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궁금했다.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무슨 문제를 다룰지 말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아·태영 상정책포럼’ 개막식을 취재하면서 든 생각이다. 처음 모인 만큼 서두르지 않았다. 명칭을 아시안영상정책포럼으로 바꾸었 고, 회의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지와 같은 포괄적인 의견들 정도였던 것.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듯 2009년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은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통관 관련 사안으로 포문을 열었다.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해할 정도로 준비가 철저했다. ‘과연 이 많은 문제를 처리할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프로듀서들은 많은 이야기를 회의에서 쏟아냈다. 그만큼 반응도 뜨 거웠다. 지금부터 지난 10월13일 부산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렸던 ‘제2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 포커스미팅’, 그 뜨거 웠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촬영하기 좋은 아시아,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2006년 9월초, 몽골 울란바토르 국제공항. 약 두 달간의 촬영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공항 출입국사무소로부 터 출국을 저지당했다. 나를 비롯한 스탭들 의 비자가 워킹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촬영 때문에 몽골에 왔다 는 말을 아무도 하지 않았을 텐데, 공항 측 에서 어떻게 알았을까 싶었다. 알고 보니 스 탭 중 한명이 출국신고서에‘ 몽골에 일하러 왔다’고 썼던 것. 덕분에 우리는 북적거리 는 공항심사대를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앞 으로는 겪지 못할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 었다. 물론 잠깐 동안이었지만 말이다. 당시 몽골 측 파트너였던 지지 프로덕션(Jiji production)과 몽골의 국민감독·배우라 불리는, <경계>의 주연배우인 바트을지가 아니었더라면 출국금지, 법 위반으로 인한 벌금(Penalty) 등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제작비에 예상치 않은 추가비용 (Over Charge)이 발생함은 물론이고. 이는 <씨네21> 기자가 되기 전 장률 감독의 <경 계>(2007)에 연출부로 참여했을 때 겪었던, 웃지 못할 일화다. 재미있는 점은 국제공동제작을 하는 상당 수의 한국 영화인들이 해외 촬영 시 워킹비 자가 아닌 관광비자를 이용한다는 것. 이유 는 간단하다. 관광비자의 발급이 워킹비자 의 그것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서다. <히어로>(2007)에서 일 본과 함께 공동제작을 한 PGK(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의 김영진 프로듀서는“ 워킹비 자 수속은 보통 1개월 정도 걸리는데, 빨리 진행되어야 할 제작일정 때문에 이런 비자 로 인한 시간 소비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서 힘들다”고 말한다. 국제공동제작을 하는 영화인들이 겪는 불편함은 비자문제뿐만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이라 할 만한 촬영허가 를 비롯해 해외송금, 보험, 관세, 세금환급, 인센티브 등, 아시아 각국의 기준과 법률이 다르다 보니 영화인들은 국제공동제작 프 로젝트를 할 때마다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싸매야 했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제2회 아시안영상정책 포럼‘ 포커스미팅’에서 통관관련 문제들을 꺼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제공동제 작을 하는 영화인들의 불편함에 귀를 기울 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국제공동제작 붐이 일어나면서, 후 배 영화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 분이 바로 통관 관련 문제더라”는 박광수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은 “구체적으 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현재 아시아 각 국의 통관 관련 제도 및 기준은 어떤지 등 을 알아보고, 장기적으로 아시아영화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시아 각국의 통관 기준을 규격화·통일화하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 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포커스미 팅의 목표”라고 말한다.

