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할리우드 여름 극장가
올해 할리우드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여름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익을 거뒀다. 관객수는 작년 여름에 비해 2%가 늘어난 5억4천6백만명에 이르렀고, 국내 평균 영화 티켓 가격은 $8.06이었다. 이는 일반 관람 티켓보다 가격이 높은 3D 영화 티켓 가격을 감안한 것이다. 미국 내 여름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가 모두 속편이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인데, 40억 달러가 넘는 전체 박스오피스 수익 중 모두 각각 2억 달러 이상씩 수익을 낸 작품들이다. 2011년 여름에 개봉한 영화 중 27편이 속편이거나 리메이크였으며, 최다 수익을 거둔 20편의 영화 가운데 단 6편만이 책이나 영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순수창작물이었다. 작년 여름 극장가에서는 순수창작물인 <인셉션>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올해는 속편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 안타깝게도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나 <슈퍼 에이트>가 비교적 성공한 편이다. 반면 <토르: 천둥의 신>와 <개구쟁이 스머프>는 새로운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시작한 경우다. 전세계 시장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월드컵으로 침체되었던 작년 박스오피스 기록을 훨씬 뛰어 넘는 82억 달러 정도에 다다를 것으로 스튜디오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 한가지 신기록은 여름 극장가 속편 중 3편의 작품이 각각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드렸다는 것이다. 1위는 13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워너브라더스의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 2위는 11억 달러를 기록한 파라마운트의 <트랜스포머 3>, 그리고 3위는 10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디즈니의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이다.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 거의 모든 개봉 기록을 깬 영화는 바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이다. 전 세계 개봉 수익 및 미국 내 개봉 첫 3일 수익까지 전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예상보다 훨씬 더 선전한 작품 중에는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엑스맨: 퍼스트 클라스>, 그리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있다. 모두 시리즈물의 속편이거나 리메이크 작품이다. 특히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는 3D 개봉 없이 2D 상영만으로 국내에서 2억9백만 달러를 벌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참고로 <토르: 천둥의 신>는 3D를 포함해서 1억8천1백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또한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를 연출한 저스틴 린은 할리우드 역사상 아시안 감독으로서 가장 성공적인 국내 첫주말 개봉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 작품의 우수한 박스오피스 성적은 다양성에도 그 이유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등장 인물들이 여러 인종들로 다양하게 어우러져있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인종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았다는 얘기다. 9월 노동절 주말에는 <더 헬프>가 예상치 못한 박스오피스 쾌거를 거두면서 할리우드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또한 이로 인해 또 다시 영화 주제나 등장 인물들의 다양성에 대한 토론이 오가기도 했다.
 

올해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코미디도 성공적이었는데, 특히 유니버설의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 예상치 못했던 다크호스 성공작이다. 유니버설이 개봉 전부터 <행오버>의 여성 버전이라고 홍보했던 이 작품은 국내에서 1억5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 <섹스 앤 더 시티>를 누르고 역대 로맨틱 코미디 박스오피스 7위를 차지했다. 또다른 미성년자 관람 불가 코미디 속편인 <행오버 2>는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

2012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 작품상 지원작들
내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 작품상 지원작들이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다. 아카데미 규정에 따르면 국가별 한 작품씩 선정해서 출품해야 하며, 긴 선발 과정을 거쳐서 9편의 작품만 다음 심사 단계에 올라가게 된다. 그 후 2편의 위원회가 5편의 최종 작품상 후보를 선별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일본의 신도 카네토 감독의 <포스트 카드>다. 작년 10월에 개봉한 이 작품은 최전선에서 싸우는 한 군인이 자신은 살아서 고향으로 못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며 아내가 보내준 엽서의 답장 편지를 친구에게 맡기는 내용이다. 감독이 직접 자신의 세계 2차대전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이 작품은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해피, 해피
장르 코미디ㅣ노르웨이
출연 아그네스 키텔센, 헨릭 라
파엘슨, 조아킴 라파엘슨
 

몬테비디오, 갓 블레스 유!
장르 드라마ㅣ세르비아
출연 밀루틴 카라드직, 보진
세트코빅, 니콜라 드주
릭코
 

아덴버그
장르 드라마 | 그리스
출연 아리안느 라베드, 요르
고스 란티모스, 반젤리
스 모우리키스, 에반젤
리아 란도우
 

비욘드
장르 드라마 | 스웨덴
출연 누미 라파스, 올라 라파스
우티 마엔파, 빌레 비르타
넨, 테힐라 블라드
 
1912년에 태어나 1951년에 데뷔한 신도 카네토 감독은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 중 최고령으로 알려져 있다. 헝가리, 네델란드, 노르웨이와 세르비아도 출품작 선정을 마쳤다. 헝가리 지원작은 <토리노의 말>, 네델란드 지원작은 <서니 보이>, 노르웨이 지원작은 <해피, 해피>, 그리고 세르비아 지원작은 <몬테비디오, 갓 블레스 유!>다. <토리노의 말>은 올해 텔룰라이드와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영화 속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니체의 삶에 일어난 한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베스트 셀러가 원작인 <서니 보이>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4명의 아이를 둔 한 엄마가 수리남에서 온 자신보다 훨씬 더 젊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해피, 해피>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으로 9월에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됐다.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 이웃에 이사오게 되면서 집요하게 낙천적인 한 교사와 그녀의 남편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다룬 얘기다. 그리스는 <아텐버그>를 선보인다. 아티나 레이첼 챙가리 감독의 작품인데, 작년 그리스의 지원작이었던 <송곳니>의 감독 요그고스 란티모스가 제작을 맡고 그 작품을 제작했던 챙가리가 역할을 바꿔서 연출을 맡았다. <비욘드>는 스웨덴 지원작인데 북유럽에서 가장 큰 영화상인 노딕 카운슬상을 받은 후 대표작으로 선정되었다. <밀레니엄>의 배우 누미 라파스가 열연한 이 영화는 수잔 알라코스키의 동명 베스트셀러의 영화화한 작품으로 70년대 스웨덴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금까지 13편의 스웨덴 영화가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올랐었다. 최종 5편의 후보는 내년 1월에 발표될 예정이며, 제8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012년 2월 26일에 할리우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