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로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제1회 유네스코부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과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는 세계 유수의 영화 창의도시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부산시민들에게 소개하고 부산의 아름다운 공간과 진솔한 삶의 모습 또한 다른 도시에 알리면서, 영화를 통해 도시와 도시를 잇고 그 속에서 세계 각 도시의 시민들과 영화인들을 만나게 하는 항구와 같은 역할을 해냈다.
 

부산을 바라보는 5개의 시선, 제1회 유네스코부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
 

4월 23일, 제1회 유네스코부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에 참여하는 해외감독들이 부산에 도착하였다. 글라스고(스코틀랜드)의 휴 와트(Hugh Watt), 골웨이(아일랜드)의 제임스 워드(James Ward), 후쿠오카(일본)의 요시마사 짐보(Yoshimasa Jimbo), 소피아(불가리아)의 야나 레카스카(Yana Lekarska). 네 명의 해외감독과 부산(한국)의 김대황, 오민욱 감독까지 총 여섯 명의 감독이 이번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에 공식 참가했다.

4월 24일, 센텀벤처타운 5층에서 진행되었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이 시작되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과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에 참가하는 해외 감독들과의 첫 만남이자, 동시에 각자가 생각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감독들은 스태프들과 회의를 가지며 촬영준비를 진행하였고, 5월 2일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더운 날씨 속에서도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각 작품별 8~10명의 부산 스태프, 배우들이 팀을 이뤄 프리프로덕션단계부터 함께 움직이며 작품에 대한 열기를 더했고,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완성도 있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제1회 유네스코부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은 다음과  같다.

<지금 여기Here and Now>
 

감독


프로듀서
 

감독 야나 레카스카(Yana Lekarska)
프로듀서 오민욱(Oh Minwook)

그녀는 책방주인이고 그는 영화감독이다. 삶과 연애. 모두 전환점에 놓여 있는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하게 마주친다. 함께 하는 시간들은 어느새 두려움, 의심 그리고 꿈을 되돌아보는 여정이 되어 간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새로운 곳을 향한 길일까 막다른 길일까.
 

<부산時 하루Mirror Image>

감독

감독 휴 와트(Hugh Watt)

도시 공간 속 사람들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클로즈업하여 움직임, 반복, 빛, 색 그리고 질감이 뒤섞이는 느낌을 나타내려고 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추상적인 그림과 같은 느낌과 형식으로 변형해 보이려는 시도이다. 는 인간의 영혼/정신과 공간적/건축적 요소 간의 연결성뿐만 아니라 공간/건축물이 어떻게 우리 자신/신체의 연장선으로써 이해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와일드Wild>
 

감독

감독 제임스 워드(James Ward)

지난 한 해 동안 미진이는 수능 준비를 위해 하고 싶은 일들은 모두 뒤로 미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계기를 통하여 그녀의 계획에 변화가 생기는데…. 부산의 ‘산’이 가지는 이미지와 의미를 통해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보여준다.

<미나의 그리운 시간 Here and Here>

감독 요시마사 짐보(Yoshimasa Jimbo)

임신 6개월인 미나(28세)는 아직 태동이라는 걸 느껴보지 못했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녀는 잡지에 기고할 글을 쓰기 위하여 부산에 사는 사람들의 첫 기억을 수집하러 나선다.

<잇다Connect>

감독

감독 김대황(Kim Daehwang)
 

분쟁을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 파키스탄에서 부산으로 오게 된 한 어린 소년이 있다. 엄격한 이슬람의 규율로 인해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소년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우연히 본 한국의 과자 봉지를 보고 그 빵빵한 봉지 안에 과자가 가득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과자를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지만 그 과자 봉지를 획득하기에는 쉽지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다니는 어린이집 친구가 빵빵한 과자 봉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소년은 고민 끝에 과자 봉지를 몰래 훔치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도시와 도시를 잇다!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
 

이번 사업의 슬로건은 ‘INTER-CITY(인터시티)’였다. ‘INTER-NATIONAL이 아닌 INTER-CITY를 통하여 도시 간의 교류를 바로 잇는다’라는 의미가 담긴 슬로건이다. 다양한 장르의 로컬영화와 각 도시의 개성이 드러나는 우수한 작품들을 통해 이번 영화제는 국가 간의 협력이 아닌 도시 간의 협력으로 지역 시민들과 영화인들이 함께하는 영화제가 되었다.

4개 섹션으로 이루어진 이번 영화제는 9개 도시(골웨이, 후쿠오카, 소피아, 산토스, 글라스고, 대만, 시드니, 로마, 부산)가 참가했고, 총 15개의 단편영화가 상영되었다. Inter-City 04섹션에는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을 통해 완성된 5개 작품이 상영되었다.

5월 13일 오후 1시, 영화의전당 소극장에는 ‘아시아 최초의 영화 창의도시, 부산의 여정과 전망’ 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최용석 집행위원장의 사회를 시작으로 주유신 교수(영산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차민철 교수(동의대학교 영화학과)의 발제, 최윤 운영위원장(부산영상위원회), 오민욱 감독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세미나에서는 부산이 2014년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로 선정된 과정과 이후 활동 방향, 앞으로의 발전 방법을 모색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영화 창의도시 부산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제의 폐막식에는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의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들로 객석이 가득 메워졌다. 최용석 집행위원장의 결과보고와 이병진 부산시 문화관광국장, 최윤 운영위원장의 격려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폐막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영화제작사업에 참여한 감독들이 직접 담아온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소개 영상과 함께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의 메이킹 영상 상영을 통해 본 사업의 의미와 취지를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이었다. 다섯 편의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소통의 장을 이어갔다.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 이렇게 부산독립영화협회의 첫 도전이 마무리되었으며,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으며 내년 행사를 기대하게 했다. 최용석 집행위원장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영화로 교류하는 장이 이어져서 젊은 영화인들이 부산에서도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제2회 유네스코부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과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가 개최될 2018년 5월, 더욱 성숙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분들과 만나길 기대한다.