겐 환희와 사랑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비극과 잔혹의 장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장소는 저마다의 역사가 부글거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현장이다.
뉴스, OST & 맛집. 2016년 10월 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을 들으며
뉴스, OST & 맛집. 2017년 2월 15일 오성은의 막귀 씨네마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들으며
2012년 영화부산 12.12+13.1월호 vol 03(통권 43호), 리뷰, 필름 리뷰. 2013년 1월 21일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201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2015년 영화부산 vol 12(통권 52호), 리뷰, 필름 리뷰. 2015년 1월 1일 [인터스텔라]의 철학, 무엇을 말했나? 우리가 재미로 즐기는 영화 속에 스며들어있는 서구의 정신세계를 흥미롭게 관찰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는 인문학적 시선의 해석과 도전을 기다리는 작품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필름리뷰 - 부산평론가 4인 영화 리뷰 신화로부터 멀리: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Nomadland>(2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영화 후반부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자신이 떠났던 네바다주의 엠파이어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다. 이 마을은 집을 만드는 석고 보드 공장 내 생산품으로 터전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88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더욱이 이 동네는 주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엠파이어는 말 그대로 거대한 사회적 사건으로부터 버려진 곳이다. 펀은 수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차에 있는 물건을 다시 버리고, 문 닫힌 을씨년스러운 공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이윽고 그는 비어있는 한 집에 당도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지만 방과 부엌을 둘러보는 펀의 시선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간다. 카메라는 펀의 뒷모습을 비추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들판과 저 멀리 네바다주 어딘가의 설산이다.
2017년 영화부산 vol 20(통권 60호), 리뷰, FILM REVIEW. 2016년 12월 28일 겨울을 나는 방법 <러브레터> 영화를 본 이후 나의 쓸쓸하던 마음 역시 구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