1부 국제공동제작의 난제들 : 통관, 비자, 송금

박광수 운영위원장의 말처럼 1, 2부로 나뉘 어 진행된 이번 포커스미팅에서는 통관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1부에서 PGK 소속 프로듀서들이 해외촬영 사례를, 각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자국의 로케이션 정책을 프레젠테이션했다. 먼저 촬영허가, 비자발급, 보험적용, 송금방법을 발표한 김 영진 프로듀서. “프로듀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촬영허가”라는 그는“ 로 케이션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인프라도 중 요하지만 정부기관과의 공조가 잘 이루어 지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 다. <히어로>가 부산을 촬영장소로 택한 것 도 이 때문이란다.“ 반면 캄보디아, 중국 등 일부국가에서는 촬영허가를 위해 시나리오 를 검열한다”는 김영진 프로듀서는 “그런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줬으면 한다”고 했다. 비자발급, 보험적용, 송금 방법 역시 정부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는“ 워킹비자의 발급 이 보다 쉽고 빠르게 이루어졌으면 하고, 방문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비자가 필요 하다”고 말했다. 촬영장비에 적용되는 장비 보험이 없는 것도 문제다. 사람에게만 적용 되는 인보험상품만 있는 게 현실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촬영장비들은 운송과정이나 촬영 중 늘 고장이나 파손과 같은 위험에 노 출되어 있지만, 정작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 다. 물론 일본에 장비보험상품이 있다. 하지 만“ 신청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가 복잡해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작비의 해외송금은 다소 복잡해 보인다. 해외공동제작을 준비하는 프로듀서들은 한 국은행 본점에 신고하고 허가받아야 외환 송금이 가능하다. 함께 하는 외국의 공동제 작프로덕션 계약서, 영화소개서, 신청서, 예산계획표, 법인증명서 등을 제출해야함 은 물론이다. 이 모든 과정이 약 2주 걸린 다.“ 송금할 때 수속 기간이 짧아졌으면 한 다”는 김영진 프로듀서는“ 무엇보다 환차손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 때문에 예산이 계획했던 것과 다르게 나올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제 작비를 송금 대신 직접 손으로 들고 오는 경 우도 이 때문이다. 그는 “필름커미션이 해 당지역 은행과 연계해 송금수수료를 낮추 고 환차손을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요환 프로듀서는 운송통관, 관세, 부가세에 관해 발표했다. <나의 결혼 원정기 >(2005)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로케이션 촬 영을 했던 그는“ 아타까르네(ATA carnet) 협약국 여부를 잘 따져볼 것을 강조”했다. 아타까르네는 물품의 ‘무관세 임시통관증 서’다. 이는 ATA협약 가입국 간에 일시적 인 수출입 또는 보세운송을 할 경우 복잡한 통관서류나 담보금을 대신하는 제도다. 그러니까 아타까르네 협약국에서는 패킹리 스트, 인보이스, awb, 까르네 등의 서류만 있으면 촬영 장비를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 다는 말이다. 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 네 팔, 필리핀, 베트남이 아타까르네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촬영 할 경우 필요한 서류들을 미리 확인하고 준 비해야 한다.

한편, 해외촬영에서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 고 임해야 하는 일이 있다. 찍은 필름을 안 전하게 한국으로 운송하는 임무가 바로 그 것이다. 다른 물품들처럼 필름 캔을 해외배 송하면 될 일을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 공항검색대에 있는 X레이 때문이다. 필름 이 X레이에 노출되면 쓸모없게 된다는 것 쯤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필름운송 을 맡은 제작부가 직접 필름을 들고 운송하 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래서다. 물론 운송 전문 업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문제는 필름운송에도 관세와 부가세가 적 용된다는 것. 기준은 이렇다. 현상을 현지 에서 해오느냐, 국내에서 하느냐에 따라 과 세가 다르게 적용된다. 이유는 국내현상업체의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프로듀서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종량 세 혹은 종가세에 10% 부가가치세가 더해 진다. 그러니까 이중과세 되는 꼴”이라며 부담스러워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상하지 않은 필름은 관세가 많이 적용된 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됐으면 한다”는 게 김요환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포커스미팅 2부에서 주요쟁점 이 될 세금환급으로 인한 혜택과 인센티브 에 관한 이병원 프로듀서의 발표가 이어졌 다. 단순히 공간의 미학적인 면만 보고 로 케이션을 결정하는 시대는 갔다. 프로듀서 들은‘ 그곳에서 촬영했을 때 세금은 얼마나 환급해주는지’, ‘연관된 후반작업업체를 이용할 경우 몇 퍼센트의 혜택이 주어지는 지’ 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프로듀서 의 역할은 한정된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운 용하는 것”이라는 박광수 운영위원장은 “이것저것 따져보고 유리한 공간에서 촬영 하는 건 당연하다. 특히, 최근 한국영화의 제작비가 줄었을 때는 더욱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 각국의 로케이 션 유치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포 커스미팅 2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싱가폴의 지원제도가 눈에 띈다. 현지에서 지출한 제작비의 최대 50%까지 환급해 주는가 하면, 싱가폴에서 구매하지 않은 항공료까지 지원한다. 또, 영화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 을 보험회사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완성보증보험을 비롯해 현지 인력 고용 시 보조금 지급, 스탭에게 지급되는 용돈 등 혜택이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이를 통한 로 케이션 유치는“ 영화산업이 거의 없는” 싱 가폴의“ 자국의 영화산업을 성장시키기 위 한 유일한 전략”인 셈이다.

