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BIFCOM the beginning
DIGITAL EZ, 영화산업박람회
2000년, 부산영상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원년. 그해 촬영장비의 디지털화 바람은 부산영상위원회에도 거세게 불어 닥쳤는데, 산뜻, 깨끗한 비주얼리티에 대한 기대감과 의심은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 영화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디지털 영화 기자재 전시회 및 세미나 상영 행사를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앙동과 국도극장에서 개최하였고, 부산 어감이 묻어나도록 “디지털이제(DIGITAL EZ)"라는 행사명을 붙였다. 특히 ‘HD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 아래, HD로 촬영된 영상물 제작에 참여한 테크니션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에 참여한 소니의 24P 프로그래시브 HD카메라 개발담당자, <밀리언 달러 호텔>의 ‘U2 OST 뮤직비디오’를 HD로 촬영한 패던 파파미카엘 촬영감독, 임상수 감독, 푸룻챈 감독, 나카다 히데오 감독 등이 각종 시연과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였고, 국내외 영화인들, 특히 국내 촬영감독들로부터 당시로선 새로울 수밖에 없었던 HD 촬영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디지털이제 기간 중, <밀리언 달러 호텔>의 빔 벤더스 감독은 “디지털이 영화의 미래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말을 남겼는데, 1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영화계는 이제 누구도‘ 디지털’이란 단어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너무도 당연해 졌기에.
 

2001~2002 BIFCOM,
아시아최초의 로케이션촬영유치 박람회
2001년, 부산영상위원회는 전 세계 모든 필름커미션들의 가장 원초적 활동인 ‘촬영유치’ 비즈니스에 주목했다. 11월 11일 ~ 13일, 남포동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초의 로케이션 촬영유치 박람회인 BIFCOM에는 9개국 27개 팀이 참가하였다. 당시로선 촬영유치 마케팅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던 우리 영화계에 로케이션을 홍보한다는 의미 자체가 전달되지 않던 시절인지라, 상당히 파격적인 행사로서 각인되었다. 이미 할리우드 작품들의 왕성한 촬영유치에 성공한 멜버른필름커미션의 사례가 소개되었고, 합작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던 시기에 맞춰, <와호장룡>의 프로듀서 필립 리, <무사>의 장시아 프로듀서 등의 합작에 대한 소개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여기에 소위 선진국형 제작 시스템을 갖춘 할리우드 로케이션 매니저 부루스 로히드의 촬영시스템에 대한 세미나는 부산영상위원회 발족 이전까지 게릴라식으로 촬영하고 빠지는 식의 영화제작 환경에 익숙해 있던 국내 영화 인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장소를 대중지향적인 남포동에서 프로 페셔날 필름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해운대로 눈을 돌려, 당시 영화 프리 마켓이라 볼 수 있었던 PPP(부산프로모션플랜)와 인접한 리어트 호텔에서 개최하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15개국 41개 팀이 참가한 BIFCOM은 작품유치를 위한 후반작업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태국의 할리우드 작품 유치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전년도에 이어 더욱더 확산되고 있던 아시아 지역 내 합작 붐에 대한 사례와 정보, 그리고 우리 영화계 발전의 자극제가 될 만한 호주정부의 영화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제도를 소개하는 등 성장기로 접어들게 되었다.
 

2003~2010 BIFCOM,
부산국제필름커미션 영화산업박람회, 아시아를 표방하다!
2003년, 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산업을 떼어놓고선 촬영과 제작을 논할 수 없고, 필름커미션의 역할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곧바로 BIFCOM은 또 한 번의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촬영유치 로케이션 박람회+영화 산업 박람회를 통합한 부산국제필름커미션· 영화산업박람회를 개최하게 된다. 전년도 PPP를 염두하고 해운대로 개최지를 옮겨왔던 점도 어드밴티지로 작용하며 BIFCOM은 영화의 프리단계에서 포스트단계를 커버하는 ‘토털필름마켓’을 지향할 수 있게 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BIFCOM을 통해 예상치 못한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되는데, 매년 BIFCOM 참가를 위해 부산에 모였던 아시아 지역 내 필름커미션들이 상호 비전을 위한 협력 그리고 공동발전을 위해 이듬해인 2004년에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이하 AFCNet)’를 발족하고, 그 창립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다. 이후 매년 부산에서는 BIFCOM의 종료 직후 AFCNet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 영화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세미나와 기술시연들을 매년 BIFCOM을 통해 개최해오고 있다. AFCNet은 올 10월이 되면 17개국 46개 회원으로 그 규모가 확대 될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BIFCOM은 촬영에 따른 지출비용의 세금을 환급해 주는 인센티브의 해외사례,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주는 할리우드 작품의 자국 유치 방안, 해외작품 유치 에 따른 피해사례, 공동제작을 위한 보험가입 등 필름커미션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여 왔다. 또한 영화 <아바타>가 개봉되기 2년 전인 2007년에 이미, 3D 입체 기술개발 회사인 미국의 IN3사의 오퍼레이션 매니저를 초청하여 기술시연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영화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해 왔다.

BIFCOM 2011,
토털필름비즈니스의 완성
Together, we are better.
2011년 BIFCOM은 변화와 성장을 거쳐 진화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필름견본시인 ‘아시아필름마켓(AFM)’, 영화 프리 마켓인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구PPP)’, 그리고 부산영상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또 하나의 국제행사인 ‘아시안영상정책포럼’과 함께 파격을 넘어선 개혁적인 변화를 통해 토털 필름비즈니스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해운대의 심장부로 급부상한 센텀시티 내 BEXCO (부산전시컨벤션센터)의 제1전시홀 그리고 바로 인접한 컨벤션홀 1층에서 이 모든 행사를 동시에 개최하기 위해, BIFCOM은 기존의 기술 및 필름커미션 관련 세미나를 아시안영상정책포럼으로 집중시키고, 전시·홍보마케팅 기능 강화를 위해 필름견본시인 세일즈 마켓(AFM),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과 함께 제 1전시홀에 부스를 설치한다. 참가팀의 프로모션 이벤트를 위한 별도 공간을 제공하고, 아시아필름마켓 참가자들에게만 국한되었던 배지 인센티브 혜택을 BIFCOM 참가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BIFCOM이 탄생한지 11년 만에 드디어 기획-촬영-후반-세일즈 라는 영화 공정의 전단계가 한자리에 모여 장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아시안영상정책 포럼을 통해 정책과 세미나라는 아카데미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모형을 담아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진화의 첫 걸음일 뿐이다. 10년 뒤의 BIFCOM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 상을 보게 될 것이다. 마치 11년 전, 빔 벤더 스 감독의 디지털이 영화의 미래라는 깊은 확신 속에서도, 그 구체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