여기까지가 포커스미팅1부에서 나온 내용 이다. 이를 통해 해외공동제작에 있어 영화 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님 을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번 정책포럼을 통 해 부산영상위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의 필 름커미션들은 현재 해외공동제작시스템에 서 공통적인 문제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는 박광수 위원장은“ 이 문제들은 향후 아 시아 영화산업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반 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하 나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다. 해외송금, 세금환급, 관세 등의 통 관 절차는 필름커미션들이 개정을 원한다 고 해서 바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 이다. 아시아 영화산업의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첫 단추는 이렇게 꿰어졌다.

2부 아시아 로케이션 유치의 필요조건 : 인센티브

해외공동제작 프로젝트에서 로케이션을 결 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멋진 경치? 시나리오에 묘사된 풍 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장소? 아니 면 제작비 운용에 숨통을 확 틔게 할 만한 혜택? 최근 북미,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의 많은 나라 간의 로케이션 유치경쟁이 치열 해지면서 프로듀서들은 이들이 경쟁적으로내놓은 혜택과 인센티브에 주목하고 있다. “기획할 때부터 인센티브를 모두 고려해 예 산을 계획한다”(김성수 감독)고 말할 정도 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혜택과 인센티브가 현재 아시아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고, 문제는 없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에 관해 이야기한 적은 없다. 미국 국제영화제작 컨 설턴트의 빌 바울링, 일본의 모리오 아마기 씨네바자르 부위원장, 한국의 박광수 운영 위원장과 김성수 나비픽쳐스 공동대표 등 이 진행하고 각국의 영화산업관계자들이 참여한 포커스미팅 2부에서 논의한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를 낸 것은 현재 아시 아 각국의 필름커미션들이 다양한 인센티 브를 내놓고 있다는 것. 또 준비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는 것.“ 뉴질랜드의 경우 식 대, 숙박비, 물품구입, 운송료 등, 현지에서 지출한 비용은 촬영 후 세금환급이 가능”하 다는 임희철 프로듀서는“ 이와 같은 인센티 브가 많아질수록 아시아의 로케이션 유치 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을 비 롯해 태국, 요르단 역시 인센티브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예산은 적지만 2010년에 는 더 큰 인센티브 제도를 준비할 예정”이 라는 박광수 위원장은“ 인센티브 지원금 확 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정부차원에서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인센 티브제도 도입에 찬성했고, 요르단 왕립필 름커미션의 조지 데이비드 부국장은“ 아직 까지 직접적인 재정지원은 없지만 해외 촬영팀을 위한 세금 혜택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로케이션 유치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에 빌 바울링은 두 가지를 지적한다. 하나는 정부 의 관료적인 정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 센티브가 로케이션 결정에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는 것. 먼저 그는 아시아 정책 관계 자들에게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정책을 요 구했다. <007>시리즈를 촬영할 때 협조해 준 파나마 정부를 예로 들었다.“ 워킹비자 를 위해 4~5주 전에 미리 스탭들을 확정하 는 것은 쉽지 않다”는 그는 “<007>시리즈 준비할 때였다. 파나마 정부의 비자 담당관 들이 스탭들이 탄 비행기 안에서 비자 관련 서류를 처리했고, 파나마에 도착하자마자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정해진 절차 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 황에 맞게 움직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게 빌 바울링의 말이다.

로케이션 결정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 인 센티브의 경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 와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겪 고 있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세금 환급과 같은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기획재정부의 소관”이라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원천 식 소장은“ 문화관광부뿐만 아니라 여러 정 부 부처가 관련된 문제다 보니 정책변경이 다소 어렵다. 하지만 이 논의를 영진위에서 다시 시도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경우도 비슷했다.“ 인센티브 관련정책을 마련하려면 재무부, 내무부, 체육관 광부 등 여러 부서와 협력해야 하는데 10년 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모르겠다(웃음)” 는 베트남 영화산업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을 때 베트남 정부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된다”고 했다. 이는 빌 바울링이 말하는 ‘중립적 인센티 브’와 관련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 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할 거라고 기대를 안 한다”는 그는“ 마치 인센티브가 정부가 영 화사에게 돈을 주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이렇다. 해외영화 팀이 자국에서 촬영함으로써 발생한 이익 에 대한 세금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 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센티브는 영화사 가 정부로부터 일방적으로 받는 게 아니라 는 것이다. 김성수 감독 역시 이에 동의한 다.“ 프로듀서나 감독들에게 혜택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는 그는 “인센티브 제도는 영화정책자, 정부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해외 영화팀이 촬영함으로 써 자국 영화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광수 운영위원장은 아시아적 인센티브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 시아의 인센티브 경쟁이 올바른지 고민해 야 한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갈 것인 지, 아니면 또 다른 ‘아시아적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 것인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아시아적 인센티브란 무엇일까? “아시아 영화산네트워크를 형성해 아시아가 영화촬영하 기에 가장 편한 곳으로 함께 만들자는 게 목표”라는 그는“ 그러기위해서는 지금까지 논의한 제도를 하나로 규격화·통일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 다. 위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아시아 각국의 필름커미션과 정부들의 노력이 필 요하다. 아시아영화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그 토대를 부산이 마련 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시아영화 산업네트워크를 부산과 부산영상위원회가 아시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커스미팅은 의미가 있다. 아시아영 화산업의 성장을 위해 손을 맞잡은 아시아 영화인들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로케이션 촬영에 도움되는 아 시 아 각 국 의 정 보
매번 다른 나라의 제도와 시스템을 공부하는 건 어렵다”고 일본의 모리오 아마기 씨네바자르 부위원장은 말한다. 그만큼 현재 아시아 각국의 통관 관련 문제들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말이겠다. 하지만 시스템을 표준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각국의 통관 정보를 꿰고 있을 수밖에. 그래서 모아봤다. 제2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에서 나온 아시아 각국의 통관정보들을 말이다. 해당 국가에서 촬영을 준비하는 현장 프로듀서들에게 작은 팁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일 본
해외촬영팀을 위한 인센티브 정책은 아직 없 다. “세금 환급 등의 문제는 여러 관련 기관들 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쉽게 표준화하기 힘들다”는 모리오 아마기 씨네바자르 부위원장 은 “인센티브 정책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아직 까지는 없지만, 각 지역의 영상위원회들이 여 비, 숙박비 등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 했다. 일본에서 촬영할 경우 지역에 따라 로케 이션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보들의 재빠 른 제공이 바로 일본 필름커미션의 설립 이유 다. 최근 부산영상위원회를 모델로 한 필름커 미션을 통해 자국의 영화산업의 시스템을 재정 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캄보디아
시작이 반이다. 이 말만큼 캄보디아의 인센티 브 정책에 어울리는 설명은 없으리라. 자국영 화산업이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고, 영화제작 을 위한 시설이나 장비가 전무한 캄보디아는 로케이션 유치만큼은 적극적이다. 이는 로케 이션 유치를 통해 영화촬영을 위한 노하우를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말이다. 캄보디아 필름커미션이 출범한 것도 그래서다. 정보의 투명성, 기밀성 등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캄보 디아필름커미션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바로 신속한 ‘촬영 허가절차’다. 외국촬영팀의 촬영 장비들에 대한 수입관세를 부과하지 않는가 하면, 수출입관세 역시 면제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저렴한 인건비는 기본이고. 간편한 비자발급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공항에 서 바로 워킹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예다.

싱가포르
단연 최고다. 그만큼 싱가포르의 인센티브 정 책은 아시아에서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싱가포 르 현지에서 지출한 제작비의 최대 50%까지 되돌려주는 환급제도는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지원이다. 또 완성보증보험, 현지 인력채용 시 임금 지원, 그리고 스태프들을 위한 용돈은 물 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에서 구매하 지 않은 항공료까지 지원해준다고 하니, ‘이래 도 남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원받기가 미안하다. 장비통관 시 촬영장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출입구 시 신고된 장비 목록이 동일하면 세금환급을 해준다. 필름통관 역시 현상 여부 에 관계없이 세금이 면제다. 단 현지에서 필름 을 구입할 경우, GST(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세 금)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이쯤 되 면 아시아 인센티브 정책의 모델이라 불릴만 하다. (자세한 사항은 www.sfc.org.sg 참조할 것.)

네 팔
촬영허가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이 네팔의 강점 이다. 자연보호지역, 지자체 관리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을 정부 및 통신보호를 위한 간 단한 절차만 거치면 무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절차는 신청자의 국적, 주소지, 프로젝트명, 촬 영계획서, 예산서 등의 기본정보만 제출하면 된 다. 정보통신부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네팔 영상개발위원회에서 촬영장비, 제작관련물품 등에 관한 출입허가증을 내준다. 이에 대한 관세는 역시 면제다. 보다 간소화된 투자환경을 제공하 기 위해 네팔 정부는 해외투자장려법을 제정했 다. 법의 내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 분 소유가 100%까지 가능하고, 영어뿐만 아니 라 다른 외국어로 된 영화도 제작가능하다.

필리핀
필리핀에서는 관광비자로 눈치 볼 필요가 없 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촬영하는지와 같은 기본정보만 제출하면 거주하는 곳의 필리핀 영 사관에서 일주일 이내에 워킹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브리얀테 멘도사, 라브 디아즈, 라야 마틴 등 최근 재능 있는 감독들을 배출한 만큼 필리핀 영화산업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그 중심에는 지난 2002년에 발족된 필리핀 영 화발전기구가 있다. 이곳에서 현재 두 가지 인 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나는 장비렌탈 과 장비운송료에 관한 세금환급제도다. 또 다 른 하나는 필리핀 프로듀서와 공동제작 시 세 금면제 제도다. 그러니까 필리핀 공동제작자가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면 그 필리핀 공동제작자는 향후 4년간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는 필리핀 영화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제도 다. 필리핀영화인쿼터제라고 할까

베트남
이만큼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내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주는 것이 목표인 듯 베트남영화국은 자국에서 촬영하는 해외 촬영팀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간편 하고 신속한 워킹비자발급이 눈에 띈다. 베트 남 입국 시 공항에서 바로 워킹비자를 발급받 을 수 있다. 해당 국가에서 신청할 때도 2~3일밖에 안 걸린다. 가장 기본적이라 할 만한 촬영허가 역시 쉽게 받을 수 있다. “오픈마인 드를 가지고 시나리오를 심사한다”는 베트남영 화국은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민감한 정치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만 제외하면 대체로 보름 안 에 촬영허가를 내준다. 관대한 필름수출입 또 한 빼놓을 수 없다. 필름 현상유무에 상관없이수출입이 용이하고, 매일 오후 4~5시에 미현 상필름을 배편으로 바로 자국으로 보낼 수 있 다. 경험이 풍부한 기술 인력들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베트남영화국 해외협력부의 루뤼엔 은 “베트남 정부에 이밖에 다른 인센티브 제도 가 필요하다”고 말할 거라고 하니, 앞으로 더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